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에 '신 보트피플', 뉴질랜드 '차고 생활자' 등장

 

중국인이 광적으로 해외 부동산을 매집하면서 세계 주요 도시의 집값을 올려 놓자 세계 주요 자치시에서 제재를 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BC주가 외국인의 부동산 매입에 대해 주택 취득세 15%를 부과하는 조치와 같이 한국에서도 강창일 더불어 민주당 의원이 지난달 24일 외국인이 제주도에서 일정 규모 이상의 토지 소유권 등 권리를 얻을 때는 도지사의 허가를 받도록 하는 ‘제주특별자치도 설치 및 국제자유도시 조성을 위한 특별법(제주특별법) 일부 개정 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고 밝혔다. 이는 밴쿠버와 마찬가지로 중국인들의 제주 땅 매입이 심해지는 데 따른 조치이다.

 

이미 전 세계 주요 도시에 중국인의 부동산 투자로 부동산 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원주민들이 오히려 거주지에서 쫓겨나는 신주거 난민이 발생하고 있다. 이에 따라 더 이상 주택이 투기의 장이 되지 않고 원주민들이 거주지에서 밀려 나지 않도록 만들기 위한 주택가격 안정 정책을 도입하는 지자체들이 늘어났다.

 

사디크 칸 영국 런던시장은 지난 9월 런던시의 외국인 주택보유 현황을 정밀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가뜩이나 비싼 런던 집값이 올해 들어 급등세를 보인 배경에 중국 투자자의 광적인 부동산 매입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왔기 때문이다. 영국의 일간지 가디언에 따르면 브렉시트 이후 영국 파운드화 가치가 떨어지고 부동산 시장에 저가 매물이 쏟아지자 중국자본의 ‘부동산 싹쓸이’ 현상 가속화되는 추세다. 이에 따라 런던에 값비싼 주거비를 감당하지 못해 템스강에 보트를 개조해 생활하는 ‘신 보트피플’이 더 늘어날 전망이다.

 

영국에 신 보트피플이 생겼다면, 뉴질랜드 오클랜드엔 비좁고 컴컴한 차고를 고쳐 사는 ‘차고 생활자’들이 생겨났다.  뉴질랜드 부동산 감정회사 QV에 따르면 오클랜드의 평균 주택가격은 지난 9월 100만 뉴질랜드 달러(약 8억원)을 돌파해 2007년에 비해 무려 85.5% 폭등했다. 뉴질랜드 노동당은 오클랜드 전체 주택 40%의 소유자가 중국인 성씨를 가졌다고 밝혀 논란이 야기 됐다.

스위스 은행 UBS가 매년 발표하는 ‘세계 부동산 거품위험 지수’에서 런던(지난해 1위)을 제치고 올해 1위를 차지한 캐나다 밴쿠버의 경우 최근 1년간 주택가격이 30% 넘게 폭등했다. 지난해 중국인은 밴쿠버 주택거래액의 3분의1에 해당하는 127억 캐나다달러 어치 주택을 사들였다. 집값 폭등으로 외곽으로 밀려날 처지에 놓인 밴쿠버 시민들은 밴쿠버 주택 평균 시세가 100만 캐나다달러(약 11억2000만원)에 달하는 현실을 비판해 왔다.

 

UBS는 부동산 가격이 급등해 거품 위험이 있는 도시로 밴쿠버(1위), 런던(2위), 시드니(4위)를 꼽아 “이들 도시는 외국인, 특히 아시아로부터 막대한 자금이 유입돼 부동산 가격 상승의 주된 동력이 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만약 중국인들의 밴쿠버지역의 부동산 투자가 지속된다면 밴쿠버 집값은 천정부지로 오르고 있어 조만간 프레이저 강이나 밴쿠버 인렛에 신 포트피플이 뜨거나, 차고 생활자나 캠핑카 생활자가 생기지 말라는 법도 없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BC주의 외국인 취득세 도입으로 인해 최근 밴쿠버의 중국인 투자가 주춤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또 중국 투자자들이 거주가 아닌 단순 투자 목적으로 주택을 사들이며 이로 인해 사람이 살지 않는 유령마을이 형성되자 밴쿠버 시의회는 지난 16일 빈집세를 도입해 부족한 렌트 부동산을 늘리려는 조치를 취했다. 그러나 이런 조치도 밴쿠버 시민들이 주택 가격 부담으로 집을 구할 엄두도 못내는 상황을 개선하는데는 한계가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현재 중국인들의 해외 부동산 광풍을 보여주는 통계자료들이 쏟아지고 있다.
지난 6일 중국의 경제매체 신랑차이징이 중국 재계 조사기관 후룬연구원의 ‘2016 중국 투자인민 백서’를 인용해 자산이 수십억원 이상인 중국 부호들의 1인당 평균 해외 부동산 투자액이  580만위안(9억8000만원)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백서에 따르면 가장 인기 있는 투자 대상은 학교 주변의 주택으로 전체 투자의 52%를 차지했다. 지난해 조사보다 6%포인트 높아진 수치다. 시내 중심의 투자 선호도는 26%로 2위를 차지했다. 중국인 밀집지역인 차이나타운과 조용한 교외 지역이 각각 17%, 7%로 뒤를 이었다. 중국 부호들이 해외의 학교 주변 주택에 관심을 갖는 가장 큰 이유로는 ‘자녀 교육’이 꼽혔다. 실제로 올해 조사 대상 10명 중 8명이 자녀를 해외로 유학 보냈거나 보낼 예정이라고 답했다. 자산 분배와 이민 자격 획득도 해외 투자의 주요 목적이었다. 
 
신랑차이징은 “해외의 질 높은 교육 환경이 중국 부자들의 투자를 이끄는 가장 큰 이유”라며 “캐나다와 미국, 영국이 중국 부자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지역으로 꼽히는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밴쿠버 중앙일보 표영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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