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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 수요일(4일) 사형이 집행된 자바(Java) 누사캄방간(Nusakambangan) 섬으로 이송된 ‘발리나인’의 앤드류 찬(오른쪽)과 뮤란 스쿠마란(왼쪽). 인도네시아 당국은 이들에 대한 사형 집행이 일시 연기됐다고 밝혔다.


최대 10일정도... 인니 당국, ‘항소에 대한 검토 시간’ 필요

 


지난 주 수요일(4일) 발리 케로보칸(Kerobokan)에서 사형이 집행될 누사캄방간(Nusakambangan)으로 이송된 ‘발리나인’ 두 사형수 앤드류 찬(Andrew Chan)과 뮤란 스쿠마란(Myuran Sukumaran)에 대해 인도네시아 당국이 사형집행을 잠시 유예한다고 밝혔다.

지난 주 금요일(6일) 시드니 모닝 헤럴드 보도에 따르면 이들에 대한 집행 연기는 ‘사형’에 대한 이들의 상소를 검토하기 위한 시간일 가능성이 있다.

 

인도네시아 법무부 H. M. 프라세티요(H. M Prasetyo) 장관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번 주 사형이 집행될 것이라는 점에 대해 확인하지 않은 채 ‘발리나인’을 비롯해 다른 8명의 사형수들의 사형 집행에 따른 약간의 준비를 하고자 한다고만 밝혔다.

 

그는 지난 주 목요일(5일) 저녁 기자 회견에서 “사형 통지에 대해서는 최소 3일 전 이뤄질 것”이라며 사형 집행 연기는 “열흘 정도”라고 말했다.

 

법무장관의 이 같은 언급은 조코 위도도(Joko Widodo) 대통령이 알 자지라(Al-Jazeera)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주에는 사형이 집행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 후에 나온 것이다.

위도도 대통령은 ‘발리나인’에 대한 이송이 실행된 수요일(4일) 밤 아랍 언론인 알 자리자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이번 주는 사형을 집행하지 않을 예정”이라고 말하며 “그러나 조만간 집행할 것”임을 덧붙인 바 있다.

 

인도네시아 치안부 야소나 라올리(Yasonna Laoly) 장관도 ABC 방송을 통해 ‘발리나인’을 포한한 10명의 사형수에 대한 총살형 계획을 당분간 연기한다는 점을 확인했다.

호주 언론들은 이들에 대한 인도네시아 당국의 사형 집행 연기가 항소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찬과 스쿠마란의 사형을 면하게 하기 위한 변호팀의 최후 노력으로 자카르타 소재 인도네시아 행정법원 항소는 애초 계획보다 빨리 지난 주 월요일(2일) 접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발리나인’의 사형 선고에 대해 인도네시아 사법부가 제대로 검토하지 않은 케이스임에도 위도도 대통령이 이들에 대한 감형을 거부한 데 대해 두 번째 시도하는 소송이다.

감형이 거부된 이후의 첫 번째 항소는 법원이 대통령의 결정에 대한 사법권이 없다는 데 초점을 맞춰 제기됐었다.

 

아울러 ‘발리나인’ 변호팀은 지난 달 13일, 인도네시아 사법위원회(Judicial Commission)에 ‘발리나인’ 재판을 맡았던 재판관들이 가벼운 형벌 선고를 미끼로 뇌물을 요구했다는 보고서를 제출한 바 있다(본지 1131호 보도).

 

한편 2.6킬로그램의 헤로인을 소지한 채 요기아카르타(Yogyakarta)로 들어오려다 적발된 필리핀 여성 메리 제인 피에스타 벨로소(Mary Jane Fiesta Veloso)의 ‘사법적 검토’ 신청에 대해 인도네시아 법원이 수용여부를 고려하기 위해 지난 주 화요일(3일) 벨로소를 법원에 다시 부르기도 했다. 하지만 벨로소에 대한 심리는 연기됐다.

