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가격상승 이유 1).jpg

세계적 전염병 사태에서도 호주 주택가격이 지속적으로 상승을 이어간 것에 대해 경제 전문가들은 낮은 금리와 함께 양호한 가계 경제가 주요 요인이라고 풀이했다. 사진은 지난 달 경매에서 620만 달러에 낙찰된 발골라 헤이츠(Balgowlah Heights)의 해안가 주택. 이는 잠정가격에서 120만 달러가 더 높아진 것이다. 사진 : McGrath Manly

 

경제 전문가들, “주요 도시 봉쇄 불구하고 백신 가용성으로 시장 자신감 가져”

 

지난해 3월, 세계적 전염병 사태가 선포된 후 일시적으로 주춤했던 호주 부동산 시장이 올해 들어서는 지난 10년 사이 볼 수 없었던 강세를 이어갔다. 팬데믹(pandemic) 상황으로 인한 전반적인 경기침체 속에서 유독 주택가격이 크게 치솟은 이유는 무엇일까.

수년 전부터 이어진 기록적인 저금리, 주택 구입자들의 보다 수월해진 주택담보대출(mortgage)이 주택시장의 위축을 막는 데 도움이 되었지만 경제학자들은 백신이 나오면서 전염병 사태를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는 자신감 때문이라는 의견을 보인다.

이달 첫 날, 부동산 컨설팅 사인 ‘코어로직’(CoreLogic)이 집계해 내놓은 11월 시드니 주택가격은 지난 1년 동안 25.8%나 높아졌으며, 11월 한 달에만 0.9% 상승했다. 멜번(Melbourne)은 연간 16.3%가 올랐으며 11월 한 달 사이의 상승폭은 0.6%였다. 호주 전국적으로 보면 지난 12개월 사이 22.2%가 높아졌다. 매월 평균 1.3%가 상승한 것이다.

지난달의 둔화된 상승률은 ‘델타’(Delta) 변이 바이러스로 인한 봉쇄 조치 동안 이미 크게 치솟은 가격에다 시장에 공급되는 매물이 증가함으로써 예비 구매자들 입장에서 더 많은 선택이 가능해진 때문으로 풀이된다.

호주 메이저 은행 중 하나인 웨스트팩(Westpac Bank)의 매튜 하산(Matthew Hassan) 선임연구원은 “세계적 전염병이 선포되었을 때는, 이 질병이 어떻게 전개될지 예측하기 어려워 주택가격은 완만하게 하락하는 현상을 보였다”며 “델타 변이 바이러스를 계기로 구매자들이 자신감을 갖게 된 것은 백신 가용성이었다”고 분석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코로나 바이러스 발병에 대처할 수 있고, 백신이 나오면서 COVID-19의 위험에서 보호받을 수 있다는 더 큰 확신이 있었다”는 설명이다.

하산 연구원은 자사가 ‘Melbourne Institute’와 공동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내용을 언급하면서 “소비자 신뢰가 델타 변이 발병 후에도 여전히 긍정적 영역에 있었고 특히 백신을 맞았거나 투여 받을 의사가 있는 이들 사이에서 신뢰가 강했다”고 말했다.

그는 소비자들의 이 같은 반응에 대해 “팬데믹 사태 선포로 충격에 빠졌지만 곧이어 전염병 사태를 낙관적 내지 일시적 혼란으로 보았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풀이했다.

 

부동산(가격상승 이유 2).jpg

주택시장에 공급되는 매물이 늘어나면서 가격 상승은 둔화되는 조짐을 보인다. 전문가들은 올해(20% 이상 상승)와 달리 내년도 성장폭이 5%대에 머물 것으로 보고 있다. 사진은 멜번의 한 주택 경매 현장. Entourage Finance

   

이런 가운데, 팬데믹 사태에서 직장을 계속 유지한 대부분의 사람들은 지출이 줄어 더 많은 저축이 가능해졌고, 이를 주택구입이나 개조하는 데 기꺼이 소비했다는 게 하산 연구원의 설명이다.

