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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한국언론진흥재단이 주관하는 2017년 재외동포언론사 공익광고 지원사업의 일환으로 제작된 기획 기사입니다.
태국 최고의 명문대학 쭐라롱컨 대학교에서는 내년부터 정식으로 한국어 전공과정이 신설될 예정이다. 그동안 쭐라롱컨 대학은 한국어 전공에 대한 계획은 있었으나 실행에 옮기지는 못하고 있었다. 그러나 올해 쭐라롱컨 대학 개교 100주년을 맞아 한국어과 전공과정을 신설하게 되면서 태국 대표 대학에도 이제 한국어과 전공자가 탄생하게 되는 것이다. 이와 함께 쭐라롱컨 대학은 자체 교재를 마련, ‘쭐라 한국어 1’을 시작으로 내년부터 시리즈의 정식 출판을 계획하고 있다. 그동안 태국에서는 단순히 한국에서 만들어진 교재들을 사용해 왔던 한국어 교육에서 학습자들인 태국인들의 시각으로 개발된 교재를 사용하는 방식으로 업그레이드 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와 함께 태국 전역 107개의 고등학교에서 한국어가 정식 과목으로 채택되어진 가운데 태국내에서의 제 2의 한국어 교육 열풍이 불기 시작했다. 이런 상황속에서 쭐라롱컨 대학이 정식 한국어 전공과목을 채택한 것은 그 의미가 더욱 크다고 할 수 있다. 태국 최고의 명문대학에서도 채택하고 있는 한국어 과목이라는 점이 주는 영향력은 실로 크다고 할 수 있다.
현재 쭐라롱컨 대학교에서 부전공 과목과 뜨리암 우돔쓱사 중고등학교에서 한국어를 가르치고 있는 송지나 선생과 “에”(Ae) 선생과 함께현재 일선에서 태국어를 가르치고 있는 당사자로서 느낄 수 있는 상황에 대한 대화의 시간을 가져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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쭐라롱컨 대학 한국어 강사 : 송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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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쭐라롱컨 대학에서 한국어를 강의하고 있고 일주일에 한번 뜨리암 우돔슥사에서 한국어 원어민 자격으로 한국어 교육을 하고 있습니다. 이화여자대학 한국어과를 전공하던 중 인턴쉽 과정으로 우연히 태국 쭐라롱컨 대학에 오게 된 것이 인연이 되어 현재 쭐라롱컨 대학과 우돔슥사 고등학교에서 한국어 강의를 하게 되었습니다. 저를 태국으로 추천해 주신 교수님께서 제게 이런 말씀을 하신 적이 있습니다. ‘태국 학생들의 교사들을 대하는 태도는 지금의 한국과는 많이 다르다. 교사에 대한 예의범절이 매우 깍듯하다는 점을 배우게 될 것이다’라는 조언을 들은 적이 있었고 실제로 학생들을 만나보니 그 말씀이 맞는구나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대학에서 중어중문학을 전공했다는 송지나 강사는 본인 역시 외국어 공부를 위해 중국유학까지 한 경험이 있는 당사자로서 반대로 한국어를 전공하는 학생들의 어려움이나 애로사항에 대해 충분히 알 수 있었다고 말한다.
“저도 같은 마음으로 한국어 강사를 시작했던 것 같습니다. 중어중문학을 전공했기에 주위 사람들은 ‘왜 중국어와 관련된 일을 하지 않는건지’의아해 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대학원 전공을 한국어를 하게 된 것은 제가 중국어를 배우면서 중국의 문화를 알게 되었듯이 반대로 한국어를 가르치면서 한국 문화를 알려주면서 동시에 교류하고 싶다는 생각이 컸습니다.”
한국 드라마가 한국에서 방영되면 곧바로 한 두 시간 후에 태국어 자막이 입혀져 나오는 시대에 우리는 살고있다. 물론 불법적인 행위지만 초기의 한국어 자막 수준과는 다르게 현재 태국의 인터넷 상에서 볼 수 있는 한국 드라마의 태국어 자막 수준은 매우 높은 편이라는 것이 대부분의 이용자들의 증언이기도 하다.
“옛날에 비하면 지금은 매우 편리해진 편이죠. 이제는 한국 드라마에 관심이 있기 때문에 한국어를 어쩔 수 없이 배우려고 노력할 필요는 없어졌습니다. 2시간만 기다리면 완벽한 자막이 나오는 드라마를 볼 수 있기 때문이죠. 그렇기 때문에 지금 한국어를 전공하려는 태국인들이 예전처럼 단순히 한국을 좋아하기 때문에, 또는 한국 드라마의 내용을 이해하기 위해서 한국어를 배우는 것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이들은 좀 더 깊숙한 ‘우리’를 배우고 싶어합니다.”
