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영어권 학생들 ACT로 전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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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월부터 실시되는 개정 대학입학자격시험(SAT)이 비영어권 학생들에게는 불리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자료사진>
 
(올랜도=코리아위클리) 최정희 기자 = 3월부터 실시되는 새로운 형태의 미국 대학입학자격시험(SAT)이 일부 학생들에게는 불리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개정 시험의 출제 방식이 이민자들과 저소득층 학생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며, 독해의 경우 이전보다 더 길고 어려운 지문(문장)이 포함됐으며, 수학 문제 역시 지문 비중이 높아졌다고 9일 보도했다.

가정에서 영어를 사용하지 않는 이민자 자녀들과 교육 환경이 떨어질 수 밖에 없는 저소득층 학생들이 고전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실제로 히스패닉 등 이민자들이 많은 학군에서는 학생들이 또다른 대입자격시험인 ACT로 전환하거나 교사들도 이를 권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개정 시험의 특징은 기존의 리딩(Reading), 수학, 쓰기 (문법과 에세이) 등 세 섹션이 영어(Evidence-Based Reading and Writing), 수학, 에세이로 개편됐다는 점이다. 또 기존 시험은 세 섹션이 각각 800점씩으로 만점이 2400점이었으나, 개정 SAT는 에세이를 선택 영역으로 분류해 영어, 수학 합산 1600점을 만점으로 한다.

또다른 중요한 변화중의 하나는 그 동안 오답에 대해 1/4점을 감점해오던 것을 새 시험은 정답에 대해서만 점수를 주게 된다는 것이다.

영어 시험에서는 어휘력 등을 측정하기 위한 단문형 문제들이 사라진다. 대신 지문이 길어질 뿐만 아니라 높은 수준의 단어들과 사고력을 요구한다. 단어 수는 3250개로 기존 시험 3300개와 큰 차이가 없다.

그러나 개정 시험은 문맥에서 단어를 이해하는 능력을 테스트한다. 그동안 학생들은 카드를 사용해 기계적으로 단어를 암기 왔으나, 앞으로는 독해를 바탕으로 문맥에서 사용되는 단어의 의미를 알아야 유리하다.

수학 역시 어휘력을 요구하는 비중은 기존과 비슷하게 30%지만 지문이 늘어나 읽기에 약한 비영어권 학생들에게 불리할 수 있다.

특히 수학 영역에서 주로 고득점을 받아 우수한 결과를 냈던 아시안 이민자 자녀들은 영어와 수학 모두에 지문이 늘어나 더욱 불리할 수 있다.

그러나 SAT 주관사인 칼리지보드 측은 자체 연구 결과 개정 시험이 아시안 학생들에게 불리하게 작용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또 읽기에서 지문이 길어졌다 해도 학생들이 좀 더 친숙하고 편안하게 느낄만한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한 입시 관계자는 읽기 비중이 높아져 평소 실력이 있는 학생이 더 좋은 결과를 낼 것이라 추정했다.

개정 시험 두고 논란 치열

한편 개정 SAT 실행을 앞두고 인터넷상에서 각종 의견이 분분한 가운데 개정 시험을 분석한 아네모나 하토콜리스 아티클(Anemona Hartocollis’s article) 사이트는 거의 1천명에 달하는 댓글로 뜨거운 논란이 이어졌다. 특히 캘리포니아 어바인의 Ed H. 라는 이름의 네티즌의 주장은 가장 많은 댓글을 받았다.

그는 영어 독해에 약한 학생들을 대학이 어떻게 받아들일 수 있는가 의문을 표하며 학생의 배경을 불문하고 대학에 입학하려면 그만한 독해 수준을 갖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이 네티즌은 수능시험이 가난하거나 비영어권 학생들에게 불공평하다고 주장하지 말고 그만한 실력을 갖추도록 더욱 노력해야 한다고 못박았다.

보스톤의 LindaP라는 네티즌은 대학에 갈 실력이 안되면 열심히 노력하고, 그래도 안된다면 공부 체질이 아닌 것으로 생각하고 다른 길을 찾으라고 충고했다. 그는 자신의 아들이 난독증을 가지고 있었으나 각고의 노력끝에 현재 의대에 다니고 있다고 전하며, 꼭 학식이 있어야만 잘 사는 것이 아니라는 인생적 교훈도 덧붙였다.

반면 사우스캐롤라이나의 에드 블룸이라는 교육가가 올린 글에는 댓글이 전무했다. 자신을 리딩 스페셜리스트라고 소개한 블룸은 시험 연습을 많이 할 수 없는 가난한 학생들이나 집에서 다른 언어를 사용하는 학생들을 불리하게 만들 것이라는 사실이 두렵다고 적었다.

버지니아의 R-son이라는 이름의 네티즌은 조만간 시험을 치뤄야 하는 아들이 있고 새 시험이 어려울 수 있지만 800불짜리 카플란 시험준비 코스를 택할 여유가 있기 때문에 사정이 여의치 못한 비슷한 수능 학생들에 비해 점수가 나을 것이라 자신했다. 그러면서 그는 “대학입학자격시험이 과연 공정하다고 생각하는가”라고 반문했다.

대입을 관장하는 대학 현장에서 일하며 시험 강화를 지지하는 의견도 있다. 뉴욕 주립대의 외국학생 입학처에서 일하는 빈스는 최근 미국 대학에 국제 학생들의 입학 신청이 늘어났고, 이들의 수능을 평가하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일례로 중국학생들을 들며 “수천명의 학생들이 홍콩으로 가서 컨벤션 센터 규모의 건물에서 시험을 치룬다”며 이들이 학원계를 지탱하고 있는 힘이라고 말했다. 즉 학생들이 학원에서 정답을 골라낼 수 있는 방법 까지 배워 외국 학생들의 점수가 계속 올라가고 있다는 것이다.

결국 칼리지 보드가 평소 실력을 보다 더 가늠할 수 있게 시험을 개정한 것은 이같은 외국 학생들의 점수 인플레이션을 견제하는 방안으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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