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스 이민 50주년?
“잘못된 역사 재단, 바로잡아야 한다”
○‥1966년 8월 15일에 교회 창립했는데 1967년이 이민 첫해?
○‥달라스 한인사회의 책임있는 이민역사 규명 필요
[i뉴스넷] 최윤주 발행인 editor@inewsnet.net
아랍어의 ‘알(Al)’은 영어의 ‘더(The)’와 같은 정관사다. 최근 몇 년 사이 국제적으로 테러발발이 횡행하면서 테러조직 알카에다와 뉴스채널 알자지라는 삼척동자도 아는 흔한 아랍어가 됐다.
사실 ‘알(Al)’은 수학과 과학분야에 대거 포진한다.
자녀를 가진 학부모라면 누구나 잘 아는 알지브라(대수학)를 비롯해 알코올, 알칼리, 알케미(연금술) 등도 모두 아랍어에서 비롯됐다.
‘알(Al)’ 뿐 아니다. 천문학, 철학, 과학, 수학 등 여러 학문분야에서 아랍어에 어원을 두고 있는 중요단어는 셀 수 없이 많다. 이름이 붙여진 천체의 별 이름 중 3분의 1이 아랍어일 정도다. 중세 중동지역의 학문이 얼마나 뛰어났었는지를 가늠케 하는 반증이다.
알고리즘도 그 중 하나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절차나 방법을 의미하는 알고리즘은 중세 페르시아의 수학자 알콰리즈미의 이름에서 유래한다.
디지털 생활이 일상화되면서 컴퓨터 용어로 많이 알고 있지만, 어떤 행동을 하기 위해 수행되는 명령어들의 집합체인 알고리즘은 사람이든 컴퓨터든 수학적인 것이든 아니든 상관없이 논리적인 문제해결을 위해 시행되는 절차와 방법, 처리 순서와 내용 등을 모두 포함한다. 사람이 수동으로 종이를 사용해 일정한 절차로 문제를 풀더라도 알고리즘에 해당한다.
알고리즘은 어떻게 구성하는가가 중요하다. 명령의 내용과 순서, 처리방법 등에 따라 같은 문제를 풀더라도 다른 결론이 산출될 수 있다. 오류발생의 유무 또한 알고리즘 구성에 근간을 두고 있어 효율적이고 명확한 단계와 원칙이 필요하다.
올해가 이민 50주년?
최근 DKnet 방송사에서 벌이고 있는 ‘달라스 이민역사 50주년’ 행사에 타 언론사를 비롯한 일부 지역사회 인사들이 선뜻 동조하지 못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물론 지역 언론사가 달라스 한인 이민역사에 깊은 관심을 갖고 한인들의 공감과 호응을 일으키는데 기여하고 있다는 점에서 찬사를 아끼지 않는다.
이민 1세대들을 모아 당시의 이야기를 듣고, 지역사회 인사들과 함께 이민사회 발전방향을 모색하며, 지역한인들의 이민생활상을 듣는 수기를 공모하는 다양한 이벤트는 이민사회에 대한 ‘사명의식’이 없다면 결코 해 낼 수 없는 사업이다.
허나 애석하게도 어떤 판단과정을 거쳐 50주년을 못 박았는지, 50주년을 명명함에 있어 알고리즘이 있었는지에 대한 의구심은 풀리지 않는다.
일례로 달라스 한인이민교회의 산 역사이자 1호 교회인 달라스 연합장로교회 홈페이지만 보더라도 교회 창립일은 1966년 8월 15일로 명시돼 있다.
교회 설립자인 석보욱 목사는 이미 1962년 달라스 신학교로 유학을 와 이민생활을 시작한 상태였다. 비슷한 상황의 유학생 가정이 더 있었다.
당시에는 차가 없는 이들이 대부분이었기에 석보욱 목사는 포트워스, 그랜프레리, 커먼 웰스, 덴튼 등지에 거주하는 이들을 직접 픽업했고, 그렇게 모인 사람들이 한달에 2회씩 석보욱 목사의 집에 모여 예배를 드린 게 연합교회의 모태가 됐다. 당시 한인들의 유일한 만남창구이자 정보의 장이었던 첫 교회는 그린빌 크리스천 교회에서 시작했다.
2004년 12월 3일 보도된 미주 한국일보 기사 내용.
이 같은 사실은 2004년 진행됐다가 좌절된 ‘달라스 한인이민사 편찬’모임에서도 확인됐다.
2004년 12월 3일자 미주 한국일보는 “달라스 한인사 시초는 교회였다”는 제하의 기사에서 1902년 하와이 사탕수수 농장 이민으로 미국땅에 발을 들인 인천 내리교회 교인처럼 달라스 한인 이민의 시초는 기독교인들이었다고 적고 있다.
1966년에 교회가 생겼다면 적어도 51년이 넘은 셈인데 왜 올해가 50주년이라는 걸까.
2017년을 이민 50주년으로 정하고 대대적인 행사를 펼쳐가고 있는 DKnet은 1967년 4월 9일을 달라스 이민역사의 시작일이라 주장한다. 이 날이 간호사 최만자 씨 등 일부 간호사들이 달라스에 도착한 날이었다는 게 이유다.
DKnet는 1966년 8월 15일 달라스 최초로 교회가 창립된 역사를 외면한 채 1967년을 이민 첫 해로 규정하고 있다.
지난해 8월 15일, 박근혜 전 대통령은 광복절 축사에 “오늘은 제71주년 광복절이자 건국 68주년”이라는 발언을 해 물의를 빚었다.
헌법에도 나오는 1919년 임시정부의 법통을 애써 외면한 박근혜 전 대통령의 터무니없는 역사관이 고스란히 드러난 부끄러운 장면이었다.
잘못된 역사 재단은 2017년 광복절, “2년 후 2019년은 대한민국 건국과 임시정부 수립 100년을 맞는 해”라고 분명히 한 문재인 대통령에 의해 바로 세워졌다.
역사는 한 개인 혹은 한 조직에 의해 재단되어질 수 없다.
교회까지 설립하여 이미 달라스에 터를 닦고 살아온 이민자들이 있었는데, 간호사 유입이 달라스 이민사의 기준점이 되는 명령어는 제대로 된 알고리즘을 생성할 수 없다.
2017년이 달라스 이민 50주년이라는 데는 논란의 소지가 너무 많다.
달라스 한인사회의 책임있는 역사 규명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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