이러한 영역의 변화는 서서히 이루어지고 있다. 단순히 자막으로 보여지는 뜻이 아닌, 드라마 속에서 주인공이 한 말의 의미가 어떤 늬앙스와 의미를 지닌 것인지를 알고 싶어하는 것이다. 현재 태국에는 다양한 한국의 인터넷 웹툰이 소개되고 있다. 만화에서 느껴지는 늬앙스는 단순히 직접적인 번역만으로는 쉽게 이해하기가 힘들때가 많다. 그만큼 한국의 문화와 트렌드를 따라가야 이해될 수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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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반 학생들의 경우 이제는 태국어로 번역되거나 자막이 있는 것들을 오히려 외면하고 있습니다. 한국어로 되어 있는 오리지날 방송이나 웹툰을 보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번역본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깊숙한 감정까지 느끼고 싶어하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면 요즘 태국 학생들에게 가장 인기가 있는 한국 웹툰 ‘외모지상주의’같은 경우에도 한국의 젊은이들이 느끼고 있는 감정을 배우고 싶어 한국어로 된 웹툰을 보는 것이죠. 진짜로 이해되지 않는 장면을 저에게 물어보기도 합니다. 그러면서 한국 젊은이들의 정서를 배우는 것이죠.”
사실, 태국은 일본의 정서와 문화에 훨씬 더 가까운 것이 일반적인 관점이다. 태국과 일본은 수백년 동안 깊은 교류를 해 오고 있다. 태국에 살고 있는 일본이들의 숫자는 한국 교민들의 3~4배 이상 수준이다. 일본 레스토랑이나 일본 ‘망가’만화책은 전문 대여점이 백화점마다 설치되어 있을 정도이다. 우리나라에서는 비록 일본 만화를 수입해 와도 방송에서 일본어 주제가를 그대로 내보내지는 않는다. 하지만 태국 방송에서는 주제가를 일본어 그대로 내보내는 것이 일반적이다.
“초기 한국어 교육은 단순히 한국어를 가르치는 수준에 불과했습니다. 학생들은 한국의 역사나 문화에 그리 큰 관심이 없었습니다. 심지어 한국어를 배운 학생들이 일본회사에 취직을 하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그만큼 일본의 영향력이 크다고 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런 분위기는 서서히 바뀌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제 생각은 대중문화의 겉을 배우던 사람들이 점점 깊이있는 한국의 내면을 바라보기 시작했다고 생각합니다. 요즘 학생들 중에는 한국의 역사와 사회정치를 공부하고 싶어서 한국으로 유학을 가고 싶다는 학생들이 조금씩 늘고 있습니다. 또한 유학이 어려운 경우 태국 내에서 이러한 궁금점을 해소할 수 있는 기관이나 단체의 문을 두드리거나 하다못해 인터넷 ‘유투브’를 통해서라도 공부하고 싶어할 정도입니다.”
하지만 한국에 대해 좀 더 알게 되면 그 이면도 알게되는 것은 아주 자연스러운 수순일 것이다. 이는 좋아 보이는 겉을 치우고 난 후 속살이 드러나는 것이며 한편으로는 우리의 치부를 드러내는 과정이라고 할 수도 있다.
“현재, 세계에서 가장 많은 한국어를 배우고 있는 중고등학생들이 있는 나라가 바로 태국이라고 합니다. 약 25,000여명의 중고등 학생들이 정식으로 한국어 교육을 학교에서 배우고 있습니다. 물론 전공 또는 비전공을 모두 합친 학생의 수이지만 이제 쭐라롱컨 대학을 비롯한 여러 대학에서 한국어과를 전공과목으로 채택하고, 더 나아가 대학 입시에 정식 과목이 되었기에 앞으로 더욱 많은 학생들이 한국어를 배우게 될 것은 자명한 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는 대학에서 한국어를 가르칠 때 그야말로 기초부터 가르쳐야 했는데 이제 상황이 바뀌게 된 겁니다. 중고등학교에서 기본 교육을 모두 마치고 오는 학생들을 대학에서 맞이해야 한다는 것이죠.”
