[올랜도 톺아보기] 디즈니 셀리브레이션과 함께 '네이버후드 디자인'의 모델
▲ 볼드윈 파크가 '뉴 어바니즘의 시범' 이라는 제목이 올라있는 칼럼. ⓒ strongtown.org |
(올랜도=코리아위클리) 김명곤 기자 = 올랜도 다운타운에서 동쪽으로 3마일 거리에 위치한 볼드윈 파크는 미국에서 '네이버후드 디자인' 주거지가 이곳 저곳에서 생겨날 즈음에 조성된 동네이다.
네이버후드 디자인이란 미국의 1920년대 동네처럼 주민 친화성을 지향하는 것으로, 디즈니사가 1996년부터 자사 테마파크와 멀지 않은 곳에 구축한 '셀리브레이션'을 대표적으로 들 수 있다. 이곳은 주택과 상가, 사무실, 학교, 공원 등이 한 단지내에 있어 주민들의 생활이 일정 지역에서 이뤄진다.
현재 볼드윈 파크는 20여년 전에 심은 어린 가로수가 3천채의 주택이 안주한 동네 골목마다 그늘을 만들 정도로 성장하고, 그 사이로 주민들과 차량이 오가는 안정적인 동네로 확고히 자리잡았다. 이곳이 세계2차대전 즈음에 낙하산 부대와 폭탄 전문 잠수부들을 실은 비행기가 뜨고 내리던 해군 훈련 기지였다는 사실을 과연 떠올릴 수 있을까?
해군 기지는 왜 폐쇄했을까. 바다와 떨어져 있는 올랜도에 어떻게 해군 기지가 있었을까.
올랜도시 공식 웹사이트의 볼드윈파크 역사 정보에 따르면 이곳 해군 기지는 본래 육군 항공 기지였다. 군대가 처음 이곳에 온 것은 아돌프 히틀러가 유럽을 정복하고 있을 시기인 1940년. 군대는 올랜도 중앙 50번(코로니얼 드라이브) 선상에 있는 1천에이커가 넘는 부지에 자리잡았고, 이곳은 군인들이 정기 훈련을 받는 기지가 됐다. 이곳에서 훈련을 받은 군인들은 세계 제2차대전에 참여했으며, 전쟁이 끝난 후에도 계속 군 기지로 남아 센트럴 플로리다의 문화와 경제의 토대를 마련했다.
그러던 중 1965년 미 공군이 기지를 폐쇄하기로 결정하면서 지역이 술렁였으나, 당시 대통령이던 린든 존슨과 두터운 친분이 있던 지역 유지의 입김으로 미국의 3번째 해군 훈련 기지로 거듭났다.
모의 군함이 있던 이곳에서 65만 여명의 신병들은 혹독한 훈련을 받으면서 자유시간에는 올랜도를 돌며 휴식을 취했다. 1973년에 이르러서는 여성 신병들이 남성 병사와 나란히 훈련을 받으면서 기지 역사를 새로 썼고, 1992년에는 모병 전문 단체까지 지니게 됐다. 그러나 1년 후 연방 정부가 해군 기지를 폐쇄하기로 결정하면서 또다시 지역이 술렁였다.
지역 행정관들은 1965년과 같은 행운이 재차 찾아오지 않을 것이라 여기고 군 기지 활용 방안을 모색하기 시작했다. 시 정부는 상당기간 공청회 등을 열어 의견을 수렴하고, 1999년에 기지를 사들이기로 최종 결정했다. 동시에 시 정부는 '올랜도 해군 트레이닝 센터 파트너스(Orlando NTC Partners)'라는 혐업체에 부지 개발권을 넘겼다. 이 과정에서 해군에게 410만달러, 노숙자 구호 단체에 350만달러를 각각 분배했으며, 올랜도시는 3천여개 고급 주택들에 대한 주택세를 바라보게 됐다.
이후 개발업체가 지반을 고르기 위해 파괴한 건물은 무려 256채. 이밖에 25마일에 달하는 기존 도로, 200마일 길이의 지하 수도 및 전기 시설이 제거됐다.
개발업체는 네이버후드 디자인을 차용한 '어반 디자인'으로 마스터 플랜을 세워 보행자 친화적인 가로수길, 생동감 넘치는 메인 스트리트, 그리고 2백에이커 규모의 공원 등을 청사진에 담았다. 또 마스터 플랜은 당시 시 정부의 “단조로움 파괴(anti-monotony)”라는 건축 규정을 자연스럽게 그려냈다. 이 규정은 모양이 일률적인 주택(쿠키 커터 하우스)을 7채 이상 나란히 짓지 못하게 하는 방법 등으로 동네의 조화를 고려한 것이다.
이렇듯 동네의 청사진이 완성되자, 예비 홈오너들은 디즈니 셀리브레이션을 닮은 분위기에 아담한 집, 콘도, 고급저택 등이 고루 들어선 신동네에 열광할 수 밖에 없었다.
한편 동네 이름 중 '파크'는 올랜도의 오랜 동네인 윈터 파크, 칼리지 파크, 오두본 파크, 델레니 파크 등에 맞춘 것이며, '볼드윈'은 1968년 올랜도 해군 기지가 들어섰을 때 해군 차관을 지낸 로버트 H.B.에서 딴 것이다.
▲ 볼드윈 파크내 타운홈 전경. 집 현관을 나와 바로 산책 할 수 있는 보행자 친화적인 모습을 담고 있다. ⓒ strongtown.or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