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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소비자들의 생활비 부담이 가증되는 가운데 이들이 손쉽게 이용할 수 있는 ‘Buy Now, Pay Later’(BNPL) 서비스가 이들을 더욱 큰 부채의 소용돌이에 빠지게 할 수도 있음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사진은 BNPL 서비스 선두주자로 꼽히는 ‘After Pay’. 사진 : After Pay

 

호주 최대 소비자 옹호그룹 ‘초이스’, ‘무리한 이용으로 더 큰 위험’ 초래 우려

 

호주인들의 생활비 부담이 커지고 있다. 높은 주거비, 자연재해로 인한 식료품 가격의 급격한 상승, 국제 상황에 따른 유가 인상 등으로 통장 잔고가 줄어들면서 각 가정마다 식품 구입이나 임대료 등 기본적 생활비를 충당하고자 ‘선구입 후지불’이라 하는 ‘Buy Now, Pay Later’(BNPL)에 의존하는 이들이 증가하고 있다는 우려이다.

호주 최대 소비자 권리 단체 ‘초이스’(Choice)의 패트릭 베이렛(Patrick Veyret) 선임 정책고문은 “수많은 가구가 곤경에 빠진 지금, 이들은 신용카드로 대출을 상환하고 식사를 거르는가 하면 필수품이나 공과금 청구를 제때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초이스‘ 데이터에 따르면 5명 중 1명은 지난 1년 사이 식료품 구입 또는 임대료 납부 등 가계 생활비를 위해 BNPL 서비스를 이용한 적이 있다.

노던 퀸즐랜드(northeastern Queensland)의 해안도시 타운스빌(Townsville)에 있는 정육점 ‘Angliss Meats’는 최근 이 같은 소액대출제도를 도입했다. 그리고 이것이 알려지면서 순식간에 50명 이상이 이 제안을 받아들였다. 이곳에서 먼저 육류를 가져가고 그 대금은 나중에 지불하는 방식인 것이다.

이 정육점의 라이언 제임스씨는 “이후에도 소비자들이 꾸준히 이 서비스를 신청하고 있다”며 “이들에게 보다 쉽게 식료품을 마련할 수 있도록 하려는 의도였다”고 말했다.

‘Angliss Meats’는 이 서비스를 이용하는 경우 최소 지출액을 100달러로 정했다. 올해 여름 시즌의 극심한 홍수로 식료품 및 육류 전반에서 가격이 치솟자 정육점 운영자인 제임스씨는 이용 고객에 편의를 제공하고 또 판매 전략 차원에서 이를 시행한 것이다.

 

BNPL 남용으로 부담감 가증

 

현재 BNPL 서비스는 규제가 거의 없으며, 서비스 제공업체는 이용자가 대출 상환 능력이 있는지 확인할 법적 의무가 없다.

‘초이스’의 베이렛 고문은 “부채 부담을 가진 이들을 지원하는 우리(‘초이스’)의 재정상담사들로부터 ‘어떤 이들은 10개 이상의 BNPL 서비스로 대출을 받은 상태’라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한 사람이 2주에 한 번씩(BNPL 서비스는 보통 2에 한 차례씩 분할 납부하도록 되어있다), 10개가 넘는 이용 서비스의 대출금을 갚아야 하는 부담을 안긴 것은 대출기관이 이용자의 적절한 신용 또는 상환 능력을 확인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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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래에는 BNPL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들이 속속 생겨나고 있으며 기존 업체들은 대형 생필품 소매업 체인과 계약을 확대해 소비자들의 BNPL 이용을 유도하고 있다. 사진 : Fu Pay

  

급한 사정으로 서비스를 이용했지만 이를 제때 상환할 형편이 못 되는 서비스 이용자는 더욱 큰 부담을 안게 된다. 베이렛 고문은 “대부분의 서비스 제공업체는 제 날짜에 분담금을 상환하지 못하는 고객에게 연체료를 부과한다”면서 “우리가 확인한 바로는, BNPL의 연체료는 신용카드보다 훨씬 높다”고 덧붙였다.

