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인피 '악어킬러' 15만마리 사냥...오칼라 남성은 불법포획으로 구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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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랜도 지역 호수가에서 낮잠을 즐기고 있는 악어
 

(올랜도=코리아위클리) 김명곤 기자 = 최근 플로리다에서 잇단 악어사고로 일반인들의 악어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엄청난 수의 악어를 사냥해 짭짤한수익을 챙기는 전문 '악어킬러'들이 있는가 하면, 불법으로 악어를 포획해 중범죄로 체포된 사람도 있어 관심을 끌고 있다.

플로리다늬 악어 전문 '킬러'들 가운데 가장 유명한 사람은 1977년부터 주정부 악어조절 프로그램에 동참해온 세인피 거주 미키 패건(50)이란 남성이다. 최근 <세인트피터스버그 타임스>가 소개한 패건의 악어사냥 일화를 살펴보자.

소의 폐 든 미끼 '덥석', 비명에 가는 악어

패건은 최근 뉴포트 리치 골프 코스에 악어가 등장했다는 전갈을 받았다. 해질 무렵 물가에 도착한 그는 우선 '이우우우- 이우우우- ' 하는 음성 신호를 보낸다. 이 신호는 때론 악어를 경계시키기도 하지만 짝짓기 시기에는 악어를 불러들이는 역할도 한다.

그의 음성을 듣고 여지없이 다가오는 악어 한마리. 패건씨가 사용하는 미끼는 악어가 가장 좋아하는 음식중 하나인 소의 폐다. 그는 휘파람을 불며 장난하듯 미끼를 슬쩍 악어에게 던진다. 악어가 미끼를 덥썩 문 순간, 악어의 생명은 이미 끝장 난 것이나 다름없다. 미끼 속에는 날카롭게 날이 선 금속 꼬챙이가 줄에 매달린채 숨겨져 있어 악어가 움직일때 마다 내장을 에이는 고통이 따른다. 결국 악어는 슬슬 당겨지는 줄에도 순순히 끌려오게 된다.

패건씨가 이같은 방법으로 1977년부터 지금까지 동남부 네이플스와 클리어워터를 잇는 해안지역에서 잡은 악어는 무려 15만 마리. 플로리다의 최고 기록으로 알려져 있다.

많은 사람들은 포획된 악어가 다시 그들의 서식처로 되돌려질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포획된 악어의 대부분은 비참한 최후를 맞는다. 이 사실을 아는 자연보호주의자들이 악어 사냥에 분노하는 것은 당연지사.

패건씨가 악어사냥을 하던 이날도 예외는 아니었다. 처음 패건씨가 악어를 끌어 올리자 골프장 주변 주민들은 먼 발치에서 박수를 쳤다. 그러나 주민중 한 나이든 남성이 갑자기 집으로 뛰쳐 들어 가더니 손에 칼을 들고 나타나 패건씨가 잡고 있는 줄을 끊겠다고 협박했다. 몇몇 주민들이 이 남성에게 야유를 보냈다. 그러나 또 다른 나이든 여성이 나타나 "돌멩이를 던져 악어가 도망치게 해야한다"며 주위를 두리번 거렸다.

결국 이 와중에 악어는 트럭에 실려졌고 패건씨는 주민들에게 "해브 어 나이스 데이!"(Have a nice day!) 라며 간단한 인사를 던진 뒤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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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집 안방으로 들어온 악어 소식을 전한 <탬파베이 타임스> 2008년 4월 22일치 인터넷 신문.
 

"악어를 죽이는 건 내가 아니라 먹이 주는 당신!"

할아버지때부터 악어 사냥에 익숙해진 패건씨는 낮에는 섬터 카운티 감옥의 교도관으로 일하고 오후 늦게부터 악어 불평신고를 처리해 나간다. 악어 짝짓기 시즌에는 더욱 바빠져 새벽 2시까지 일을 할때도 있다는 패건씨는 "악어에게 먹이를 주는 사람들의 행위가 악어를 불러 들인다"며 "악어를 죽이는 건 내가 아니라 바로 그들" 이라는 충고를 잊지 않았다.

이날 하루동안 패건씨는 6마리의 악어를 잡았다. 이들로 부터 나오는 수익은 어림잡아 700여불. 패건씨가 이제까지 잡은 악어를 수익으로 따지면 거부 반열에 올라있음직 하지만, 그는 이에 대해 함구한다.

그렇다면 사로잡힌 악어는 어떤 과정을 거쳐 패건씨에게 수입을 가져다 주는 것일까.
악어는 껍질은 껍질대로, 살은 살대로 팔려나간다. 심지어는 내장 등 잔여물도 상품화에 쓰인다. 냄새 제거용 향초가 여기 저기 놓여진 패건씨의 도살장에서 악어 껍질은 부패 방지 목적으로 소금에 절여진 채 이탈리아나 멕시코 등지로 보내져 악어가죽 가방이나 벨트, 의자 장식 등에 쓰여진다.

악어의 살은 조각으로 잘려져 연육기에 두차례 굴려진 다음 파운드당 6~7불에 붙여져 뉴욕이나 홍콩 등지의 레스토랑까지 전달된다. 또 대강 추려진 악어의 잔여물들은 거름이나 여성 립스틱 등 다방면으로 쓰여지게 된다.

면허 없이 악어 사냥한 미식가, 중범죄로 구속

한편 플로리다에서는 패건씨 처럼 악어를 잡아 엄청난 수익을 올리고 있는데 고무되어 악어사냥에 나섰다가 낭패를 당하는 사람들도 종종 있다.

최근 플로리다 어류 및 야생동물 보호협회(FWC)의 발표에 따르면, 오칼라 인근 부넬에 사는 게리 로날드 라헴(46)이라는 남성이 악어를 비롯한 6마리의 큰 파충류를 잡아 식용으로 꼬리 부분만 남기고 잔해는 버린 것이 당국에 적발돼 구속됐다. 그의 이같은 행위는 야생동물보호법의 6가지의 중범죄에 해당되며 한 건당 최고 5년형과 최고 1만불의 벌금형에 처해질 수 있다.

플로리다에서는 악어 수효 조절을 위해 일반인에게도 일정 한도내에서 악어사냥을 허락하고 있다. 주정부 악어포획프로그램에는 현재 40여명의 악어 전문 사냥꾼들이 활동하고 있으며, 이들은 주민들의 불평신고가 들어올 경우에만 악어를 포획한다. 현재 플로리다 내에는 100만마리가 넘는 악어가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일반인들은 6월 15일에 각 카운티 세무서에서 면허를 살 수 있으며, 이후로는 온라인 myfwc.com/permits을 통해서도 구입이 가능하다. 면허 소지자는 8월 15일부터 10월 31일 사이에 악어사냥을 할 수 있다. 허가증을 소지한 사냥꾼은 레이크 오키초비 지역을 비롯한 130여곳의 지정 사냥 지역 중 한 곳에서 일인당 2마리, 18 인치 이상이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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