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샵이나 카운터 서비스 식당 팁 요청에 갑론을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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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즈니스 전문 웹사이트인 <비즈니스 인사이더> 화면 갈무리. 일부 스타벅스 직원들은 팁 요청이 고객들의 화를 불러일으킬 것이라며 우려를 표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올랜도=코리아위클리) 김명곤 기자 = 미국에서 디지털 결제 방식에 따른 자동적인 팁 요청이 상용화되는 가운데 이에 대한 시각이 엇갈리고 있다.

<에이피통신>은 지난 28일자에서 미국 사업체들이 규모에 관계없이 디지털 결제 방식을 널리 사용함으로써 미국의 오랜 관행인 팁 문화에 소요가 일고 있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소비자들은 디지털 기기에 자동으로 뜨는 팁 요청으로 인해 이전에는 팁을 주지 않던 곳에서조차 구매액의 최대 30%까지 계산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하고 있다.

디지털 결제 방식은 수 년 전부터 활용되어 왔지만 코로나 펜데믹이 더 많은 팁을 주는 추세를 가속화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코넬 대학의 소비자 행태 전문 교수인 마이클 린은 소비자들이 코로나19로 큰 타격을 입은 식당과 다른 사업체들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 초기에 팁에 대해 더 관대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같은 일시적 팁 관행이 점차 시스탬화되는 것에 소비자들이 꺼려 하는 모양새다.

일부 소비자들은 드라이브 스루 서비스에서 팁을 요청받는 것에 대해 불평하는 소셜 미디어에 글을 올리고 있다. 또 다른 이들은 동네 빵집에서 머핀과 커피 한 잔에 팁을 남겨달라는 요청을 받는 것에 지쳤다고 말한다. 특히 소비자들은 근래 인플레이션으로 물가가 급등한 가운데 나온 팁 요청은 어느때보다 더 부담스럽다는 의견을 비친다.

에티켓 전문가인 토마스 팔리는 "팁을 요청하는 카드 결제기의 스크린들을 갑작스레 어디서든 접하고 있으며, 온라인 주문에서도 나타나고 있다"라며 이같은 유행을 '침략적'이라고 표현했다.

이전에도 테이크아웃이나 커피점 계산대에는 고객이 잔돈이나 거스름돈을 넣고 갈 수 있는 팁 용기가 따로 있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팁 병과는 달리 디지털 팁 요청은 소비자에게 압박을 유발할 수 있다고 말한다. 주변 사람이나 심지어 직원이 화면을 힐끗 볼 수 있는 상황에서 팁을 무시하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필라델피아의 한 식당 안에 있는 카페에서 커피 바리스타로 일하는 딜런 쉔커는 시급 15불을 받고 있다. 쉔커는 팁으로 월 400달러를 얻는 것이 학업과 일을 병행하는 자신에게 큰 도움이 된다며, "비싼 커피를 시켜 먹으면서 팁을 불평하는 고객은 마음에 들지 않는다"라고 전했다.

전통적으로 미국 소비자들은 식당에서 팁을 후하게 주는 것에 자부심을 가져왔다. 식당 역시 고객의 팁을 염두에 넣고 직원들에게 최저 임금보다 낮은 임금을 지급하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22년 3분기 풀 서비스 음식점 팁 25% 증가

그러나 요즘 팁 환경은 전통적인 것과는 사뭇 다르다. 많은 소비자들은 팁을 예상하지 못했던 커피숍과 카운터 서비스 식당에서 등장하는 자동적인 팁 요청에 때로 당황해 한다. 팁 요청은 전혀 예상치 않은 곳에서 발생하기도 한다. 펜실베이니아의 전력회사 직원인 클라리사 무어(35)는 모지지 은행이 대출을 해 주면서 팁을 요구했다고 말했다. 때로 커피숍이나 패스트푸드점에서 팁을 남긴다는 무어는 팁을 주고 싶지 않거나, 팁을 줄 여유가 없는데도 압박에 떠밀려 팁을 주게 되면 기분이 상한다고 전했다.

작가 리지 포스트와 대니얼 포스트 세닝은 <에밀리 포스트의 에티켓>이라는 책에서 소비자들에게 우버와 리프트와 같은 승차 공유, 그리고 술을 포함한 음식과 음료에는 팁을 줄 것을 조언한다. 그러나 카페나 음식 테이크아웃 서비스에서 팁을 얼마나 줄 것인지 정하는 것은 소비자의 몫이며, 적은 팁을 주는 것에 창피할 필요가 없고, 팁을 주지 않았다고 해서 스스로 언짢을 필요가 없다고 지적한다.

디지털 결제 수단을 운영하는 최대 기업 중 하나인 스퀘어(Square) 자료 기준으로, 2022년 3분기 풀서비스 음식점 팁은 전년 동기 대비 25.3% 증가했다. 또 퀵서비스나 카운터서비스 음식점 팁은 16.7% 증가, 2019년 이래 지속적인 성장을 보여줬다.

일부 기업들은 인력 유치를 위해 채용 공고에 팁을 언급하기도 한다. 지난 12월에 스타벅스는 자사 매장에서 신용카드와 직불카드 거래에 대한 새로운 팁 옵션을 출시했는데, 이는 회사의 시간제 근로자 단체가 요구한 것이었다. 이후 신용카드와 직불카드 거래의 거의 절반이 팁을 포함했고, 바리스타는 매장과 스타벅스 앱을 통해 받은 팁을 일한 시간에 따라 분배받고 있다.

팁을 연구하는 머레이 주립대학의 카라바스 교수는 특히 과거에 서비스 산업에서 일한 적이 있는 고객들은 퀵서비스 업체의 직원들에게 팁을 주고 싶어하며, 자동적인 요청에도 짜증을 내지 않을 것이라 지적했다. 그러나 일반 고객들 중 짜증을 느낀 이들 사이에서는 해당 업체를 재방문할 가능성이 낮아질 수 있다고 전했다.

최종 계산서도 고객의 반응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카라바스는 다른 학자들과 함께 한 연구 결과, 결제액수가 높았을때 고객은 팁 요청에 짜증을 느끼지 않았다. 즉 커피 가게를 예로 든다면, 20%의 팁을 요구하기에 가장 좋은 경우는 4달러짜리 컵 1개가 아닌 컵 4~5개 주문했을 때이다.

그러나 일부 고객들은 액수에 관계없이 팁에 대해 부정적일 수 있다. 뉴욕의 신발과 의류 디자이너 마이크 재나비는 "누군가 업체를 위해 일한다면 그에게 일의 댓가를 지불하는 것은 업체의 몫"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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