 

프랑스 국적으로 엑스터시 및 메스암페타민 공장에 관여했다는 혐의로 사형을 선고받은 세르지 아틀라오이(Serge Atlaoui) 측이 신청한 ‘사법적 검토’ 또한 접수된 상태이다.

그 이전 법무부의 프라세티요 장관은 “사형수에 대한 법적 항소조치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말했었다.

 

그는 또한 사형수들에 대해서는 가능한 빠른 시일 내 누사캄방간으로 이감해 사형을 집행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아울러 인도네시아 법무부의 토니 스폰타나(Tony Spontana) 대변인은 지난 주 목요일(5일) “사형수에 대한 집행 날짜는 며칠 이내로 결정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프라세티요 장관인 지난 주 금요일(6일)쯤 기자 회견을 통해 사형 날짜를 발표할 것으로 예상됐었다.

 

지난 주 누사캄방간으로 이송된 찬과 스쿠마란은 현재 다른 재소자와 격리된 시설에 수용되어 있으며 이들의 가족과 변호사, 종교 상담가들은 인근 마을인 실라캅(Cilacap)에 도착해 머물고 있지만 지난 주말(8일)까지 이들에 대한 면회는 허용되지 않았다.

 


▶위도도, 사형 입장 변함없음 재천명= 인도네시아 대통령이 자국민은 물론 외국인 사형수에 대한 감형이 없음을 재천명하면서, 향후 사형제도 폐지를 검토 대상에서 배제하지는 않겠다고 언급했다.

 

아울러 인도네시아 법무부는 ‘발리나인’에 대한 사형을 집행하기 전 이들이 제기한 법적 절차를 실행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지난 일요일(8일) 호주 국영 ABC 방송이 보도했다.

 

현재 앤드류 찬(Andrew Chan)과 뮤란 스쿠마란(Myuran Sukumaran)의 변호팀은 지난 주 월요일(2일) 행정법원에 항소를 제기한 상태이다.

 

한편 ABC 방송은 위도도 대통령과 인터뷰를 진행한 알 자지라(Al Jazeera)의 보도 내용을 인용, 그가 캔버라(Canberra)와의 외교적 긴장을 촉발시키는 사형 계획을 중단하지 않을 것이라는 자신의 결정을 재확인했다고 지난 일요일(8일) 전했다.

 

이날 위도도 대통령은 알 자지라를 통해 “인도네시아에는 약 450만 명이 불법 마약으로 인해 재활이 필요한 상태”라면서 “마약밀매자에 대해서뿐 아니라 마약밀매의 폐해를 감안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인도네시아 마약중독자 재환센터를 방문하면 이들의 고통을 짐작할 수 있을 것”이라며 “한쪽 측면만 보지 말고 양쪽 모두를 감안해야 한다”는 말로 마약밀매범이 만든 폐해를 감안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위도도 대통령은 그러나 “인도네시아 국민들이 원할 경우 정부는 사형제도 폐지에 대해 검토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헌법과 현 형법은 사형제도를 허용하지만 미래에 변화가 필요하고 국민들이 진실로 원한다면 바꾸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국민들이 우선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고 싶다”면서 “그렇게 되기까지(사형제도를 폐지)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므로 지금은 이 문제를 언급하고 싶지 않다”고 덧붙였다.

 

그런 한편 ‘발리나인’의 감형을 위해 노력해온 토니 애보트(Tony Abbott) 수상은 여전히 위도도 다통령과 대화를 하고자 한다고 피력했다.

 

“나는 형식적으로 (감형에 대한) 희망을 갖게 하려는 것이 아니다”고 전제한 애보트 수상은 “감형을 바라는 호주인들을 납득시킬 수 있도록 인도네시아 정부와 함께 최고의 가치와 최선의 이익을 위해 양측이 할 수 있는 것을 다하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발리나인’의 호주측 2명의 변호사 중 하나인 마이클 오코넬(Michael O'Connell) 변호사는 지난 주 토요일(7일) 사형 집행이 연기된 것은 “환영할 만한 일”이며 프라세티요 법무장관이 견지해온 “이전의 입장(계획대로 사형을 집행한다는)이 변화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제까지 그의 입장은 감형을 거부한다는 것이었으며 우리가 이제까지 시도한 법적 제기에 대해서도 검토하지 않겠다는 태도”였다고 설명했다.

