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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년 사이, 부모와 함께 거주하는 OECD 회원국 젊은층(29세 이하)의 비율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호주 또한 예외는 아니어서, 1970년대 5명 중 1명이었던 이 수치는 현재 2명 중 1명 꼴이었다.

 

30세 미만의 부모와 동거율, 서구 국가 크게 높아져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뚜렷’, 호주도 급격한 상승세

 

근래 서구 국가에서 가정의 양상을 변화시키는 추세가 있다. 바로, 젊은이들이 더 오래도록 부모의 울타리에서 머문다는 것이다.

금주 화요일(15일) 시드니 모닝 헤럴드는 20대 후반까지 부모 집에 얹혀사는 비율이 서구 세계에서 계속 늘고 있는 점을 진단, 눈길을 끌었다.

최근 OECD가 발표한 ‘Society at a Glance 2016’ 조사 자료는 15세에서 29세 연령층의 60% 가량이 독립하지 않고 부모 집에 얹혀사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국가의 경우 OECD(Organisation for Economic Cooperation and Development) 가입 35개 회원국이다. 특히 이탈리아, 슬로베니아, 그리스, 슬로바키아, 포르투갈 등의 경우 부모에 의존하는 이 연령대는 4분의 3에 달했으며, 호주는 54%로 집계됐다.

지난 20년 사이 경제 선진국에서는 독립적 성인으로 가는 삶의 과정에서 두드러진 변화가 나타났다. 지난 1995년에서 2014년 사이 OECD 회원국 여성들의 평균 첫 출산 연령은 3년 늦어진 28.7세로 조사된 것이다.

OECD 국가 남녀 평균 결혼연령 또한 1990년 이래 20대 중반에서 30대 중반인 것으로 집계됐다.

여기에는 지역적 문화 규범이 한 요인으로 꼽힌다. 하지만 경제적 문제도 무시할 수 없다는 진단이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OECD 국가를 통틀어 부모 집에 함께 거주하는 젊은층의 비율이 크게 늘어났다. 프랑스의 경우 금융위기 이후 이 비율은 12.5%나 증가했으며, 이처럼 부모와 함께 거주하는 젊은층의 비율이 높은 국가의 경우 청년 실업률 또한 높은 수치를 보이고 있다.

30세 미만 연령으로 부모 집에서 거주하는 호주 젊은이들의 비중(54%)은 OECD 평균(59%)에 비해서는 약간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지난 수십 년 사이 호주가 상당한 경제적 성과를 거두었음에도 불구, 이 비율은 눈에 띌 만큼 증가했다.

1970년대 30세 미만으로 부모와 함께 거주하는 젊은이는 5명 중 1명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2명 중 1명에 달한다. 특히 이 비율의 증가 속도는 2000년 이래 매우 가파르다.

호주 젊은층의 이 같은 경향은 직장에서의 복합적 요인 때문으로 분석된다.

하나의 요인은 교육이 꼽힌다. 과거에 비해 젊은이들이 학업에 매진하는 시간이 더욱 늘어났으며, 이 때문에 부모와 함께 거주하는 나이도 높아졌다는 것이다. 지식을 위한 이들의 투자는 장기적으로 보다 나은 경제적 성과를 보장하는 게 사실이다.

일부 젊은 성인들에게 있어, 부모의 집에 계속 머무르는 것이 ‘자기네 생활 스타일의 선택’이라는 부분도 있다. 부모의 집이 직장에서 가깝거나 또는 젊은이들이 좋아하는 해안가에 있다면, 이보다 좋은 주거조건을 찾기가 쉽지 않기에 독립을 미루고 부모에 의존한다는 것이다. 뿐 아니라 주거비용을 아껴 여행을 즐길 수도 있다. 이 같은 경향은 남성에서 높아 최근 수치는 부모와 함께 지내는 남녀 비율에서 남성이 여성을 앞지르고 있다.

시드니대학교 청년 정책 전문가인 아드리안 브로멘(Ariadne Vromen) 교수는 이 같은 경향으로 인해 호주 젊은이들의 ‘독립적 성인으로의 전환’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고 경고한다. 또한 이는 호주 사회 시스템이 제대로 기능하는지에 대한 의문을 던진다는 지적이다.

브로멘 교수는 “30세 미만 젊은이들 대부분이 부모 집을 벗어나지 못하는 것은 문제라고 생각한다”면서 “이는 나이든 젊은층이 독립할 수 없는 만큼 재정적 어려움을 겪고 있음을 말해주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미 호주 주요 도시의 엄청난 주택가격은 가장 핵심적 사회 이슈가 되고 있다. 또한 비정규 고용 형태가 확산되는 것도 하나의 요인으로 꼽힌다.

OECD의 ‘Society at a Glance 2016’ 자료를 분석한 시드니 모닝 헤럴드는 “이번 자료는 독립을 미루고 부모와 함께 거주하려는 호주 젊은층의 비율이 더욱 늘어날 것임을 예측하게 한다”고 진단하면서 “이 같은 사회가 과연 건강한 것인가”라는 물음을 던졌다.

 

■ 부모와 함께 거주하는 젊은층 비율

(15-29세, 2014년 기준. 단위 %)

-Italy : 81

-Slovenia : 76

-Greece : 76

-Slovak Republic : 76

-Portugal : 75

-Spain : 74

-Hungary : 73

-Czech Republic : 70

-Poland : 68

-Luxembourg : 68

-Ireland : 67

-United State : 67

-Switzland : 64

-Latvia : 62

-Belgium : 61

-Chile : 61

-Turkey : 60

-Austria : 60

-OECD : 59

-Germany : 56

-Estonia : 54

-Australia : 54

-Mexico : 54

-France : 54

-United Kingdom : 52

-Iceland : 52

-Netherlands : 52

-Norway : 38

-Finland : 37

-Sweden : 35

-Denmark : 34

-Canada : 31

Source: OECD, ‘Society at a Glance 2016’

 

김지환 기자 jhkim@koreanherald.com.a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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