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 테러 사전 인지 확증 없고, 서면 진술서도 증거 가치 떨어져
 

love.jpg
▲올랜도 펄스나이트클럽 총기테러범의 부인 누르 살만이 동조 및 사법방해로부터 무죄평결을 받았다. 사진은 2016년 6월 12일 사건 이후 희생자들을 수용한 올랜도 헬스 현관에 추모 꽃다발이 쌓여 있는 모습. ⓒ 코리아위클리
 

(올랜도=코리아위클리) 최정희 기자 = 올랜도 펄스 나이트클럽에서 총기난사로 49명의 목숨을 앗아간 오마르 마틴의 부인 누르 살만(31)이 무죄평결을 받았다.

<올랜도센티널> 등 30일치 플로리다 지역 미디어들에 따르면, 살만의 재판은 같은 날 오렌지카운티 법정에서 열렸으며, 사흘간 이어진 심리 끝에 12명으로 구성된 배심원단은 무죄를 평결했다.

살만은 2016년 6월 12일 수니파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IS)에 추종을 표명하며 범행을 저지른 마틴을 도왔고, 연방수사국(FBI)의 조사에서 거짓 진술했다는 혐의로 기소됐다.

살만은 무죄 판결문에 울음을 터뜨렸고, 자신의 변호인과 함께 구치소에서 나와 얼굴을 가린 채 차를 타고 떠났다. 이날 법정에서는 살만의 삼촌과 조카가 판결문에 큰 기쁨을 표했으나, 펄스 클럽 주인 및 총기난사 희생자 가족들은 침묵 속에 자리를 떴다.

검찰은 무죄 선고가 실망스럽지만 법원의 판결을 존중하겠다는 소감만 짤막하게 전했다.

이번 재판에서 검찰과 변호인은 살만이 남편 마틴의 테러 범행 계획을 사전에 인지했는지 와 살만의 진술이 허위인지의 여부를 놓고 공방을 벌였다.

검찰은 마틴이 공격 타겟을 찾아 헤매고 총기와 탄약을 구입하는 데 살만이 동행함으로써 마틴을 도왔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변호인은 살만이 남편의 학대를 당하는 위치에서 범행 파트너가 될 수 없고, 속기 쉬운 단순한 사람으로 도리어 피해자가 됐다고 반박했다.

재판의 핵심 논란거리는 총기 난사사건 발생 후 몇 시간 지나지 않아 살만이 FBI 특별 수사관 리카도 엔리케에게 한 진술이었다. 엔리케 수사관은 당시 살만의 진술을 들으며 살만이 남편의 계획에 동참했다는 것을 감지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엔리케는 규정상 살만의 진술을 녹음하는 대신 서면으로 작성했다. 이는 법정에서 증거 자료로 가치가 다소 떨어지는 것이다. 살만은 진술서에서 “사건이 발생한데 대해 죄송하다”, “시 그 때로 돌아가서 그의 가족과 경찰에게 그가 무엇을 하려고 하는지 알려주고 싶다”라는 글을 첨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엔리케 수사관은 “당신은 (남편의 범행을) 사전에 알았다”고 살만을 추궁하자, 살만은 울음을 떠뜨리며 '알고 있었다'고 말했다”고 증언했다. 또 살만은 마틴이 가족 여행 도중 펄스 클럽 주변을 차로 20분 도는 동안 그와 동행했고, 클럽 공격에 대한 대화를 나눴다는 고백을 자신에게 했다고 엔리케 수사관은 주장했다.

재판에서 검찰은 살만이 팜비치 시티 플레이스와 디즈니 스프링스를 방문했고, 마틴의 애초 목표가 디즈니 스프링스였으며, 총을 숨길 만한 유모차와 인형까지 구입했으나 디즈니내에 있는 경찰들을 보고 공격목표를 바꿨으며 결국 펄스를 선택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문제는 엔리케 수사관의 진술처럼 살만이 펄스 나이트클럽 인근에 있었다는 증거를 검찰이 확보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사건 당일 부부의 행적을 증명하는 자료로 영수증과 셀폰 기록이 제출됐으나 살만의 전화 기록 중에는 그녀가 백화점, 식당, 이슬람 사원 등을 방문한 흔적은 있으나 정작 펄스 클럽 인근에 있었다는 증거는 나오지 않았다.