호주에는 ‘After Pay’ 등 최대 15개의 BNPL 제공 회사가 있으며, 이들 업체마다 고유의 이용 약관이 있다.

베이렛 고문에 따르면 이 비즈니스가 ‘골든 차일드’(golden child. 황금을 낳는 거위라는 의미)로 알려지면서 새로운 BNPL 서비스 업체가 속속 생겨나고 있다. 이용자들은 보통 급여일(호주는 주급으로 임금을 지급하지만 2주에 한 번씩 지급하는 회사들도 많다)에 맞춰 서비스 이용액을 상환하려 하기에 서비스 제공업체로서는 위험을 줄일 수 있다.

 

주택 임대료 지불도 BNPL로

 

현재 BNPL 업체는 주택 임대료와 같이 정기적으로 지불해야 하는 부문에도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와 관련, ‘퀸즐랜드 부동산 연구소’(Real Estate Institute of Queensland. REIQ)의 안토니아 메르코렐라(Antonia Mercorella) 최고경영자는 “임대료가 상승하면서 나타난 우려스런 추세”라면서 “임대료를 부담하기 위해 BNPL 서비스에 의존하는 비율이 많지 않지만 상황이 더 악화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서비스가 일부 사람들에게는 (차후의 더 큰 어려움을 생각하지 못한 채) 당장의 고민을 해결하는 데 있어 매력적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메르코렐라 CEO는 “특히 우려되는 것은, 이 서비스가 필수품을 지불하는 데 사용되는 방식”이라고 지적했다.

 

원활한 현금 흐름에 도움된다?

 

최근 BNPL 서비스 회사인 ‘FuPay’는 호주 대형 슈퍼마켓 체인인 ‘IGA’, ‘Foodworks’ 및 페트롤 제공업체인 ‘United Petroleum’ 등의 대형 소매업체와 빵, 우유, 자동차 연료 등의 필수품에 대해 최대 500달러의 단기 분할 대출을 제공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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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NPL 회사들이 주택 임대료 납부에도 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가운데 ‘퀸즐랜드 부동산 연구소’(REIQ)의 안토니아 메르코렐라(Antonia Mercorella. 사진) 최고경영자는 "이 서비스를 통한 임대료 납부가 상황을 더욱 어렵게 만들 수 있다"고 우려했다. 사진 : Real Estate Institute of Queensland

   

‘FuPay’의 영업 책임자 벳시 웨스트콧(Betsy Westcott)씨는 “우리는 실제로 고객의 재정 상태를 명확하게 이해하며 고객의 은행 데이터를 통해 단기 대출을 이용할 수 있는지, 우리의 서비스를 이용하면서 어떤 피해를 줄 수 있는지를 알 수 있다”고 말했다.

그녀는 서비스 이용자들에게 있어 생활비 충당을 위한 단기 대출은 새로운 것은 아니라면서 “사람들은 수십 년 동안 크레딧카드를 통해 일상 상품과 서비스를 지불하고자 개인의 신용을 이용해 왔다”고 덧붙였다.

이어 “오늘날 달라진 것은, 젊은 세대가 신용카드를 사용하지 않는다는 점”이라고 말한 웨스트콧씨는 “신용에 대한 접근은 일상적 현금 흐름의 ‘ebbs and flows’(조수처럼 밀려왔다 밀려가기를 반복하는 현상으로, 자금을 빌리고 갚기를 반복함을 의미)을 원활하게 하는 데 있어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또한 “BNPL 서비스는 장기적으로 돈을 절약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며 “가령 특별 할인이나 대규모 할인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하지만 소규모 자금이라 해도 여러 개의 BNPL 서비스를 무리하게 이용하는 것은 일종의 ‘카드 돌려막기’처럼 소비자에게 더욱 큰 부담을 줄 위험이 다분하다는 지적이다.

 

김지환 기자 herald@koreanherald.com.a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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