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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2월 ‘새 음주법’(Lockout Laws)에 이어 펍이나 클럽 등에서 만취 상태를 방지하기 위해 업소 측에 책임을 부여하는 등 NSW 주 정부가 보다 강화된 음주 규정을 설정키로 했으나 주류업계의 강력한 로비에 이를 폐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은 멜번컵(Melbourne Cup) 날의 한 풍경. 이런 날은 특히 만취자가 다수 발생하고 폭력 위험도 높아진다.


주류업계 로비에 ‘주류 관련 규제안 완화’ 알려져

 


NSW 주 베어드(Mike Baird) 정부가 음주자의 만취 방지를 위해 펍(Pub)이나 클럽(Club) 측에 책임을 강제하는 규정을 계획했으나 지난 3월 주 선거 직전, 관련 산업계의 로비에 이를 폐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주 월요일(27일) 시드니 모닝 헤럴드 보도에 따르면, 당시 주 정부가 음주 관련 조항에 추가한 가이드라인은, 술 취한 사람이 주류제공 업소에 들어오는 것을 업소 측이 거부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아울러 만취자 발생 가능성이 높은 위험 기간, 즉 호주 건국기념일(Australia Day), 세인트 패트릭스 데이(St Patrick's Day), 멜번컵(Melbourne Cup), 안작 데이(Anzac Day), NRL(National Rugby League) 결승전 및 ‘State of Origin’(NSW의 ‘The Blues’와 QLD의 ‘The Maroons’ 팀이 맞붙는 호주 럭비 경기)이 열리는 날 등에도 주류 제공을 제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구체적으로 보면, 이 기간에는 한 사람에게 제공할 수 있는 주류를 맥주 4잔, 와인 1병이며 ‘샷’(shots)으로 제공되는 위스키, 높은 알코올 농도의 칵테일(‘ready-to-drinks’)은 허용되지 않는다. 뿐 아니라 행사나 모임이 잦은 연말도 고위험 기간에 포함된다.

 

하지만 지난 2월 4일 ‘클럽 NSW’와 호주 호텔협회(Australian Hotels Association. AHA), 레스토랑 및 케이터링 협회(Restaurant and Catering Australia. RCA)는 3월부터 시작되는 이 가이드라인이 지나치게 엄격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한 주 뒤인 2월11일 AHA는 마이크 베어드 주 수상과 미팅을 가졌다. 이 만남은 AHA가 이 같은 정부 규제 내용에 대해 주 정부의 ‘Liquor, Gaming and Racing’(OLGR) 당국에 문제를 제기한 다음 날이었다. AHA는 공식 문서에서 정부의 가이드라인에 대해 ‘draconian’이라는 단어를 사용, 지나치게 엄격한 지침이라고 주장했다. 논쟁을 초래할 것으로 예상됐던 이 가이드라인은 곧 철회됐다.

 

정보자유법에 따라 공개된 이 문서에는 AHA NSW의 폴 그린 이사가 w주류제공 업소에 들어오는 고객의 입장 거부에 반대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AHA는 또한 만취로 인한 사고위험이 높은 이벤트(high-risk events) 기간 중에 발생된 폭행 사건을 보여주는 범죄전략연구소(Bureau of Crime Statistics and Research)의 자료를 들어 정부의 음주 제한 규정에 이의를 제기했다.

 

자유당의 주요 후원자 중 하나인 ‘레스토랑 및 케이터링 협회’(RCA)의 존 하트(John Hart) 회장은 업계의 입장을 문서로 작성, OLGA에 제출했다. 이 문서에서 하트 회장은 ‘멜번컵’(Melbourne Cup. 매년 11월 첫주 화요일)에서 연말의 신년 전야까지가 요식업계 피크 시즌이라며 ‘high-risk events’로 규정한 데 대한 영향을 피력했다.

 

‘클럽 NSW’의 앤서니 볼(Anthony Ball) 회장 또한 킹스크로스(Kings Cross)와 시드니 CBD(Central Business District) 유흥지구 외 지역까지 ‘high-risk’ 제한에 두는 것은 부적절한 것이라며 정부 조치에 강한 의문을 표했다.

 

볼 회장은 정부에 보내는 문서에서 “우리는 이 기간 클럽 등에서 만취한 이들이 늘어났다는 증거를 갖고 있지 않다”고 주장했다.

증류주 업계 또한 ‘만취’와 관련해 시드니 작가회의(Sydney Writers Festival)나 오페라 하우스를 무시한 채 NRL 및 자동차 경주만을 지목하는 것에 대해 불평을 드러냈다.

 

주류판매점협회(Liquor Stores Association)는 “주류제공 업소에 입장하려는 사람이 술을 마신 것 같다하여 그가 만취된 상태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고 못박았다.

 

주류업계의 로비 이후 정부 가이드라인에는 일반 음료나 저알코올 주류 소비하도록 유도하는 등의 내용을 포함, 몇 가지 건강상의 조치가 삭제됐다. 아울러 ‘high-risk events’에 대한 언급도 없어졌다. 음주 제한은 자정 이후 적용되는 것으로 했다.

 

베어드 정부는 지난해, 경찰 및 조사관을 지원하기 위해 주류제공 허가 업소들로 하여금 ‘만취’를 방지하기 위한 명확한 단계를 설정하도록 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하지만 녹색당의 존 케이(John Kaye) 의원은 “정부가 제안한 규정은 주류 업계에 맞추어 느슨하게 되어 있다”고 지적했다.

케이 의원은 “베어드 정부가 알코올 소비에 대한 제한을 언급하고 있지만 강력한 업계 로비 그룹은 여전히 효과적으로 알코올 관련 규정을 다시 작성하도록 할 수 있다”고 비꼬았다.

 

이와 관련, 트로이 그란트(Troy Grant) 부수상 대변인은 “현재 나와 있는 알코올 제한 규정은 초안일 뿐이며 정부의 공식 입장을 담은 것은 아니다”면서 “새 음주법(lockout laws). 삼진아웃제(three strikes) 등 주 정부는 지역사회의 안전을 우선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지환 기자 jhkim@koreanherald.com.a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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