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르술탄 나자르바예프 카자흐스탄 대통령이 2일(현지시각) 중앙은행 총재를 해임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카이렛 켈림베토브 카자흐스탄 중앙은행 총재가 유가 하락에 대응하기 위해 자유변동환율제를 도입한 지 3개월이 채 되지 않은 시점에 이뤄졌다. 카자흐스탄의 텡게화 가치는 자유변동환율제 도입 이후 최근까지 30% 이상 하락했다.

  나자르바예프 대통령은 “카자흐스탄 중앙은행과 통화에 대한 신뢰도가 떨어진 상황을 더는 지켜볼 수 없다”며 켈림베토브 총재의 자리에 자신의 사회·경제 고문인 다니야르 아키셰브를 대신 임명했다.

  이번 중앙은행 총재 전격 교체는 카자흐스탄이 유가 하락 때문에 직면한 딜레마를 부각시킨다. 카자흐스탄의 자유변동환율제 도입은 당초 원유 수출 증대를 위한 포석이었다. 카자흐스탄 경제가 나빠지는 상황에서 자유변동환율제 도입은 텡게화 하락으로 이어져 원유 수출에 도움을 줄 것이라는 기대가 나왔다.

  문제는 예상보다 큰 폭으로 텡게화가 떨어진 것이다. 카자흐스탄 중앙은행은 텡게화의 더 큰 하락을 막기 위해 20억 달러(2조2600억 원)를 사용해야 했다. 텡게화 가치는 지난 9월 사상 최저인 달러당 300텡게를 기록했지만 이후 반등해 2일 280텡게에 거래됐다. 지난 달에 기준 금리를 12%에서 16%로 올린 것도 텡게화 가치 급락을 막으려는 조치로 해석됐다.

  텡게화 가치의 급락은 전반적인 경기 침체로 이어져 사회 불안을 피하려는 카자흐스탄 정부에 딜레마로 작용하고 있다고 FT는 분석했다. 텡게화 가치 급락은 카자흐스탄의 외화대출 부담을 키울 수 있다고 국제신용평가사 피치(Fitch)가 지적했다.

  나자르바예프 대통령은 “카자흐스탄에서 텡게화의 유동성이 부족해지고 있으며 대출 또한 줄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카자흐스탄이 2008~2009년 금융 위기 때보다 심각한 위기에 직면했다고 강조하고 대기업들에게 일자리 보장을 요구했다

  켈림베토브 중앙은행 총재는 FT와의 인터뷰에서 텡게화 급락에 대한 책임을 인정하면서도 “카자흐스탄 중앙은행은 선택의 여지가 없다”고 해명했다. 국제 유가 하락으로 카자흐스탄의 많은 유전이 올해 적자를 기록하면서 카자흐스탄 정부는 일자리를 유지하는 동시에 석유 산업을 개혁해야 하는 난관에 봉착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카자흐스탄은 중앙아시아 최대 산유국으로 국내총생산(GDP)의 70%를 석유·광물 등 자원 수출에 의존하고 있다. 지난 2011년에는 석유업계 노동자 파업이 몇 달간의 대규모 시위로 확대돼 비상사태가 선포되는 등 정정 불안을 겪기도 했다.

  카자흐스탄 대통령의 둘째 사위이자 카자흐스탄의 국영 석유 기업인 카즈므나이가즈의 사장인 티무르 쿨리바예프는 FT와의 인터뷰에서 “카자흐스탄 정부는 사회불안을 방지하기 위해 일자리를 보존해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석유 기업들에 대한 법인세를 줄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법인세 인하가 카자흐스탄의 재정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데 있다고 FT는 지적했다. 나자르바예프 대통령은 최근 국제 원자재 가격 하락으로 카자흐스탄 국가의 재정 수입이 40%가량 줄었다고 말했다. 나자르바예프 대통령은 이번 주 영국을 방문해 투자 유치에 나설 계획이다. 카자흐스탄의 GDP 성장률은 지난해 4.3%에서 올해 1.5%로 둔화될 것으로 국제통화기금(IMF)이 지난달 전망했다. 2000~2011년 카자흐스탄의 경제 성장률은 연평균 8.4%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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