ANZ 은행의 펠리시티 에메트(Felicity Emmett) 선임연구원은 “사상 최저의 낮은 기준금리가 주택시장을 주도한 주요 요인이지만 가계 대차대조표 또한 매우 양호한 상태”로 보았다. 에메트 연구원은 “저축률이 크게 증가했고 예금 액수도 늘었다”며 “제한된 지출 기회로 인해 각 가계 재정은 늘어났고, 이 자금으로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살피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녀는 이미 크게 치솟은 주택가격으로 인해 주택구입 능력 문제가 발생했으며 지난해까지 이어진 정부의 인센티브를 이용하고자 주택 구매를 앞당긴 탓에 첫 주택 구입자 활동은 감소했다고 분석했다.

투자은행 ‘AMP 캐피털’의 수석 경제학자 셰인 올리버(Shane Oliver) 박사는 “예비 구매자들은 팬데믹 사태 초기, 불안감으로 주택 구매 결정을 미루었던 경험을 갖고 있다”며 “하지만 올해에는 바이러스 사태로 인한 봉쇄 조치를 낯설어하지 않았고, 낮은 이자율과 정부 지원 등 긍정적 요소도 구매자들을 부추켰다”고 설명했다. “사람들은 전염병 사태의 끝이 있을 것이라 확신했다”는 것이다.

올리버 박사는 이어 “여기에다 주택 소유자들이 팬데믹 사태의 개선을 기다렸다가 매물로 내놓기에 주택시장에 나오는 매물은 적었고, 예비 구매자들은 기꺼이 높은 가격을 지불했다”고 덧붙였다.

또 지난달부터 다소 누그러진 시장 흐름에 대해 그는 “매물이 많아지고 구매자들의 선택 폭이 넓어져 경쟁이 줄었다”며 “주말 경매 낙찰 비율은 하락했고, 가격은 여전히 오르고 있지만 그 상승 속도는 느려졌다”고 말했다.

여기에다 호주 중앙은행이 팬데믹 시기에서의 경기부양을 완화함으로써 고정 모기지(mortgage) 금리는 높아졌고, 금융규제당국이 기준금리가 오르더라도 모기지를 통해 주택을 구입한 이들이 대출금을 상환할 수 있도록 대출 제공 최대 금액을 5%가량 줄인 것도 한 요인이라는 설명이다.

 

부동산(가격상승 이유 3).jpg

정부의 주택담보대출 규제 강화 움직임, 호주 경제 전반의 회복에 따라 주택시장도 지금까지와는 다른 양상을 보일 수도 있다. 사진은 낙찰이 결정된 시드니의 한 주택. 사진 : Real Estate

   

이어 올리버 박사는 “주택시장 둔화 조짐은 호주 경기가 좋아지고 있는 배경으로 나타나고 있다”면서 “봉쇄 조치 해제와 함께 이동 제한이 거의 없어지면서 신용카드 지출이 늘어나는 등 소매 매출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점을 배경으로 올리버 박사는 주택가격 상승세가 내년도 5%로 둔화된 후 2023년에는 5%~10가량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하산 연구원도 주택가격이 안정되기 전 가격 오름세의 둔화가 있을 것으로 전망하면서 “주택가격은 전반적인 경제 흐름에 따라 움직이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내년도 주택시장은 경기 확대, 특히 악화된 경제 여건에 대해 매우 다른 요소들로 반응할 것”이라고 예측하면서 “이제까지 주택시장은 금리 변동에 민감하고 팬데믹으로 인한 혼란에 덜 영향을 받았기에 앞서나갔다”고 진단했다.

