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콘 턴불(Malcolm Turnbull) 수상에 대한 국민적 지지가 계속 줄어들고 있다. 지난 8월 ‘뉴스폴’(Newspoll)에 이어 최근 보권 선거가 예정된 시드니 북서부 오렌지(Orange) 지역 유권자 대상 조사에서도 턴불은 토니 애보트(Tony Abbott. 사진 왼쪽), 줄리 비숍(Julie Bishop. 사진 오른쪽)에 뒤지는 지지를 얻었다.
‘NSW 오렌지’ 보궐선거 앞두고 ‘페어팩스 미디어’ 유권자 조사
지난해 9월, 자유당 대표 경선에 도전, 애보트(Tony Abbott)를 누르고 새 대표에 취임하면서 집권 여당의 수장이 된 말콤 턴불(Malcolm Turnbull) 수상의 인기가 애보트 및 줄리 비숍(Julie Boshop)에 뒤진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이는 호주 전역 유권자가 아닌 일부 지역 유권자를 대상으로 한 것이어서 조사 결과에 대한 오차 범위는 다소 넓다.
이번 조사는 시드니 북서쪽 오렌지(Orange) 지역의 NSW 의석에 대한 보궐선거가 오는 11월12일로 계획된 가운데 페어팩스 미디어(Fairfax Media)가 여론조사 기관인 ‘ReachTEL’에 의뢰, 금주 월요일(19일) 저녁을 기해 이 지역 725명의 유권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를 통해 드러난 것이다.
오렌지 지역 보궐선거 관련 조사를 실시하면서 페어팩스 미디어는 설문 항목에 현 집권당의 유력 인사 3명을 제시한 뒤 ‘수상으로서의 선호도’를 조사했다. 제시된 3명의 정치 지도자는 턴불, 애보트, 비숍(현 외교부 장관)이었다.
그 결과, 턴불 수상을 지지한 유권자는 32.6%인 반면 애보트 33.7%, 비숍은 33.8%로 나타났다.
조사 대상 가운데 여성 유권자의 지지 측면에서는 비숍이 가장 앞서 37.6%로 집계됐으며 애보트 31.7%, 턴불 수상은 30.4%였다. 반면 남성 유권자 지지는 애보트(35.7%), 턴불(34.8%) 순이었으며 비숍은 29.5%에 머물렀다.
연령별로 보면, 18-34세 사이의 젊은 층에서는 줄리 비숍의 인기가 가장 높아 39.3%에 달했으며, 35-50세 유권자(35.7%)에게서도 턴불과 애보트를 앞질렀다.
애보트 전 수상은 고령층으로부터 가장 많은 지지를 받아 51-65세 유권자 계층에서 38.1%, 65세 이상 유권자들에게서는 43.1%의 지지를 얻었다.
턴불에 대한 수상으로서의 선호도 하락은 지난 8월 호주 전국 유권자를 대상으로 한 조사 결과와도 일치하는 부분이다. 당시 뉴스폴(Newspoll) 조사의 ‘수상 선호도’(Preferred Prime Minister)에서 턴불은 라이벌인 노동당의 빌 쇼튼(Bill Shorten)에 겨우 11%포인트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9월 그가 집권 여당의 수장이 된 이후, 그를 지지했던 엄청난 유권자들이 등을 돌렸음을 의미한다.
한 예로, 그가 애보트의 뒤를 이어 수상 자리에 오른 한 달 후, 페어팩스-입소스(Fairfax-Ipsos) 여론조사 결과 ‘수상 선호도’에서 그는 빌 쇼튼 대표를 67% 대 21%로 크게 앞질렀다. 특히 애보트가 수상 자리에 있던 시점에서 쇼튼 대표가 수상 선호도에서 애보트를 앞지르고 있었음을 감안하면 그가 얼마만큼 유권자 지지를 얻고 있었는지 짐작케 한다.
오렌지 지역 유권자는 약 5만5천 명에 이르며, 이번 조사의 표본오차는 5%이다.
오는 11월 보궐선거가 치러지는 오렌지 지역의 ‘Calare’ 지역구는 국민당 소속의 앤드류 지(Andrew Gee) 의원이 NSW 의석을 차지하던 곳이며, 지난 7월 연방 선거를 앞두고 NSW 주 의원직을 사임한 뒤 연방 선거에 출마하면서 보권선거를 치르게 됐다.
전통적으로 오렌지는 국민당(National Party)이 강한 지지를 받는 지역이며, 노동당이 의석을 자지했던 것은 지난 1947년이 마지막이었다. 하지만 얼마 전 NSW 베어드(Mike Baird) 수상이 연립을 구성하는 국민당 대다수 의원들의 반대에도 불구, 그레이하운드 경주 금지를 결정하면서 자유-국민 연립에 대한 지지가 크게 줄어든 상황이다.
김지환 기자 jhkim@koreanherald.com.a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