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모의 학교 선택권 확대 바우처 법안 본격 논의... 찬반 입장 갈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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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플로리다주 학생들은 학군에 상관없이 학교를 선택할 수 있는 다양한 옵션을 제공받는다. 주정부가 사립학교 등록금을 보조하는 바우처 프로그램도 이중 하나이다. <사진: 주교육부 웹사이트>
 
(올랜도=코리아위클리) 최정희 기자 = 지난 7일 2023년 회기를 시작한 플로리다 주 의회가 저소득층이나 장애를 가진 아동에 교육 장학금을 제공하는 바우처(voucher 비용충당권) 프로그램을 확대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올랜도센티널> 2일자에 따르면, 주 의회 리더들은 현재 25만2천명 이상의 어린이들이 혜택을 받는 프로그램을 모든 학생들에게 개방하기를 원하고 있다. 두 법안(HB1과 SB202)은 유치원부터 12학년까지의 모든 학생들이 접근할 수 있는 '교육 저축 계좌(Education Savings Accounts'를 만든다는 큰 틀을 포함한다. 저축 계좌는 현 프로그램처럼 운영해 자금을 지원하고, 액수는 일반 공립학교 학생의 학생당 교육 비용과 거의 동일하며, 장애가 있는 학생들에게는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한다.

상하 양원의 공화당 지도부의 지지를 받는 이 법안들은 공화당이 강력한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양원을 통해 빠르게 통과될 것으로 예상된다. 론 디샌티스 주지사도 이 프로그램의 지지자이다.

플로리다는 20여년 전에 바우처 프로그램을 채택, 미국에서 '스쿨 초이스(school choice, 학교 선택)' 제도의 선도적 역할을 해왔다. 비록 일부 장애아를 둔 가정들이 장비 구입, 홈스쿨링 수업 또는 치료를 위해 이 돈을 사용하지만, 현재 대부분의 참가자들은 사립학교 등록금을 지불하기 위해 바우처를 사용한다.

올해 의회의 바우처 확대 입법 시도는 공화당이 지배하는 주들의 전국적인 추세를 따르고 있다. 아이오와 주의 공화당 주지사는 1월 24일 보편적인 바우처 법안에 서명했고 유타 주도 4일 후에 서명했다. 비슷한 법안이 약 12개의 다른 주에서 검토되고 있다.

법안은 플로리다에서 스쿨 초이스를 보편화시키는 것이다. 스쿨 초이스 지지자들은 모든 학부모들이 정부의 자금으로 자신들이 생각하는 최상적인 자녀의 교육을 선택할 자격이 있다고 여긴다.

또한 법안은 어떤 학부모라도 자녀가 공립학교에 등록하지 않는 한 사립학교 등록금이나 홈스쿨링 서비스와 용품에 사용될 수 있는 장학금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에 주 의원들은 자신들의 입법 행위를 '랜드마크' '비전'이라고 부르며, 법안은 모든 학부모들에게 "자녀 교육을 맞춤화할 수 있는 자유"를 줄 것이라고 말한다.

비판측 "새 바우처는 교육에 대한 도박 행위"

플로리다주 모든 학부모들에게 학교 선택권을 주는 것이나 다름 없는 이번 법안에 대해 찬반이 갈리고 있다.

비판측은 바우처 확대가 정부의 감독 없이 운영되는 사립, 종교적인 학교에 더 많은 공금을 지출하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이들은 대학 학위가 없는 데이케어 교사를 고용한 학교 사례를 들고, 특정 아동의 입학을 거부하는 학교들을 지적한다. '특정 아동'이란 예를 들어 영어를 유창하게 말하지 못하거나, 장애가 있거나, 동성애 아동이다.

또 비판측은 일부 종교 학교가 주류 텍스트와 달리 진화론에 대한 불신과 "신만이 오리너구리를 만들 수 있었다"라고 선언하는 기독교 생물학 서적을 사용한다고 지적한다.

공립 교육을 지지하는 이들은 새 바우처 법안이 학교 예산을 파괴하고, 질이 의심스러운 사립학교들이 문을 열거나 확장하도록 장려할 것이라 지적한다. 플로리다교회협의회(Florida Council of Churches) 행정 감독인 러셀 마이어 목사는 지난 1월 입법위원회 회의에서 바우처 확대 법안에 대한 반대 의견에서 '교육에 도박을 거는 행위'라고 질타했다. 부모들이 질이 나쁜 사립학교에 등록함으로써 자녀의 미래를 팔게 된다는 것이다. 마이어는 한 인터뷰에서 여러 학교들을 빗대어 "좋은 배우와 나쁜 배우들이 있고 사악한 배우들도 있다"라며 "우리는 공립학교에 전적으로 자금을 지원해야 하고, 그렇게 하면 모든 아이들은 그들이 마땅히 받아야 할 교육을 받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찬성측 "부모가 학교 선택권 가져야"

반면 새 바우처 법안을 찬성하는 이들은 새 프로그램이 모든 학부모들에게 기회를 제공한다는 점을 대대적으로 지지했다. 일례로 오렌지 카운티 북동부의 '원 어코드 크리스찬 아캬데미(One Accord Christian Academy)의 설립자인 후안 발부에나는 "학부모들이 학교 선택권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라면서 "성경을 기반으로 한 수업과 소규모 클래스, 그리고 스페인어를 구사하는 교사를 원하는 학부모들이 우리 학교에 몰리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 학교는 발부에나가 다니는 교회 시설을 사용하며, 50명의 학생 대부분은 정부 장학금을 받고 있다.

원 어코드는 '기독교 교육 촉진(Accelerated Christian Education)' 이라는 워크북(학습지도서) 기반의 커리큘럼(교육과정)을 사용한다. 커리큘럼은 최소한의 인력으로 기독교 학교를 운영할 수 있는 비용 효율적인 방식으로 소개되고 있다. 사회학 워크북의 경우, 노예 제도를 남북전쟁의 주 원인으로 해석하지 않는다. 대신 "남부인들은 싸우기를 원하지 않았고, 간섭받지 않으면서 독립된 연합체로 살아가는 것을 원했다"라고 가르친다. 과학책은 "성경은 우주에 대한 정확한 설명이다. 과학은 성경을 부정하지 않을 것이다"라고 적혀있다.

두 아이의 미혼모인 제니퍼 가르시아는 공립학교를 선호하지 않는다. 자녀가 수많은 학생들 사이에서 교사의 관심을 받지 못하고, 수업을 자의적으로 걸러도 드러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자녀를 사립 기독교 학교에 보내고 싶었던 가르시아는 지난해 바우처을 받았다. 그리고 오렌지카운티 한 쇼핑 플라자에 자리잡은 한 아카데미에 자녀를 보내고 있다. 그는 학생수가 125명인 학교에서 교실마다 약 10명의 학생들에게 기독교 커리큘럼을 사용해 수업을 제공하는 소규모 학교에 만족을 표했다.

현재 플로리다에는 240개 이상의 가톨릭 학교를 포함해 2000개 이상의 사립학교가 플로리다의 바우처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으며, 지난해 바우처를 받은 학생은 3만7431명이다.

주 장학금법은 사립학교가 주 정부 장학금을 받기 위해서는 건물 안전과 직원들의 신원 조사 등 몇 가지 주 규정을 충족시킬 것을 요구한다. 이밖애 교육 커리큘럼이나 시설 등을 포함한 여타 규칙은 자체적으로 정할 수 있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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