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억 2500만 달러 투입... 부딛친 행성, 실제 괘도 이동 지켜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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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6일 오후 나사의 ‘다트(DART)’ 우주선이 목표 소행성인 ‘다이모르포스’와 정확히 충돌하는 지구방어 실험이 인류 최초로 성공했다. <사진: NASA 웹사이트>
 
(서울=코리아위클리) 박윤숙-김명곤 기자 = 지구에서 1천 100만km가량 떨어진 심우주에서 우주선이 소행성을 충돌하는 지구방어 실험이 인류 최초로 성공했다.

26일 오후 나사의 ‘다트(DART)’ 우주선이 목표 소행성인 ‘다이모르포스’와 정확히 충돌했다. 나사는 해당 실험을 유튜브 채널을 통해 생중계했다.

나사가 실시한 이번 충돌 실험은 소행성에 충격을 가해 소행성의 궤도를 변경하는 것이었다. 우주선이 소행성에 충돌하면 충돌 분화구가 만들어지면서 암석 물질이 흩어지게 되는데 이 물질을 밀어내는 데 필요한 힘을 소행성을 반대 방향으로 밀어내는 힘으로 작용한다는 것이 나사의 설명이다.

이번 실험은 앞으로 지구를 향해 다가오는 소행성도 비슷한 방식으로 궤도를 바꿔 충돌 위험성을 낮출 수 있는지를 알아본 것이다. 워낙 멀리 떨어진 곳에서 일어난 일이어서 소행성의 궤도가 실제로 변경됐는지 파악하려면 몇 주가 더 걸릴 예정이다. 만약 나사가 공식적으로 성공을 확인한다면, 우주 과학 역사에 새로운 획을 긋는 일로 기록될 수 있다.

더 대단한 건 전 세계가 이 실험 장면을 지켜봤다는 것이다. 다트 우주선은 시속 2만2천500km의 속도로 달려 지름 160m의 소행성 ‘다이모르포스’와 충돌했다. 우주선 카메라에 잡힌 영상은 점점 커지는 소행성을 비추다가 충돌 직후에는 화면이 중단되고 우주선의 무선 신호는 멈췄다. 그러자 상황실에 있던 나사 직원들은 충돌 성공을 확신하고 손뼉을 치며 환호했다. 공상과학 영화에서나 볼 수 있던 일이 실제로 벌어진 것이다.

우주에 있는 소행성이나 다른 자연 물체의 위치를 바꾸는 시도는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었다. 나사는 이 실험을 위해 총 3억2500만 달러를 투입했다. 나사의 벨 넬슨 국장은 실험에 앞서 "이건 영화 줄거리가 아니다"라며 "‘아마겟돈’과 같은 할리우드 영화에서 이런 장면을 봤지만, 실제는 위험성이 훨씬 높다"라고 밝혔다.

나사의 로리 글레이즈 행성과학부장은 기자들에게 "우리는 인류의 새로운 시대에 접어들었다”라며 "위험한 소행성의 충돌과 같은 상황에서 우리를 스스로 보호할 수 있는 능력을 잠재적으로 갖추게 된 시대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우주선과의 충돌로 소행성이 실제로 어느 정도나 궤도를 이동했는지도 지켜봐야 한다. 과학자들은 다트 우주선이 소행성을 산산조각 내지는 못할 것이라고 말한다. 소행성의 무게가 50억 kg에 비해 우주선 무게는 570kg가 채 되지 않기 때문이다. 또 우주선과의 충돌로 궤도를 도는 속도가 약 1% 줄어드는 데 불과하더라도 이는 엄청난 변화가 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진이번 실험을 통해 앞으로 우주 과학 역사에 더 많은 발전을 기대해 볼 수 있게 됐다.

나사의 캐서린 캘빈 선임 기후 고문은 6만6천 년 전 공룡의 멸종은 화산폭발과 소행성 충돌에 의해 일어난 것으로 추측된다는 점을 언급하며, "우주선 다트는 미래의 잠재적 위험을 예측하고 그로부터 지구를 보호하는 방법에 대한 중요한 진전”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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