이에 살만 변호인은 마틴이 사전에 정해놓은 공격목표가 없었는데 살만이 어떻게 그의 범행 계획을 알았겠느냐며 공범혐의를 부인했다. 살만은 그동안 자신이 남편의 범행과 무관하다고 줄곧 주장해 왔다.

한편 이번 재판 과정에는 살만과 마틴이 탄환과 귀금속들을 구입하면서 함께 서있는 화면이 제출됐다. 또 마틴은 사후 상속인으로 부인을 지정한 사실, 마틴과 살만이 6월 1일에서 12일 사이에 크레딧 카드로 2만6532달러를 사용한 정황이 드러났다.

이에 대해서도 검찰은 남편의 죽음을 준비한 부부의 행위들이라고 주장한 반면, 변호인은 마틴이 범행 계획을 살만에게 숨긴 채 자신의 죽음을 준비한 것이라 반박했다.

아프가니스탄 출신으로 올랜도에서 2시간 가량 남쪽 도시인 포트 피어스에서 보안요원으로 일했던 마틴은 사건 당일 오전 2시경 게이 클럽인 펄스에 들어가 '라틴의 밤'을 즐기고 있던 고객들을 향해 총을 발사해 49명의 생명을 빼앗고 50명 이상에게 총상을 입혔다. 마틴은 3시간 가량 클럽 화장실에서 인질을 붙잡고 있다 5시가 넘은 지 얼마 되지 않은 시점에서 경찰과 총격전을 벌이다 사망했다.

한편 살만의 무죄평결에 대해 오렌지 카운티 쉐리프 제리 데밍스 국장은 서면을 통해 재판 결과에 실망을 표하고, “아직도 많은 이들이 정의가 승리했다고 여기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 |
facebook twitter google plus pinterest kakao story band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3437 캐나다 한국 전통 사물놀이, 밴쿠버를 '들었다 놨다, 들었다 놨다' 밴쿠버중앙일.. 18.06.30.
3436 캐나다 휘발유에 또 지방세 1.5센트 추가부담 밴쿠버중앙일.. 18.06.30.
3435 미국 연방 대법원, 온라인 업체에 판매세 부과 인정 코리아위클리.. 18.06.28.
3434 미국 론 데산티스 플로리다 주지사 후보, 트럼프 지지 받아 코리아위클리.. 18.06.28.
3433 미국 데이토나비치 인근서 5백여명 해파리에 쏘여 코리아위클리.. 18.06.28.
3432 캐나다 한인 부모 말만 잘 들으면 돈은 번다 밴쿠버중앙일.. 18.06.28.
3431 캐나다 해외 우수인재 비자 신청 온라인으로 간편하게 밴쿠버중앙일.. 18.06.28.
3430 캐나다 밴쿠버 생활비는 서울에 비하면 조족지혈 밴쿠버중앙일.. 18.06.28.
3429 캐나다 EE 초청장 수령 후 서류 접수 60일로 단축 밴쿠버중앙일.. 18.06.28.
3428 캐나다 논란 일고 있는 캘거리 시의원 연금 혜택 CN드림 18.06.26.
3427 미국 한반도평화기원 ‘위민크로스’ DMZ 2백만달러 상금 화제 file 뉴스로_USA 18.06.25.
3426 미국 “북미회담 지지요청” 美상하원 의원에 로비 뉴스로_USA 18.06.25.
3425 미국 밀입국 부모-자녀 ‘생이별’, 6주만에 철회 KoreaTimesTexas 18.06.24.
3424 미국 틱(Tick), 올해 더 많아진다 … 야외활동시 주의 KoreaTimesTexas 18.06.24.
3423 미국 '위민크로스 DMZ', 200백만 불 상금 받아 코리아위클리.. 18.06.24.
3422 미국 "미국은 북의 체제보장, 북은 비핵화로 화답한 윈윈 했다" 코리아위클리.. 18.06.24.
3421 미국 '뷰티풀 사라소타', 노숙자 살기엔 '최악' file 코리아위클리.. 18.06.23.
3420 미국 노엄 촘스키 ‘북미정상회담 지지연대성명’ file 뉴스로_USA 18.06.23.
3419 캐나다 한남슈퍼, 경북 명품 특산물장터 행사 밴쿠버중앙일.. 18.06.23.
3418 캐나다 한국 자동출입국심사대 도입 10년…1억명 넘게 이용 밴쿠버중앙일.. 18.06.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