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퀸즐랜드 주 중앙 내륙 지역, ‘센트럴 퀸즐랜드’(Central Queensland) 지역의 한 목장을 운영하는 맥스 호키(Max Hockey)씨. 올해로 101세가 되는 그는 지금도 농장과 목축 일을 직접 처리하는 노익장을 과시, 호주 미디어의 한 면을 장식했다.

 

먼 오지 지역서 평생 목장-농장 운영... 호주 농업역사의 산 증인

 

호주 인구의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지난해 8월 실시한 ‘센서스 2016’ 결과 호주인의 평균 연령은 38세로 치솟았다. 하지만 호주 농촌 타운의 농업인구 중간 나이는 이보다 훨씬 높은 56세이다. 한국의 경우 오래 전부터 농촌인구의 고령화 문제가 제기되고 있는데, 이는 호주도 예외는 아닌 것이다.

이런 가운데 최근 퀸즐랜드 주 중앙 내륙(Central Queensland)에 자리한 한 목장의 101세 목축업자가 호주 미디어의 한 면을 장식, 화제가 됐다.

지난 달 24일(일) ABC 방송은 101세의 고령에도 불구하고 센트럴 퀸즐랜드의 목장에서 지금도 목장을 돌보고 작물을 재배하는 맥스 호키(Max Hockey)씨를 소개하면서 “호주의 농촌 인구가 고령이라는 통계자료를 뒤틀리게 만들지도 모른다”고 전했다.

호키씨는 건강한 장수(good innings)에 대해 “특별한 비결은 없다”면서 “건강하게 살 팔자이다(It's the luck of the draw). 결코 아프거나 질환에 시달린 적도 없다”고 말했다.

호키씨는 15세 되던 해 학교를 그만 두고 부친이 운영하던 제재(製材, sawmilling) 사업에 뛰어들었다. 아버지의 사업장에서 목재를 자르며 벌이들인 자금은 현재 센트럴 퀸즐랜드의 몬토(Monto) 지역, 1만 헥타르 넓이에 14개의 방목장을 구축하는 기반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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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인(Kay Hockey)과 함께 집 앞 의자에 앉아 이야기를 나누는 맥스 호키씨. 케이씨는 “자기 일을 좋아하고 자부심을 가져왔기에 지금까지 정정하게 일할 수 있는 것 같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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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아들인 데이빗 스미스(David Smith)와 함께 가축 상태를 둘러보는 호키씨. 스미스씨는 호키씨 농장의 중요한 일꾼이자 그의 ‘오른팔’(right-hand man)과 같은 사람이지만 “여전히 호키씨가 직접 모든 일을 처리한다”는 게 스미스씨의 말이다.

 

부친의 제재 사업장에서 나와 목장업으로 독립한 뒤 가축과 함께 평생을 살아온 그에게는 일일이 열거할 수 없는 이들이 많았다. 그에게 가장 큰 시련은 두 차례에 걸친 세계대전, 1970년대의 가축파동, 내륙 건조 지대에서의 삶을 더욱 고되게 하는 가뭄 등이다.

이 가운데 지난 50년대의 가뭄은 70년대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힘든 시련이었으며, 그가 기억하는 가장 힘겨웠던 상황이었다.

호키씨는 “1946년은 그야말로 최악이었다”고 말한다. 목장에 물이 떨어져 그는 사탕수수를 트럭에 가득 실어와 가축에 먹였다. 가뭄이 해갈되기까지 이 일을 반복해야 했다.

내륙 지역, 대부분의 농장이나 목장과 마찬가지로 호키씨도 폐기계 야적장을 갖고 있다. 잔뜩 녹이 슨 채로 이곳에 방치된 다양한 농기계들은 그의 90년 가까운 농장생활의 역사를 대변한다. 이 가운데는 ‘호주의 농업혁명’이라 평가받았던 다양한 농기계, 초기 트랙터, 호주에서 만들어낸 ‘Sunshine’ 농작물 수확기계도 있다. ‘Sunshine’은 호주 농기계 발명가인 휴 맥케이(Hugh Victor McKay)가 발명한 농작물 수확기계의 브랜드로, 그는 1884년 기계제작 회사를 세워 성공적으로 운영했다.

‘선샤인’ 브랜드의 수확기는 당시 모든 농업인들이 가장 갖고 싶은 기계이기도 했다. 호키씨 역시 당시로써는 엄청난 거금인 250파운드를 지불하고 이 기계를 구입하던 날을 “농업 인생의 보석 같은 순간”이라고 기억했다.

그의 양아들인 데이빗 스미스(David Smith)는 호키씨 농장의 중요한 일꾼이자 그의 ‘오른팔’이다. 그럼에도 스미스씨는 양부에 대해 “지금도 농장 운영을 직접 처리한다”고 말한다.

“여전히 자기 방식대로 농장을 운영하고 내가 할 일을 지시하는 편이다. 나 또한 다른 방식으로 일하는 것은 원치 않는다. 난 아직 그의 수족일 뿐”이라는 게 스미스씨의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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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키씨의 농장에도 폐농기계 야적장이 있다. 이곳의 농기계들은 호주 농기계의 역사를 보여준다. 호키씨가 젊은 시절, 250파운드라는, 당시로써는 엄청난 거금을 주고 구입했던 ‘Sunshine’ 브랜드의 농작물 수확기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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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키씨의 폐농기계 야적장에 서 있는 농기계들.

 

스미스씨는 수많은 변화를 직접 체험한 농부와 함께 일하는 것은 자신에게 큰 혜택이라며 “양아버지는 내게 자신의 어린 시절, 당신 아버지와 함께 증기기관을 활용해 목재를 자르던 일, 그것을 어떻게 운반했는지 등을 말해주기도 한다”고 말했다. 양부가 들려주는 오랜 농장 생활의 경험이 자신에게 큰 도움이 된다는 얘기다.

이어 그는 “매일 새로운 이야기를 듣는다”며 “정말 믿기지 않을 만큼 다양한 경험을 갖고 있는 사람”이라고 표현했다.

호키씨와 이웃인 육류생산업자 아만다 샐리스버리(Amanda Salisbury)씨 또한 호키씨를 통해 육류와 관련된 많은 것을 배웠다고 털어놓았다. “호키씨는 농장 일 하나만을 이어온 사람이며 일시적인 유행에 빠지지 않았다”는 게 그녀의 말이다.

호키씨의 아내인 케이(Kay Hockey)씨는 남편에 대해 “자기 일(농장)을 좋아하고 자부심을 가진 사람이며 다른 많은 농부들처럼 작은 일(가뭄이나 농작물 피해 등)에도 크게 걱정하지 않는 사람이기에 지금까지 정정하게 일을 할 수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케이씨는 “남편은 늘 ‘무엇이 걱정인가? 그에 대한 해답은 어디서도 찾을 수 없고 걱정은 오히려 사람을 늙게 만든다’는 말을 하곤 했다”며 “모든 예측불허의 상황에서 그는 긴 시간을 내다보며 일해 왔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호키씨는 가족과 주변 친구들이 마련한 100세 생일파티에 참석하지 못했다. 생일 전날, 신장에 문제가 생겨 병원신세를 져야 했고, 피자를 먹지 말라는 강한 권고를 받은 때문이었다. 호키씨의 친척과 친구들은 주인공 없는 파티를 가져야 했다.

그리고 다시 101세 생일을 앞둔 그에게 친구들이 전하는 인사는 “101번째 생일 파티에는 참석할 수 있는 것이지요?”라는 것이다.

 

김지환 기자 jhkim@koreanherald.com.a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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