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네 자리 수를 넘나드는 NSW 주의 바이러스 감염자 발생 이유는 'Reff'라고 하는 효과적 재생산 지수’(effective reproduction number. 단일 감염자로부터 전염되어 발생하는 전염병 환자의 수)가 1.3 수준에 있기 때문이다. 주 정부는 백신접종률을 높여 Reff 수치를 감소시키고 봉쇄 규정을 완화한다는 방침이다. 사진은 록다운 상황에서 외출이 허용된 야외운동 시간을 즐기는 사람들. 사진 : 김지환 / The Korean Herald
빅토리아 주도 강하게 대처... 전염성 높은 '델타' 변이바이러스, 통제 어려워
광역시드니를 대상으로 봉쇄 조치를 시행한 지 10주째 접어들고 있다. 불과 한 달 전가지만 해도 시드니 시민들은 COVID-19 하루 감염자 수치가 세 자리 수치로 넘어가지 않기를 바라며 숨을 죽였다.
봉쇄 조치 9주가 지난 지금, NSW 주 정부는 1천 명이 넘는 1일 환자 발생 수를 놓고 힘겨운 싸움을 이어가고 있다. 올해 들어 NSW 주에서는 1만7천 건 이상의 감염자 발생이 기록됐다. 이 수치의 대부분은 가장 최근 발병된 것이다.
지난 6월 이후 현재까지 시드니 남서부 및 서부 일부 지역이 COVID-19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는 지역으로 남아 있지만 이 바이러스는 이미 각 주(State)과 국경을 넘어 빅토리아(Victoria), ACT alc 뉴질랜드까지 확산됐으며 각 지역마다 새로운 감염자 발생과 씨름하고 있다.
지난 6월 26일(토) 시작돼 9월 말까지로 세 번째 연장된 NSW 주의 록다운 상황과 이에 따른 제한 규정은 COVID-19 감염자 발생 수치가 증가하면서 더욱 엄격해지고 있다.
외출을 금하고 자택에 머물러야 한다는 명령 외에도 (필수 업무를 위해) 집을 나가는 경우 안면 마스크 착용이 필수이며, 우려 대상(감염 고위험) 지방정부 구역(LGA)의 경우에는 야외에서의 운동이 1시간으로 제한되고 또한 야간 통행금지(밤 9시부터 익일 오전 5시까지)가 실시됐다.
그렇다면 바이러스 확산을 차단하기 위해 시행한 봉쇄 조치가 두 달을 넘긴 시점에서도 감염자 발생이 계속되고 오히려 증가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 감염자 발생 곡선을 평평하게 만들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한 것일까.
▲ 모든 것은 ‘R’ 넘버에 달려 있다= 바이러스가 얼마나 빨리 확산되는지 또는 더디게 전파되는지를 결정하는 요소들을 제쳐두고, 감염 환자 수가 증가하는 이유를 이해하는 가장 간단한 방법은 ‘레프(Reff)’라고 하는, 흔히 알려진 ‘효과적 재생산 지수’(effective reproduction number. 단일 감염자로부터 전염되어 발생하는 전염병 환자의 수)를 살펴보는 것이다. 레프는 감염된 사람이 이를 사람에게 감염시키는 평균 수치를 말한다.
지난 달 마지막 주 NSW 주의 글래디스 베레지클리안(Gladys Berejiklian) 주 총리는 “NSW 주의 Reff는 1.3 수준에 있다”라고 밝힌 바 있다. 이는 COVID-19에 양성반응을 보인 10명 당 13명이 감염될 것으로 예상된다는 의미이다.
따라서 레프가 1 이상으로 유지되는 한 바이러스 감염은 계속된다. 더 많은 이들이 감염될수록 더 많은 이들에게 바이러스가 전파되고, 이런 상황이 계속되면서 하루 감염자 발생은 새로운 수치를 기록하며 지속된다.
바로 이것이, 레프가 비교적 안정적으로 유지되었음에도 불구하고 현재 NSW 주의 감염자 발생 수치가 계속 증가하는 이유이다.
광역시드니의 바이러스 감염자 수에 우려를 표하는 베레지클라인(Gladys Berejiklian. 사진). COVID-19 극복을 위한 연방정부의 4단계 전략에 맞춰 거주민 70%의 접종률이 필요함을 강조하고 있다. 사진 : ABC 방송 뉴스 화면 캡쳐
▲ ‘델타’ 변이는 바이러스와의 싸움을 어떻게 변화시키나= 방역을 주도하는 당국이 특정 지역을 대상으로 봉쇄 조치를 결정하는 배경에는 바이러스 확산을 차단하고 레프를 1 미만으로 만든다는 것에 있다.