사실, 지금까지의 태국에서의 한국어 대학 교육은 기초 가나다부터 가르치게 되는 상황이었다. 그랬기때문에 대학 4년을 전공한 학생이라도 한국어 실력이 그리 높다고 할 수는 없었다. 하지만 이제 상황이 변하고 있다. 3년 또는 길게는 중학교부터 6년간 한국어를 배운 학생들이 대학 진학을 하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지금 각 한국어 전공 대학들의 고민이 시작되고 있습니다. 기초 과정을 능가하는 신입생들이 등장하기 때문이죠. 아마도 이들은 태국에서 배우는 한국어에 대한 한계를 느끼기 시작할 겁니다. 자연스럽게 한국으로의 유학을 생각하는 학생들도 늘어나게 되겠죠. 제가 경험한 바 있는 일본어나 중국어 역시 마찬가지였습니다. 중고등학교에서부터 체계적으로 공부를 하게 되면 대학에서는 당연히 더욱 깊이있는 공부를 하게 될 것입니다. 문화적인, 역사적인 언어를 비롯해 더 나아가서는 고대 언어까지 배울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런 부분들을 배운 교수진들도 자연스럽게 생겨나게 되겠죠. 이미 중고등학교에서 한국어를 가르치는 선생님들 대부분이 한국에서의 언어연수를 마친 분들입니다. 앞으로 전문분야를 가르칠 분들이 더 많이 필요하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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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은 한국학을 전공하는 학생들이 출현하게 되는 과정의 시작이라는 의미이다. 그리고 그들이 한국과 태국을 잇는 다리가 될 것이다. 앞으로 이들은 한국을 좀 더 이해할 수 있는 사람들로 커 나갈 것이고 우리 역시 이들에 대한 공부가 필요한 단계라는 점을 인지해야 할 시기인 것이다.
“현재 태국에서의 한류는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다이나믹’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학생들에 국한된 호기심만이 아니라는 것이죠. 30~40대를 비롯 그 보다 더 많은 연령대의 태국분들이 한국어를 배우고 있습니다. 저 같은 경우에는 주말에도 일반인들에게 한국어 강의를 하고 있습니다. 이분들의 열정도 대단하십니다. 하지만 이렇게 점점 더 많은 분들이 다가오는 모습을 보며 다른 한편으로는 약간의 걱정되는 부분들도 있습니다.”
이러한 경험은 태국에서도 그리고 한국에서도 실시간으로 일어나고 있는 문화적인 차이점이라고 할 수 있다. 일종의 컬처쇼크라고 할 수 있는 이런 부분들 역시 점차 여러 곳에서 발생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기도 하다.
“특히 한국 회사에서 일한 경험이 있는 분들에게 많이 일어나는 불만 사항입니다. 50:50으로 매우 빈번한 케이스인데 바로 한국 회사에서 일한 경험이 그리 좋지 못하게 되면서 생겨나는 반감입니다. 심한 경우 아예 한국 회사에서는 일하고 싶지 않다고 말하는 분들도 계십니다. 그 속을 자세히 들여다 보면 서로의 문화적인 차이 때문에 생긴 작은 불씨가 큰 불로 이어지는 것들입니다.”
흔히들 얘기하는 ‘한국어 전파’, ‘한국문화 전파’의 의미는 한 방향으로만 흘러가는 형태이다. 좀 더 건강한 관계가 되기 위해서는 ‘교류’가 무엇보다도 필요할 것이다.
“함께 인터뷰하고 계신 Ae 선생님도 여기 계시지만 한국 회사에서 근무한 경험이 있는 분들의 경우 근무 당시 매우 힘든 경험을 여러번 했었다고 얘기합니다. Ae 선생님의 경우 한국인과의 관계도 어려서부터 있어왔고 경험도 풍부하기 때문에 어느 정도 이해하는 면이 많지만 일반적으로 컬쳐쇼크가 강하게 일어나는 부분으로 거론되는 것이 한국인 경영 회사에서의 경험이었습니다. 그동안 TV로만 봐 왔던 한국인들을 실제로 접하게 되는 과정에서 문화적으로 다른 부분 때문에 일어나는 차이점을 쉽게 이해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더구나 속마음을 쉽게 털어놓지 못하는 태국인들 문화상 한국분들이, 태국분들이 느끼는 불편한 사항이 무엇인지를 쉽게 알지 못하는 것도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는 점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교류’는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분들이 우리를 배우는 만큼 우리도 이분들에 대해 배워야 할 시기라고 생각합니다. 아니, 적어도 배우는 것이 아니라 ‘이해’하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죠.”