 

김지환 기자 herald@koreanherald.com.au

 

  • |
  1. 부동산(가격상승 이유 1).jpg (File Size:97.7KB/Download:26)
  2. 부동산(가격상승 이유 2).jpg (File Size:128.3KB/Download:31)
  3. 부동산(가격상승 이유 3).jpg (File Size:109.3KB/Download:26)
facebook twitter google plus pinterest kakao story band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6201 호주 증가하는 사립학교 입학생... 공립학교 교육에 비해 나은 것이 있을까 file 호주한국신문 23.01.25.
6200 호주 NSW State election- “여성 후보 확보하지 못한 자유당, 승리 힘들 것...” file 호주한국신문 23.01.25.
6199 호주 “올해 호주인 해외여행자, 전염병 사태 이전 수준의 기록적 한 해 될 것...” file 호주한국신문 23.01.25.
6198 호주 1월 24일부터 광역시드니 유료 도로 통행료 보조금 환급 시작 file 호주한국신문 23.01.25.
6197 호주 World's busiest flight routes... 서울-제주 구간, ‘가장 많은 이용객’ 노선 file 호주한국신문 23.01.25.
6196 호주 NZ 자신다 아던 총리, ‘깜짝’ 사임 발표, 후임은 힙킨스 교육부 장관 file 호주한국신문 23.01.25.
6195 호주 전국 주택임대료 10.2% 상승... 최상위-하위 교외지역은 어디? file 호주한국신문 23.01.25.
6194 호주 NSW 주, “파트너 폭력 이력 확인 가능한 ‘Right To Know’ 시행하겠다” file 호주한국신문 23.01.25.
6193 호주 백신자문 패널 ATAGI, 겨울 시즌 앞두고 다섯 번째 추가접종 고려 file 호주한국신문 23.01.25.
6192 호주 지난해 12월 일자리 수 크게 사라져... 실업률 3.5%로 소폭 상승 file 호주한국신문 23.01.25.
6191 호주 간헐적 음주, 술을 전혀 마시지 않는 것에 비해 우울증 위험 낮다 file 호주한국신문 23.01.25.
6190 호주 가중되는 생활비 압박, 호주 중산층의 자선단체 지원 요청도 늘어나 file 호주한국신문 23.01.25.
6189 호주 2023년 1월 1일부터 적용된 새로운 규정, 어떤 것이 있나... file 호주한국신문 23.01.19.
6188 호주 COVID가 가져온 가정-직장생활의 변화, “Pandora’s box has been opened” file 호주한국신문 23.01.19.
6187 호주 부자 부모에게서 태어난 ‘금수저들’, 향후에도 부 누릴 가능성 높다 file 호주한국신문 23.01.19.
6186 호주 전 세계 ‘파워풀 여권’은... 호주, 무비자 방문 가능 국가 185개 국 file 호주한국신문 23.01.19.
6185 호주 2023년 호주 부동산 전망... 투자용 주택 구입에 좋은 시기일까? file 호주한국신문 23.01.19.
6184 호주 높은 인플레이션-생활비 부담 가중 속, 호주 최상위층 부는 더욱 늘어나 file 호주한국신문 23.01.19.
6183 호주 지난해 11월의 카타르 월드컵 열기, 올해 7월 호주-뉴질랜드서 이어진다 file 호주한국신문 23.01.19.
6182 호주 “주 전역의 포커머신 수 줄이고 1회 도박 액수도 500달러로 제한할 것...” file 호주한국신문 23.01.19.
6181 호주 2022년도 최저가-최고가 중간 주택가격을 기록한 스트리트는 어디? file 호주한국신문 23.01.19.
6180 호주 “페로테트 주 총리의 나치 복장 험담, 끔찍한 겁쟁이들이 하는 것” file 호주한국신문 23.01.19.
6179 호주 NSW 주의 첫 주택구입자 ‘토지세 제도’, 이달 16일부터 시행 file 호주한국신문 23.01.19.