그렇다면 NSW 주의 공고보건 조치는 왜 일찍 그런 결정을 하지 않았던 것일까.
디킨대학교(Deakin University) 전염병 학자인 캐서린 베넷(Catherine Bennett) 교수에 따르면 ‘델타’ 변이는 이전의 변이 바이러스에 비해 최소 2배 이상 전염성이 높아 통제가 더욱 어렵다.
그는 “중요한 것은, 이전에 NSW 주에서 뿐 아니라 호주 어디에서나 다루었던 것과는 다른 바이러스라는 것”이라며 “바이러스가 쉽게 전파될 뿐만 아니라 감염되기까지의 시간, 감염자가 다른 사람을 감염시키는 시간도 더욱 단축됐다”고 설명했다.
베넷 교수에 따르면 감염자는 다른 이들과의 접촉으로 48시간 이내에 감염시킬 수 있으며, 짧게는 30시간 내 전파시키는 것으로 여겨진다. 문제는, 감염된 이들 본인이 그런 사실을 알기 전 며칠 동안 무증상 상태를 보인다는 점이다.
따라서 본인이 COVID-19 양성임을 알았을 때 이미 다른 감염자를 만들어낸 상태가 된다. 이는 보건당국의 접촉자 추적을 어렵게 만든다.
▲ 봉쇄 조치를 너무 늦게 시행한 것인가= ‘델타’ 변이의 이 같은 특성 외에도 NSW 주의 높은 감염자 발생에 대해 “엄격한 제한 규정을 너무 늦게 결정한 때문”이라는 의견도 있다.
이는 멜번대학교 전염병 학자 토니 블레이클리(Tony Blakely) 교수의 지적으로, 그는 “봉쇄 조치를 취했다 하도 6주가 지나서야 엄격한 제한 규정을 적용했다는 사실은 지금 1일 확진자 수가 많은 이유에 대한 답”이라고 말했다.
블레이클리 교수는 이어 “멜번과 오클랜드(Auckland, NZ)에서 발생한 ‘델타’ 변이 발발은 두 도시 모두 COVID-19가 감지된 후 며칠 안에 실시한 서킷 브레이커(circuit breaker. 전염병 감염 확산을 차단하기 위해 시행하는 단기간의 봉쇄 조치)가 반드시 성공을 보장하지 않는다는 증거”라면서 “일부는 운이 따랐다”라고 진단했다.
디킨대학교 베넷 교수도 이와 같은 의견이다. “조직적으로 대응했을 지라도 ‘델타’ 변이가 항상 억제될 수있었던 것은 아니다”는 베넷 교수는 “특히 바이러스가 커뮤니티에서 순환하고 있고 감염 사례간 연고나성이 명확하지 않는 경우에는 더욱 그렇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는 ‘델타’ 변이 바이러스가 얼마나 통제하기 어려운지를 말해주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염병 전문가들은 ‘델타’ 변이의 빠른 전파력에 우려를 표하며 젊은이들에게도 치명적임을 경고한다. 사진은 시드니 올림픽 파크에 있는 NSW 백신접종 클리닉에서 접종을 예약하려는 대기자들. 사진 : The Korean Herald
많은 감염자 발생과 더디게 나온 제한 규정에도 불구하고 베넷 교수는 “NSW 주의 봉쇄 조치는 여전히 (바이러스 전파 차단에)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백신접종 목표에 도달할 때까지 중요한 시간을 벌고 있다”고 진단했다. “NSW 주 보건부와 시드니사이더들의 모든 노력이 Reff 수치를 1.3으로 유지하는 데 기여했다”는 것이다.
베넷 교수에 따르면 록다운 등 공공보건 조치가 없을 경우 ‘델타’ 변이의 재생산 수는 5에서 9로 추정된다. 시드이 지역에서는 대체로 1.2에서 1.4 사이로 유지됐다. 베넷 교수는 “이 변이 바이러스의 감염 능력을 보면 정말 놀랍다”고 말했다.
▲ 제한 규정을 강화하면 감염자 발생 수는 달라질까= 최근 몇 주 동안 시드니 남서부 및 서부 지역은 아주 엄격한 제한 규정을 적용했다. NSW 주의 COVID-19 검사팀 및 접촉자 추적팀이 감염자 수를 다라잡기 어렵다는 것을 알게 된 때문이었다.
블레이클리 교수는 “추가 조치의 도입은 ‘툴킷의 모든 도구’(every tool in the toolkit)를 사용하는 것”이라며 “그래서 안면 마스트 착용, 물리적 거리두기, 소매점 폐쇄 등을 시행하고 이런 모든 조치를 다 시행해보고 절망감이 들 때 통행금지와 같은 조치를 꺼내든다”고 말했다.