우돔슥사 한국어 교사 : A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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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의 전공은 한국어가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제가 평소에 워낙 외국인들과의 대화를 좋아하다 보니 대학 전공을 외국어로 해 보자는 생각을 많이 해왔습니다. 제가 대학을 다닐때 가장 인기있는 외국어 전공과목이 바로 일본어였습니다. 그러나 워낙 전공자들이 많다보니 상대적으로 취업에서의 경쟁률이 높아질 수 밖에 없었습니다. 비슷한 시기에 저는 한국 영화와 드라마에 관심을 갖고 있었고 그래서 2차로 선택한 것이 한국어였습니다. 사실 그렇게 심각하게 선택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차선책이었을 뿐이었죠.”
아버지가 지방학교의 체육교사였고 어렸을 때 한국의 태권도 교사와의 교류가 인연이 되어 한국어에 대한 거부감은 그리 크지 않았던 Ae 교사는 단순한 한국에 대한 연결점과 어느 정도 희귀 언어로 분류되었던 한국어를 전공하는 것이 미래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는 막연한 생각으로 한국어를 선택했었던 것으로 보인다.
“한국어를 전공하게 된 계기는 사실 그리 특별하다고 할게 없었습니다. 졸업후 한국의 대기업 협력업체에 취직을 한 것 역시 평범한 수순이었죠. 퇴사 후 역시 일반적으로 대부분의 한국어 전공자들이 하는 일들을 해왔습니다. 프리랜서로 통역과 번역 등을 하는 것이었죠. 이후 친구의 소개로 공립학교에서 한국어 특강을 맡게 되었고 이후 여러 학교에서 한국어를 가르치게 되었습니다. 대부분 제가 가르친 학생들 역시 저와 비슷한 케이스가 많았습니다. 한국 케이팝을 좋아하거나 드라마를 좋아하게 된 계기로 한국어에 관심이 생기게 되자 한국어를 배우게 되는 경우들이었습니다. 자신이 좋아하는 것에 대해 공부를 하는 것이니 학생들의 열의는 높은 편이었습니다. 하지만 한때의 호기심으로 공부를 하게 되니 오래 가지는 않았습니다. 지속력이 조금 떨어지는 편이었죠.”
이러한 와중에 2015년, 주태국한국교육원과 태국교육원이 공동으로 주관하는 한국어 교사 자격 과정을 눈여겨 보고 있던 Ae 교사는 해당 과정을 지원하여 무사히 과정을 마치게 된다. 이러한 와중에 현재 태국 라차팟우따라딧 대학에서는 한국어 교사 양성 전공과정을 신설하였고 이제 약 4년 후에는 한국어 교사가 태국의 사범대학에서 배출되게 되는 것이다. 아직은 태국내 단 하나의 사범대학에서만 한국어 교사 과정이 마련되어 있는 것이기 때문에 그 선택에 제한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제 경험을 통해 보면 언어를 공부하는 것 만으로도 그 나라의 문화까지 배울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단순한 호기심으로 출발했다고 해도 좀 더 시간이 지나면 저절로 좀 더 깊이있는 공부를 하고 싶다는 마음이 생기게 되죠. 특히 태국인들의 성향은 한번 좋아하게 되면 그 선호도를 쉽게 바꾸지 않기 때문에 처음 진입 장벽이 좀 높다는 것만 어려울 뿐이지 한번 빠져들게 되면 오래 지속되며 그 충성심 또한 매우 높다고 생각합니다. 지금의 태국 상황은 진입 장벽 역시 점점 더 낮아지고 있다는 느낌이며 선호도 역시 더욱 오랫동안 유지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한국분들도 직접 피부로 느끼시겠지만 지금 태국 거리를 다니면서 한국인이라는 표시를 하시면 모든 사람들이 미소를 띤 얼굴로 보실 겁니다. 그만큼 한국에 대한 선호도가 높은 편입니다. 어디서나 쉽게 한국 노래를 들을 수 있고 한국 제품은 믿을 수 있다 또는 좋은 품질의 제품이다, 라는 인상을 깊이 심어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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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들의 수준이 높아져가는 상황이라면 가르치는 선생들의 수준도 당연히 높아져야 하는 것이다.
“지금 학생들이 질문하는 수준은 솔직히 저희 일선 교사조차 쉽게 따라갈 수 없을 때도 있습니다. 그래서 한국인 한국어과 선생님이 필요한 것입니다. 하지만 태국 선생님과 한국 선생님과의 언어 소통이 때로는 문제가 되기도 합니다. 한국인 한국어과 선생님이 태국어를 아실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또한 우리 태국 선생님들도 한국어를 100% 이해하는 수준은 아직 아니기 때문입니다. 더구나 양국의 선생님들이 양국에 대한 이해도가 완벽하지 않다는 것도 문제이기도 합니다.”
