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리사, 영양사, 간호사 등 상주…시설과 서비스에서 ‘최상’

(올랜도=코리아위클리) 최정희 기자 = 한 여성이 다이아몬드처럼 빛나는 풀장에서 수영을 즐기다 파라솔 밑에서 방금 배달되어 온 연어 요리와 와인을 즐긴다. 이후 여성은 스파에서 몸을 마저 풀거나 혹은 아트 클래스로 발길을 향한다. 같은 시간에 남편은 18홀 골프 코스에서 한적하게 골프를 즐기고 있다.

이곳은 휴향지의 어느 유명 리조트의 풍경이 아니라 미국 여기 저기에 생겨나고 있는 호화 실버타운(은퇴촌)의 모습이다. 경제력 있는 시니어들을 타겟으로 하는 실버타운은 입주자들의 다양한 욕구를 충족시킬만한 주거 선택을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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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캘리포니아주 소재 럭셔리 실버타운 비 엣 팰로 앨토 웹사이트 초기 화면. ⓒ paloalto.viliving.com
 

캘리포니아에 소재한 비 엣 팰로 앨토(Vi at Palo Alto, 이하 비)의 경우 자립생활이 가능한 은퇴인들을 위한 단지, 생활 보조 서비스가 있는 어시스트 리빙 아파트, 치매나 중풍 등 노인성 질환자들을 위한 너싱 단지 등 은퇴자의 조건에 따른 여러 종류 시설을 갖추고 있다. 또 타운 내 너싱룸에는 24시간 간호가 가능한 의료진이 상주한다.

대부분 실버타운은 정원관리, 세탁, 청소, 식사 마련, 약 복용, 교통, 취미활동 등 주거 시설 외에 여러 서비스를 베풀지만, 럭셔리 실버타운은 그 이상의 것들을 제공한다.

스탠포드 대학의 땅을 임대해 지은 비는 호화 풀장, 스포츠센터, 도서관, 컴퓨터실, 뷰티 살롱, 스파 등의 시설 외에 정식 간호사가 상주하는 복지 센터를 지니고 있다.

식사의 경우 전문 영양사가 각 개인의 필요에 맞춰 식단을 구성하며, 저녁 특식과 디저트는 파스트리 쉐프가 직접 만들어낸다.

플로리다 솔리비타, 단독주택 분양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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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V홈즈가 올랜도 남단에 구축한 호화 은퇴 커뮤니티 솔리비타 는 일반 주택처럼 분양을 받을 수 있는 프로그램도 지닌다. ⓒ avhomesinc.com
 

유명 건설회사인 AV홈스가 올랜도 남쪽에 조성한 럭셔리 실버타운 솔리비타(At Solivita)에는 총 14곳의 풀장과 2곳의 골프코스 및 17곳의 피클볼(pickleball)코트를 갖춰 놓고 경제력 있는 은퇴 시니어들을 유혹하고 있다.

이같은 호화 서비스에는 값이 따르기 마련이다. 방 하나에 서재방이 딸린 유닛은 입주비(entrance fees)가 최소 110만달러에 월 관리비는 5100달러 이상이며, 방 두개에 서재방이 있는 경우 입주비가 200만달러로 오르며 월 관리비는 6780달러 부터 시작된다. 입주자가 사망하거나 이사할 경우 입주비의 70%가 반환된다. 나머지 입주비는 관리비 명목으로 제하는 셈이다.

자립 단지 유닛의 입주비는 33만 9000달러에서 115만달러 까지 다양하며 월 주거비는3천달러에서 7천달러 사이이다. 자립 단지의 경우 입주비 반환율은 90%이다.

자립 단지 거주자의 경우에도 입주자의 건강 변화에 따른 적절한 전문 간호 및 보조 서비스를 지척에서 받을 수 있어 높은 생활비의 가치가 충분히 있다고 복지 관계자들은 지적한다. 참고로 전국 너싱홈의 단독방 증간 가격은 월 7300달러이다.

AV홈즈의 경우 실버타운 내 주택을 일반 주택처럼 분양한다. 솔리비타 실버타운의 경우 단독 주택은 17만~40만 달러이며 월 관리비는 300~400 달러 정도이다.

전문가들은 실버타운 입주를 결정하기 전에 운영업체가 합법적이고 자립경영 상태인지 파악해보라고 권유한다. 업체가 파산할 경우 입주비를 제대로 돌려받기 어려울 수 있다는 것이다.

보통 ‘호화 은퇴촌’ 하면 크리스탈 샹들리에 아래서 요리사가 마련해 준 식사를 하고 조화가 아닌 생화로 장식된 곳을 떠올리기 쉽지만, 기본적으로 자립생활이나 생활보조 그리고 전문적인 양로 서비스 등이 제대로 이뤄지고 있는가에 관심을 둬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즉 당장 눈을 즐겁게 해 주는 시설 보다는 직원들이 자격을 갖추고 있는지, 식사 메뉴가 시니어에 알맞은 것인지, 어떤 프로그램을 제공하는지, 그리고 노령인이 필요한 재활 서비스 등 커뮤니티 운영업체가 시니어의 질적인 삶에 얼마나 관심을 기울이는지를 따져 보아야 한다는 것이다.

입주자는 일부 은퇴촌의 유인 상술도 경계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입주자들이 병이 나서 전문 간호가 필요할 경우 인력 및 서비스 비용이 현 시가로 매겨질 수 있다는 규약을 사전에 알려주지 않았다가 나중에서야 자립 입주자들에게 수십만달러에 달하는 수수료를 요구하는 경우 등이다.

입주자는 자립생활이 어려워질 시기를 계산해 적절한 계획을 세우고 자신의 라이프스타일에 맞는 주거지를 결정하는 것이 필요하다. 수영이나 골프를 언제까지나 즐길 수 없는 노릇이다.

은퇴 커뮤니티는 다양한 클래스와 프로그램 제공

고급 은퇴촌에는 의사, 변호사, 교수, 금융가 등 전문직 은퇴자들이 많고, 이들 중 상당수는 파트 타임으로 여전히 일하고 있거나 커뮤니티에서 자원 봉사를 하고 있다. 이들은 자신과 공통 분모를 지닌 이들과 비교적 쉽게 어울리며 같은 취미 생활을 즐기거나 새로운것을 나누는 열정이 있다. 예를 들어 요가 전문가라면 동네에서 정기적인 요가 클래스를, 화가는 페인팅 클래스를, 작가는 북클럽을 운영하는 등 은퇴 후 삶을 나름 활기있게 즐긴다.

뉴욕의 애트리아 온 더 허드슨(Atria on the Hudson)은 입주자들의 육체적 정신적 건강을 위해 자체적으로 다양한 클래스와 프로그램을 지니고 있다. 어시스트 리빙 커뮤니티인 이곳은 입주비가 비싸지 않지만 월 주거비는 간호 수준에 따라 5900 달러에서 9600 달러 정도로 매우 높다.

대신 이곳에는 언제든지 식사가 가능한 레스토랑, 카페, 그릴 등이 있을 뿐만 아니라, 10에이커 규모 부지에는 산책지, 영화관, 수영장, 아트 스튜디오, 교육 센터 등이 들어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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