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 나선특구지역 새 양로원 건립
북한(함북)경제특구인 나선지구(나진/선봉)에 최근 새 양로원이 들어섰다. 지난2008년 나진에 세워진 제1호 양로원에 이어 지난해 12월 두 번째 양로원 건축물(2층)이다.
이 두 개 양로원은 캐나다시민권자로 큰빛장로교회의 전종석 장로가 주축이 돼 세워졌다. 전 장로가 소속된 교회를 비롯해 주변기독교인들이 오래전부터 북녘동포 돕기에 참여해 온 결실이다. 북녘 땅 시설후원자들은 나선지구의 양로원복지시설뿐 아니라 인근지역인 함북 회령 등 시, 군 탁아소와 유치원 등 모두 9개의 복지건물을 건립해 척박한 북 환경을 돕는 사랑의 손길을 펴오고 있다.
전종석 장로는 만89세(25년생)로 구십이 눈앞이다. 허지만 젊은이 못지않은 강건함에 주위에서 놀란다. 그는 최근 캐나다 재운전면허(시력검사, 실기시험)에서 새로 5년 유효기간을 발급받을 정도로 (보통 80세 이상은 매년 시력 및 운전시험을 치름.) 노익장을 과시하고 있다.
전 장로는 지난 98년 토론토K교회로부터 중국 길림성 연변(조선족 자치주)선교사로 정식 파송됐다. 금년이 만16년째로 들어선다. 중국 연길에 닿자 곧 조선족개척교회와 조양천진 경로원(명칭이 중국에선 경로원, 북한에선 양로원이라 함.)을 세웠다. 또 인접국경너머 북한 땅(나선지구 등)에도 양로원, 유치원, 탁아소 등 1-2층 건물들을 하나, 둘 씩 건립해 헐벗은 북한주민들의 복지에 남은여생을 바치고 있다.
그에 따르면 북 자원봉사 작업은 건물만 세우는 것으로 일이 끝나는 게 아니다. 소속 인원(머릿수)에 대해 매달 식품을 비롯한 연료, 기타 재료 등 건축물 유지를 위한 지출경비도 도와야한다. 보통 한 복지시설에는 70여명부터 150여명 정도의 (어린이포함 복무인원 등)동포들이 소속돼 있다. 유치원, 탁아소보다는 양로원이 더 비용이 들고 최소 한 달 약 2,500달러이상 소요된다고 지적한다.
캐나다 한인동포들(기독교인)중에는 전 장로처럼 정년은퇴 후 자비(自費) 또는 소속교회후원아래 중국, 중앙아시아 등지에 장기선교사로 떠나는 60-70대은퇴자들이 더러 있다. 이들은 노령에 아랑곳없이 선진국 캐나다정신처럼 ‘기부문화’와 ‘자원봉사’를 바깥세계에서 몸소 실천하는 첨병역할의 코리안-캐나다인들이다. 수년전 加 연방통계국은 캐나다국민의 84% (15세 이상인구)인 2천3백만 명이 기부금을 냈으며, 동 기간 내 자원봉사자인구가 약1천2백50만 명으로 밝힌바 있다.
전 장로가 장기간 북녘 땅에 뿌린 씨는 세월 속 함북 현지에 탐스런 열매를 맺었다. 나선지구는 물론 회령(김정일 모 김정숙 고향), 군포 등 북단지역 곳곳 마을에선 산타(?)할아버지격인 고령의 전 장로를 모르는 주민이 없고 그들로부터 깊은 존경을 받고 있다고 전해진다.
현재 전 장로는 중국 연길시 연평병원 명예원장을 위시해 북한 라진시 양로원 명예원장, 라진 원봉유치원 및 탁아소 명예원장, 군포유치원 겸 탁아소명예원장, 원정리 탁아소, 회령문산리 양로원, 회령시 수북유치원 명예원장 등을 맡고 있다.
그러나 전 장로를 물심양면 돕는 북미동포들의 따뜻한 손길이 지속되고 있는 것만은 아니다. 한쪽에선 북녘동포돕기자체를 우려하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북한동포돕기를 반대하는 측 주장은 ‘불쌍한 북주민보다 전쟁준비를 하는 북한 군인만을 돕는다.’는 인식이 크기 때문이라고 한다.
전 장로측은 북한에 단 한 번 현금을 준적이 없고, 북이 현지에서 필요한 물자나 식량, 기계 등을 직접 중국에서 구입해 제공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얼마 전에도 담석검사용 의료기계 3대를 사서 기증했다고 전했다.
이렇게 전 장로를 통해 전달된 현대화된 기계 등은 북한나선지역 개발에 일조하고 있다. 이러한 헌신적인 봉사 중 대표적인 예는 함북지역의 한 호수를 막아 농토를 만들어(사진 참조) 벼농사를 성공시키는 등 새로운 땅으로 탈바꿈시킨 일이다. 이는 한 때 함북지역 북 주민들 사이 큰 화제꺼리였으나 지금은 스폰서들의 개발지원이 끊어져 현재 중단된 상태라고 안타까움을 전했다.
북한은 지난 1991년 12월28일 나선(나진/선봉)지구를 자유경제무역지대의 ‘경제 특구’지역으로 공포했다. 나진시와 선봉군(옛 명 웅기)을 합쳐 나선지구 법을 만들어 93년부터 이 지역을 ‘황금의 삼각지대’라는 명칭으로 투자유치선전을 시작했다. 북 경제난 타개책의 일환이었다.
북한의 대외경제협력 법이 이때 만들어졌고 외국인 특례법이란 것도 생겨났다. 이 경제 특구는 중국과 일본, 러시아 등 주변국가로부터 큰 관심을 끌었으나 특구자체의 제한(制限)적 걸림돌로 인해 중국 경제특구와는 달리 성공적 진전을 보여주지 못했다.
엉거주춤한 상태로 속도가 멈추어진 나선지구는 2001년 직할시로 승격됐다가 2010년엔 특별시로 지정됐다. 인구는 대략 20만 명(선봉 4만 명 포함)에 육박. 열차편은 평양에서 나선까지 평라선, 회령시에서 나선까지는 함북선 열차가 있다. 특히 부동항인 나진항 고유의 동북아의 지정학적 주요위치로 인해 새삼 주변국으로부터 초미의 관심사로 급부상하고 있다.
한국정부도 러시아 하산과 북한 나진사이 최근 연결된 철도활용을 통해 남-북-러 삼각물류사업을 추진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이는 장기적으로 ‘동북아 평화협력구상’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한국지방연합 전 북미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