한국어를 전공하고 있는 학생들이 가장 선호하는 졸업후 직업은 무엇일까? 바로 한국어 선생님이었다. 이는 여러가지 이유가 있다. 태국에서 선생님은 왕족이나 스님과 비슷한 존경을 받고 있는 직업이기 때문에 전통적으로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직업이다. 또한 안정적인 직업이라는 장점도 갖고 있다. 하지만 교사가 되는 것은 한국만큼 이곳에서도 쉬운 일은 아니다. 또한 모두가 선호하는 명문학교에서 교사 생활을 하는 것 역시 꽤나 어려운 일이기도 하다. 이런 여건 속에서도 한국어 전공 학생들의 교사 선호의 이유는 무엇일까?
“여러 선배들을 통해서 한국 회사에서의 근무가 꽤나 힘들고 어렵다는 것을 많이 알고 있습니다. 특히 한국 사람들과 교류하기가 까다롭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저는 한국분들의 특성을 잘 알기에 겉으로는 조금 거칠어도 속 마음은 매우 상냥하고 깊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그건 오랫동안의 교류를 통해서야 알 수 있는 것입니다. 태국인들은 쉽게 마음을 열지 않습니다. 그리고 같은 태국인들 사이에서도 불교적인 배려심을 항상 염두에 두는 버릇이 있습니다. 즉, 제가 이런 말을 했을 때 상대방이 상처를 입지 않을까 염려하는 마음을 말합니다. 일명 ‘끄렝짜이’라고도 하죠. 그래서 직접적으로 말하지 못하고 에둘러 얘기합니다. 하지만 한국분들이 이를 알리가 없죠.”
태국에서는 한국에서 일하거나 한국 회사에서 일하는 후배를 위해 선배들이 여러가지 조언을 하기도 한다. 특히 성적인 취향에 대한 조언은 약간 충격적이기도 하다. “한국에서는 네가 혹시 게이라면, 그러한 사실을 철저히 숨겨야 한다.”는 말은 한국을 찾는 태국인 성소수자들에게는 필수적인 조언이 된지 오래다.
모든, 한국어를 배우는 태국 학생들이 전부 교사가 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지금 우리는 이들이 왜 전부 교사가 되고 싶어하는지에 대해 그 이유를 파악해 볼 필요가 있다.
소통과 교류, 이제 태국에서의 한류는 상업적인 한류에서 교류와 소통으로서의 한류로 이어져 가야 할 시기가 온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일방적으로 보여지고 쏟아내는 문화 콘텐츠가 아닌 서로에 대해 배우고 이해함을 동시에 할 수 있는 소통으로서의 장을 마련하는 시도가 있어야 할 것이다. 한류는 한 사람이 만들어낸 컨텐츠가 아니다. 자연적으로 발생한 현상이었다. 그런 자발적 현상이 상업적으로 피크에 다다르게 되었고 이제 상업적인 비지니스가 스스로의 한류를 망가트리고 있는 형국이다. 경제적 목적으로서만의 한류가 아닌 국가적인 차원에서의 한류로 한층 더 높게 끌어올려야 하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한국 정부는 단순한 일회성 행사가 아닌 꾸준한 노력과 투자에 힘써야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태국의 한류는 일본이나 중국과는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 또한 무한한 성장동력을 갖고 있으며 이미 여러 차례 증명된 바와 같이 태국의 사회와 문화 그리고 경제 등 여러 방면에 걸쳐 그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 태국 수상이 국민들에게 한국의 특정 드라마를 꼭 시청하라고 하는가 하면 한국에 놀러가서 한국어를 배워왔다고 자랑하다 큰 코 다치는 코미디의 소재로도 등장하고 있다.
한쪽으로 쏠리는 일방적인 보급이 아닌, 그들의 것도 우리가 소비하고 인정해주는 진정한 교류, 태국과 일본은 1887년에 정식으로 수교했다. 올해로 태일 수교 135년을 맞는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1958년에 태국과 정식 수교를 체결했다. 올해로 고작 59년이 되었으며 내년에 60주년을 맞게 된다. 135년과 60년의 싸움이다. 태국 곳곳에 남아있는 일본 문화를 걷어내며 우리가 그 속을 들어가기란 여간 힘든 것이 아니다. 하지만, 우리도, 그들도, 서로 깊은 호기심과 호감을 갖고 있는 것만큼은 틀림없다. 마음의 문을 열고, 우리도 그들의 문화에 대한 호기심과 호감을 가져 보는 것은 어떨까?
(기사/사진 김종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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