NSW 보건부 최고 의료책임자인 케리 찬트(Kerry Chant) 박사는 “바이러스로 인해) 사람들이 분명 너무 피곤하고 좌절감을 느끼고 있어 일부 개인적 행동이 악화되고 있음을 당국이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바이러스에 지친 이들이 제한 규정을 무시하고 마음대로 행동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시드니대학교 사회과학자 줄리 리스크(Julie Leask) 교수는 “이전 발병에 비해 사람들의 순응도가 떨어진다는 증거는 없으며 순웅도는 일관되고 상대적으로 높다”는 의견이다.
이어 그는 “델타 번이 바이러스는 규정을 준수하지 않거나 직장 또는 가정 등 필요에 이해 사람들이 모이는 장소를 용납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사람들이 공공보건 명령을 위반하고 대규모 모임에 참석하는 사례가 있었지만 (비록 제한적이기는 하나) 감염 데이터를 보면 대부분의 감염 확산 사례는 직장이나 가정에서 일어나고 있다”는 설명이다.
리스크 교수에 따르면 시드니 남서부 및 서부 지역의 경우 거주민들이 필수 서비스 분야에서 일할 가능성이 높고 재택근무자 비율은 적으며 단독주택에 비해 보다 밀집된 다세대 주거지에 사는 경향이 있다.
그녀는 “사회적, 경제적 상황이 공공보건 명령을 준수하는 개인의 능력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 인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하면서 “많은 가족이 한 공간에서 거주하고 있다면 감염된 이와 떨어져 지닐 수 있는 물리적 거리가 부족하다”고 설명했다.
ABC 방송 시사 프로그램 '7.30'에서 감염자 확산과 봉쇄 조치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디킨대학교(Deakin University) 전염병 학자 캐서린 베넷(atherine Bennett) 교수. 그녀는 '델타' 변이의 경우 이전 바이러스에 비해 2배 이상 전염력이 강하고 통제가 어렵다고 말했다. 사진 : ABC방송 화면 캡쳐
아울러 리스크 교수는 “소득 지원이 충분하지 않고 그들이 사용하는 모국어로 신뢰할 수 있는 보건 정보에 접근하기 어려운 것 또한 개개인의 보건명령 준수 능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덧붙였다.
▲ 현 상황을 타개하는 길은 백신접종에 있다= 베넷 교수는 봉쇄 조치와 접촉자 추적이 NSW 주에서 바이러스 전파를 억제하는 데 도움이 되고 있지만 백신접종 비율을 높이면 궁극적으로 감염을 줄이고 ‘델타’ 변이를 통제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감염자 발생 수가 감소하고 ‘0’는 아니더라도 일정 수준까지 낮추면 접촉 추적과 감염 검사로 대응할 수 있는 상황이 될 것”이라는 게 그녀의 설명이다.
중요한 것은, 광역시드니에서 가장 피해를 입은 감염자 핫스폿 지역의 백신접종 비율이 바르게 증가하고 있지만 보건 당국은 이달까지 접종의 이점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데 있다.
NSW 주 베레지클리안(Gladys Berejiklian) 주 총리는 NSW 거주민의 70%가 백신접종을 받을 경우 COVID-19 제한을 완화하기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스콧 모리슨(ㄴ채tt Morrison)연방 총리가 계획한 COVID-19 극복 국가 로드맵에서 언급한 것과 일치하는 것으로, NSW 정부는 오는 10월까지 이 수준(70%)에 이를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베넷 교수는 이 같은 전환, 즉 제한 규정 완화가 점진적일 것이며 다양한 공공보건 조치는 아마도 향후 수년 동안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COVID-19 백신이 NSW 주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증거는 이미 나와 있다. 이전에 비해 더 많은 사람들이 바이러스에 감염되었지만 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거나 사망하는 비율은 더 낮은 것이다.
하지만 관련 모델링 분석에 따르면 이런 수치가 현저하게 차이를 보이려면 전체 인구의 50~60%가 두 차례의 백신접종을 완료해야 한다.
김지환 기자 herald@koreanherald.com.au
- |
- 종합(감염확산 이유 1).jpg (File Size:75.4KB/Download:23)
- 종합(감염확산 이유 2).jpg (File Size:48.4KB/Download:18)
- 종합(감염확산 이유 3).jpg (File Size:199.7KB/Download:22)
- 종합(감염확산 이유 4).jpg (File Size:48.9KB/Download: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