6178 호주 호주 국민 68%, 지난해 홍수 등 ‘자연재해’로 선포된 지역에 거주 file 호주한국신문 23.01.19.
6177 호주 2022년도 호주 부동산 시장... 주택가격 하락폭 가장 높았던 지역은 file 호주한국신문 23.01.19.
6176 호주 호주 크리켓 레전드 셰인 완, 2022년도 검색 엔진 ‘Google’의 최다 주제 file 호주한국신문 22.12.15.
6175 호주 시드니 시티, 엔터테인먼트 구역 ‘안전’ 보장하는 ‘퍼플 플래그’ 시험 file 호주한국신문 22.12.15.
6174 호주 COVID-19 PCR 테스트, 2023년부터 의료진 의뢰 있어야 가능 file 호주한국신문 22.12.15.
6173 호주 호주 남동부 지역에 집중됐던 수차례의 홍수와 태풍, 이제 끝날까... file 호주한국신문 22.12.15.
6172 호주 “NSW 주 학부모들, ‘Back to School’ 바우처 신청하세요” file 호주한국신문 22.12.15.
6171 호주 Best place to watch New Year's Eve Fireworks Sydney file 호주한국신문 22.12.15.
6170 호주 부동산 매매 소요기간 분석... 호주 전역의 주택 구입자 인기 지역은? file 호주한국신문 22.12.15.
6169 호주 차세대 COVID-19 백신, ‘코로나바이러스 대유행’ 끝낼 수 있을까... file 호주한국신문 22.12.15.
6168 호주 NSW 주 정부, 임차인 대상의 ‘임대료 입찰 행위’에 ‘불법화’ 조치키로 file 호주한국신문 22.12.15.
6167 호주 높은 인플레이션, 모기지 차용인-저소득층-고령자 가정에 가장 큰 타격 file 호주한국신문 22.12.15.
6166 호주 NSW 주 여성안전부, ‘성-가정폭력’ 근절 위한 5개년 계획안 마련 file 호주한국신문 22.12.15.
6165 호주 호주 가계지출 1.1%로 ‘아직은’ 견고하지만... 9월 분기 GDP 성장 ‘미약’ file 호주한국신문 22.12.15.
6164 호주 술고래들, “취할수록 본인 스스로 얼마나 취했는지 깨닫지 못한다...” file 호주한국신문 22.12.15.
6163 호주 ‘Broken heart’... 심장마비 의심 환자 10명 중 약 1명은 ‘타코츠보 증후군’ file 호주한국신문 22.12.15.
6162 호주 중-저가 부동산 비해 상위 가격대 주택들, 주택시장 침체에 더 크게 반응 file 호주한국신문 22.12.15.
6161 호주 호주 근로자들 지갑, 더 두둑해질까... 노동당 정부의 새 노사관계법, 하원 가결 file 호주한국신문 22.12.08.
6160 호주 영어 외 언어로 된 구인광고 절반 이상의 제시 급여, 최저임금에 못 미쳐 file 호주한국신문 22.12.08.
6159 호주 주택시장 침체 1년... 내년에는 가격 오를까? “답은 이자율에 달려 있다” file 호주한국신문 22.12.08.
6158 호주 NSW 주 정부 ‘농업관광’ 관련 규제 완화... 농장주들, 추가 수입 가능해졌지만... file 호주한국신문 22.12.08.
6157 호주 시드니, 전 세계 172개 도시 중 ‘생활비 가장 높은 도시’ 열 번째에 file 호주한국신문 22.12.08.
6156 호주 호주 중앙은행, 8개월 연속 기준금리 인상... 현금 이자율 3.1%로 file 호주한국신문 22.12.08.
6155 호주 구인광고에 제시된 급여, 아직 견고하지만... 생활비 상승에는 여전히 뒤져 file 호주한국신문 22.12.08.
6154 호주 NSW 주 반려견들, “보다 공격적”... 무책임한 사육자-COVID 상황서 기인 file 호주한국신문 22.12.08.
6153 호주 CB 카운슬의 새 도시계획, ‘Australian Urban Design Awards’ 수상 file 호주한국신문 22.12.08.
6152 호주 본다이에서 바이런으로... 광역시드니 부유 교외지역 인구, 점차 감소 file 호주한국신문 22.12.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