탬파에선 '넘버 13층' 건물 늘어나... 일부 기피 현상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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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탬파 다운타운의 고층 빌딩들. 이들 건물에는 넘버 13층 이 대부분 없으나 최근 시 정부의 권장에 따라 신규 빌딩들은 13층을 굳이 피하지 않는다. ⓒ 코리아위클리
 
(올랜도=코리아위클리) 최정희 기자 = 미국에서는 금요일과 숫자 13이 겹치는 '13일의 금요일'을 불운의 날로 여긴다.

이 날의 유래는 예수의 십자가형과 가장 관련이 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금요일에 예수가 십자가에서 숨을 거뒀고, '최후의 만찬'에서 13번째 손님인 유다가 예수를 팔아넘겼다는 것이다.

초기 초기 기독교에서는 손님을 초대할 때 13명은 피했다고 한다. 요즘도 저녁 식탁에 13명이 있는 것은 불운이라고 믿는 이들도 있다.

특히 13에 대한 공포는 '트리스카이드 공포증(triskaidekaphobia)'이라는 명칭까지 가지고 있다. 비행기에는 때때로 13번째 줄이 없고, 일부 공항에는 13번 출구가 없다. 러시아에서는 13층 구매자에게 할인 혜택을 제공하기도 한다.

사업적으로 볼 때 13이 불운하다는 인식은 호텔에 특히 중요한 것으로 보여왔다. 2007년 갤럽 여론 조사에 따르면 13%의 사람들이 13층에 호텔 방을 제공받는 것이 꺼려진다고 말했다.

다양한 신념을 가진 고객들이 정기적으로 몰려드는 것을 감안할 때, 이같은 거부감은 호텔측으로써는 부담이 될 수 밖에 없다. 따라서 미국의 고층 호텔과 주거용 빌딩 엘리베이터의 버튼은 13을 건너뛰고 14로 이어지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물론 이들 건물은 실제로는 13층을 가지고 있으나 단지 오랫동안 불운으로 여겨졌던 숫자인 13을 표시되하지 않았을 뿐이다. 일부 건물에서는 13층을 기계실 등 비주거용으로 활용하거나 메자닌(다른 층들보다 작게 두 층 사이에 지은 층)으로 만들기도 한다.

그러나 근래 들어 이같은 '미신'이 이전보다는 많이 사라지고 있다. 최근 <탬파베이타임스>는 성 금요일을 앞두고 지역내 고층 건물을 사례로 들며 13을 기피하는 풍습이 희석되고 있다고 전했다. 현재 탬파시 다운타운에서 일고 있는 빌딩 붐에서는 여전히 이같은 미신 풍습 행태가 보이지만, 이전보다는 약화된 경향을 보인다는 것이다.

다운타운에서도 가장 세련된 동네인 워터 스트리트에 있는 신규 주거용 타워인 코라, 애셔, 헤론 등은 모두 13층을 표시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 가을에 이곳에 문을 연 근처 에디션 호텔에 여전히 13층 표시는 없다. 탬파의 경치 좋은 베이쇼어 대로에 구축되고 있는 리츠칼튼 레지던스는 미신 풍습을 따르는 반면, 탬파와 이웃한 세인트피터스버그시의 23층짜리 호화 콘도인 놀렌은 숫자 13을 그대로 사용할 예정이다.

놀렌의 개발업체 DDA 대표인 보웬 아놀드는 13을 불운의 숫자로 여기는 미국 전통을 아주 무시할 수는 없어 업체내에서 13층에 대해 논의는 있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아놀드는 "지금도 이같은 미신을 지키는 것이 이해가 되지 않는다"라며 "13일의 금요일이라 할지라도 우리를 겁주지 못할 것"이라고 전했다.

워터 스트리트 아파트 헤론의 개발사 SPP의 부사장인 다미안 프레시가는 아파트에 숫자 13을 그대로 표시한 데 대해 순차적인 층 넘버를 권장하는 탬파시 도시 정책이 영향을 미쳤다고 전했다. 프레시가는 아파트 입주율이 98% 상태에서 13층을 굳이 기피하는 사람들은 없다며 "요즘 미신을 믿는 사람들이 이전처럼 많지는 않다"라고 지적했다.

탬파는 비록 성문화된 요구 사항은 아니지만 빌딩에 순차적으로 번호를 매길 것을 강력히 권장하고 있다. 안전, 비상 대응, 주소 지정/우편 및 패키지 배송 등 측면에서 균일성을 유지하기 위한 것이다.

그러나 숫자 13을 기피하는 풍습의 뿌리는 여전히 남아있다. 탬파에서 오랫동안 고급 부동산 중개업에 종사하고 있는 토니 에버렛은 자신의 고객들은 13층에 사는 것을 좋아하지 않으며, 그녀가 팔았던 집들 중에서도 없다고 전했다. 스미스 & 어소시에이트 부동산의 영업 이사인 데이비드 모이어는 주택 구매자들 중에는 종교적이거나 어떤 이유로 특정 번호를 가진 주소를 찾기도 하며, 현관이 특정 방향으로 나 있는 것을 좋아하는 이들도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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