‘발리나인’뿐 아니라 프랑스 및 브라질 국적의 사형수 변호팀 역시 항소가 받아들여지기를 기다리고 있다.

 


▶‘발리나인’ 호송 책임자, ‘스냅샷’ 충격= 지난 주 수요일(4일) ‘발리나인’ 두 명의 사형수가 발리 덴파사(Denpasar) 공항에서 항공기를 이용, 이감된 가운데 이들의 이송을 책임진 덴파사 경찰서장이 기내에서 무표정한 얼굴의 앤드류 찬 등과 스냅샷을 찍은 사진이 인도네시아 언론을 통해 알려지면서 충격과 함께 분노를 사고 있다.

 

지난 주 금요일(6일) 호주 언론들이 보도한 바에 따르면 자바(Java)로 이동하는 기내에서 이들의 호송을 책임진 덴파사 경찰서 죄수 호송 수석 위원인 조코 하리 우토모(Djoko Hari Utomo)가 자신의 한족 팔을 찬의 어깨에 걸친 채 ‘행복한’(?) 표정으로 포즈를 취한 듯 웃고 있는 사진이 인도네시아 인터넷 뉴스를 통해 공개됐다.

 

이 사진은 찬과 스쿠마란이 호송되는 기내 중앙 통로에서 촬영된 것이다.

이에 대해 조코 수석 위원은 호주 페어팩스 미디어(Fairfax Media)에서 "단지 이들(‘발리나인“의 마음을 진정시키려는 것이었고 또 사진이 찍히는 줄도 몰랐다”고 해명했다.

 

그는 이어 “그것은 ‘셀피’(selfie. 스마트폰이나 웹 카메라 등으로 자신을 촬영한다는 신조어)의 순간이 아니었다”면서 “단지 어깨를 토닥이는 것이었고 용기를 가지라는 격려였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사진에서 조코 수석 위원은 마치 카메라를 의식한 듯 정면을 행해 웃고 있으며 좌석에 앉아 있는 앤드류 찬 역시 무표정한 얼굴이지만 카메라를 의식하는 듯한 모습이다.

스쿠마란도 수석 위원의 말에 그의 얼굴을 바라보는 모습이 촬영됐다.

 

조코 수석 위원 주변에는 얼굴을 가리는 발라클라바(balaclava)를 쓰고 있는 인도네시아 특수 준군사경찰 ‘브림보’(Brimbo) 대원들이 항공기 좌석이 앉아 있는 모습이 나온다.

 

실리캅 공항의 철저한 보안을 감안할 때 이 사진이 인도네시아 미디어에 유출되었다는 것도 역설적이라는 게 언론들의 반응이다.

 

당시 이들이 도착하게 된 공항에는 외부의 출입이 철저하게 통제됐으며, 심지어 미디어조차 이들의 도착 장면을 촬영할 수 없도록 공항 펜스 주변을 경찰이 순찰하고 있었다.

 


▶정부, 인도네시아 대사관에 강력 항의= 인도네시아 언론을 통해 호송기 안에서의 사진 촬영이 알려진 이후 호주 정부는 캔버라 인도네시아 대사에게 전화를 통해 이에 대해 강한 불만을 표출했다.

 

호주 외교부의 고위 관게자는 지난 주 목요일(5일), 당시 퍼스(Perth)에 있던 인도네시아 바팍 나지브 리파트 케소에마(Bapak Nadjib Riphat Kesoema)대사에게 전화로 호주의 입장을 전달했다.

 


김지환 기자 jhkim@koreanherald.com.a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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