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인물 배포, 나치 문양 새기기 등 전년 대비 41.5% 늘어
<마이애미 선센티널>은 지난 26일자에서 반유대주의 사례들이 플로리다주 파크랜드 고교 총기난사사건 이후 점점 퍼져나가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파크랜드에서는 스쿨버스 좌석이 나치의 상징(스와스티카, 이하 나치 문양)과 '유대인들'이라는 욕설로 훼손됐다. 데이비시 한 학교 캠퍼스에는 벽돌로 나치 문양을 배열해놓은 사례가 등장했다. 홀란데일비치의 한 콘도에서는 한 주민이 이웃 주민의 이미지를 아돌프 히틀러처럼 꾸미고, 나치 문양을 추가해 콘도 협회에 이메일로 보냈다. 보카 라톤에서는 한 학생이 고등학교 농구 경기 중 경쟁 팀 멤버들에게 "히틀러가 일을 마무리했어야 했는데"라고 말했고, 유대교 회당의 주간 인터넷 생방송의 채팅방에는 반유대주의적인 댓글이 게시되었으며, 해변의 구조요원 전망대가 나치 문양으로 얼룩졌다. 포트로더데일, 마이애미비치 및 서프사이드에서는 반유대주의적 메시지를 담은 수백 개의 가방이 잔디밭과 주차도로에 버려졌는데, 일부 메시지는 코로나와 관련해 유대인을 비난하는 것이었다. 사우스플로리다에서 심각, 타 지역도 증가세 2022년 초 사우스플로리다에서 발생한 이들 사례 중 대부분은 반유대주의 사건이 급증한 지난해에 등장했다. 1979년 이래 유대인을 향한 폭행, 괴롭힘, 파괴 행위를 수집하고 검증해 온 반명예훼손연맹(ADL)의 플로리다 지역 책임자인 사라 에몬스는 플로리다는 미국의 다른 주들보다 사태가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2022년 ADL 연례통계 기준으로 지난해 플로리다에서 발생한 반유대주의 사례는 269건으로 전년 대비 41.5% 증가했다. 이는 2018년 76건에 비해 세 배 이상이다. 전국적으로는 36.1% 증가한 총 3697건(일일 평균 10건)이 발생했다. 이는 4년 전 1879건의 거의 두 배에 달하는 수치이다. 또 지난 5년 동안 연간 수치 기록은 세차례나 연거푸 경신됐다. 그러나 ADL은 실제 수치가 더 높을 수 있다고 지적한다. 일례로 전단지가 수백 명에게 배포되었어도 하나의 사건으로 간주된다는 것이다. 심지어 수천 명이 운집한 공공 장소에 나치 문양을 띄우는 것도 단일 사건으로 간주된다. 지난해 1월 초 포트로더데일, 마이애미비치 및 서프사이드에 버려진 가방을 통해 반유대주의 전단지가 수 백개 가정에 배포됐지만 세개의 사건으로 기록됐다. 에몬스는 플로리다의 수치를 '파괴적'으로 평하며 "많은 사건들이 더 대담하고, 더 끔찍하고, 더 선정적이 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특히 유대인 인구가 많은 사우스플로리다의 3개 카운티에서는 지난해 총 102건의 반유대주의 사례가 발생해 38% 증가율을 보였다. 이중 마이애미-데이드 카운티는 2021년보다 47% 증가한 47건의 사건이 발생했고, 브라워드 카운티는 35건으로 52% 증가를 보였다. 반면 팜비치 카운티에서는 44%가 감소해 20건만 보고됐다. 그러나 에몬스는 사우스플로리다 밖에서도 반유대주의 활동이 급격히 증가하는 것을 보고 였다고 말했다. 일례로 듀발 카운티, 28건(833% 증가), 힐스버러 카운티 26건(333% 증가), 피넬라스 카운티 21건(168% 증가), 사라소타 카운티 21건(133% 증가), 리 카운티 6건(200% 증가) 등을 들 수 있다. 한편 ADL측은 반유대주의 행태에서 가장 큰 증가세를 보인 범주인 '선동(antisemitic propaganda)'은 반유대주의적이면서 백인우월주의적인 몇몇 단체들의 성장에 기인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에몬스는 특히 플로리다에서는 한 조직이 반유대주의 선전 확산을 주도하며 이들의 선전과 레이저 프로젝션이 주 전역에 퍼뜨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근래 새로 등장한 레이저 프로젝션은 유명한 건물과 장소에 나치 문양을 투영하는 것이다. 지난 10월 플로리다대-조지아대 축구경기가 열렸던 잭슨빌 경기장 밖에 반유대주의 메시지가 보여졌다. 올해 1월에는 웨스트팜비치의 한 건물 측면에 나치 문양 이미지가 크게 드러났다. 플로리다 주 의회는 허가 없이 건물에 이미지를 투사하는 것을 금지하는 법안(하원 법안 269/상원 법안 994)을 마련하고 있다. 브라워드 카운티 위원이자 전 플로리다 상원 민주당 대표인 난 리치는 "이 시대에 우리나라에서 이런 일이 일어나고 있다는 것이 무섭고 끔찍하다"라고 말했다. 지난달에는 팜비치 카운티와 웨스트팜비치 시가 건물주의 동의 없이 이미지를 투사하는 것을 금지하는 조례를 통과시켰다. 미국 유대인 위원회(AJC) 대표인 테드 도이치는 유대인들 사이에서 반유대주의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 AJC는 자체 조사 결과 미국 유대인의 41%가 1년 전보다 미국에서 자신들의 정체성에 대해 안정감을 덜 느끼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1년 전보다 10% 증가한 것이다. 또 조사에 응한 유대인의 40%가 공공장소에서 자신이 유대인으로 보여지는 것을 피하기 위해 행동을 바꿨다고 답했다. 인터넷 시대에 유명 연예인의 혐오 발언, 빠르고 넓게 영향 끼쳐 에몬스는 유명인사나 정치인들이 반유대주의적인 논평이나 비평을 공유하는 것은 도미노 효과를 자아내 일부 사람들이 그같은 믿음에 따라 행동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ADL은 특히 혐오 발언과 기행으로 논란이 되고 있는 세계적인 힙합 가수 예(Ye·개명 전 이름 카녜이 웨스트)를 들며, 그가 일련의 소셜 미디어 게시물과 인터뷰에서 유대인에 유해하고 음모적인 발언을 하면서 세계적으로 반유대주의를 촉진시켰다고 평가했다. ADL은 카니예가 아돌프 히틀러를 찬양했고, 홀로코스트(유대인 대학살)에 대해 논쟁했다며 "그의 트위터 계정에는 지구상의 유대인수(1480만 명)보다 많은 팔로워(3000만 명)가 있다"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예의 영향은 전국에서 감지됐다. 지난해 10월 11일부터 연말까지 ADL에 의해 보고된 반유대주의 사례 중 59건이 예와 관련된 것이었다. 마이애미에서는 누군가가 사업체 건물 벽에 "카녜이가 옳았다"라고 썼다. 또 웨스트팜비치에서는 한 고교생이 학교 칠판에 나치 문양을 그리고 "나는 카녜이를 사랑한다"라고 썼다. AJC는 자체 웹사이트(ajc.org/translatehate)에서 혐오 개선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네티즌들은 이곳에서 소셜 미디어에 오른 반유대주의 댓글을 내려달라고 요청하는 방법, 반유대주의적 문구를 구별하는 방법 등을 배울 수 있다. ADL은 반유대주의적 사건을 법 집행 기관이나 자체 사이트(ADL.org/report-incident)'에 보고해 줄 것을 촉구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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