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여성의 날 특집> 영부인 분 라니 여사, 전야당 부대표 무 속후어, 스포츠 영웅 손 시브메이, 잉 칸타 파비 여성부 장관, 캄보디아 여성의 롤모델 DJ NANA, 캄보디아 국적 프로 당구 세계 랭킹 3위 스롱피아비. 캄보디아 우먼파워 6인방을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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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11년 뉴욕 트라이앵글 셔츠웨이스트 공장 화재 참사로 파업 중인 여성노동자들. HBO 다큐멘터리 <Triangle:Remembering The Fire>

 

3월 8일은 세계 여성의 날이다. 1857년 미국의 여성노동자의 모임에서 시작된 이 날은 여성의 노동시간 단축, 임금 인상, 노동환경 개선과 여성 투표권을 주장하는 사회주의자와 페미니스트에 의해 대규모 운동으로 번지다 1975년부터 유엔에 의하여 매년 3월 8일이 세계 여성의 날로 공식 지정되었다. 우리나라도 매년 3월 8일이면, 전 세계 곳곳에서 ‘여성의 권리 향상’을 위해 활동해 온 시민단체들이 중심이 되어 ‘여성의 날’을 기념한다.

 

캄보디아는 이 날을 국가공휴일로 지정하여 여성의 사회, 경제, 정치적 권리를 주장하는 목소리를 높여왔다.

 

캄보디아를 수박 겉핥기식으로 배운 사람들은 ‘캄보디아는 ‘모계사회’라 여자들의 파워가 세다. 남자들은 찍소리도 못하고 산다.’라고 지레짐작하는 경우가 있다. 본지에 <캄보디아 더 알아가기>를 연재하고 있는 이영심 교수는 ‘2018년 UNDP 통계로 보는 캄보디아 여성의 실태’편에서 실제 캄보디아 여성의 위치를 이렇게 설명한다.

 

유엔개발계획(UNDP)이 전 세계 189개국을 대상으로 조사한 ‘2018년 성불평등지수(GII)’에서 한국은 10위를 기록한 데 반해서 캄보디아는 116위를 기록했다. (여기서 GII는 UNDP가 2010년부터 각국의 성불평등 정도를 측정해 발표하는 지수이다. 생식 건강, 여성 권한, 노동 참여 영역에서 여성 수준과 격차를 고려해 산정한다.)

 

이렇게 교육수준도 낮고 의료혜택이 뒷전임에도 불구하고 생활력은 강해서 가족의 생계를 부양하려는 캄보디아 여성에게는 안타까운 그늘이 존재한다. 그것은 바로 남성의 폭력에 무방비로 노출되어 있다는 사실이다. 여성의 권한 정도를 확인할 수 있는 UNDP 지수요약 차트에 따르면 캄보디아 여성의 자기 결정권은 철저히 무시되고 사회경제적으로 남성에 견줄만한 지위가 전혀 보장되지 않는다. 즉, 생식과 가족계획에 관한 총 6개의 지수에 대해서 캄보디아는 중하위이며, 여성에 가해진 폭력에 관한 총 3개의 지수에 대해서 중상위이며, 사회경제적 권한 부여에 관한 총 4개의 지수에 대해서 하위에 머물고 있다. 이는 한국 여성과 비교해서 캄보디아 여성으로 태어나는 것이 비인권적인 운명에 직면하는 것임을 알게 한다.

 

이 교수의 글을 요약해 보면 비록 경제적 참여율, 여성국회의원수는 한국에 비교해도 훨씬 우월하지만 자기 결정권, 사회경제적 권한 부여, 가정 폭력 노출 상태 수준에서 여실하게 보여지 듯 결국 캄보디아 여성들은 가족의 생계를 부양하기 위해서 투철한 책임의식으로 최전방에서 희생하고 있지만, 사회적인 지위 보장이나 개인의 안전은 전혀 보장되지 않는다는 현실을 나타낸다.

 

이러한 캄보디아의 열악한 환경 아래서도 캄보디아 여성의 성차별 타파, 여권 신장, 정치적 자유를 위해 꾸준하게 소리 높여온 캄보디아 대표적 우먼파워 대표적 6인을 소개한다.

 

1. 분 라니 여사 (영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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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최장기 집권자 훈센 총리의 영부인이자 캄보디아 적십자 총재인 분 라니 여사는 국내 고아, 가난, 에이즈 방지에 앞장 선 인물이다. 특히 여권 신장에 관심이 많은 그는 여성 직업 훈련을 통한 역량 강화에 힘쓰고 있다. 분 라니 여사는 전국에 5개 여성 직업 훈련 개발 센터를 설립하고 캄보디아 수해자를 위한 조직 운영, 아동 보건과 교육까지 광범위하게 인도주의적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분 라니 여사에 대한 평가는 극명하게 나뉜다. 훈센 총리의 막강한 권력을 발판 삼아 1988년 이후 캄보디아-태국 화해 무드를 타고 분 라니 여사가 불법적인 무역에 직간접적으로 관여를 했다는 평가 외에도 캄보디아 적십자 총재 자리를 차지하는 과정에서 불명예스러운 이미지를 남기기도 했다.

 

2. 무 속후어 (대표적 여성 야당 정치인 - 구 CNRP구국당 부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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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보디아의 대표적인 인권 운동가로 알려진 무 속후아는 지난 2017년 총선을 앞두고 강제 해산을 당한 제1야당 캄보디아구국당(CNRP) 부대표였다.

 

무 속후어는 캄보디아 여성 인권 운동 아이콘이다. 그는 바탐방 지역 국회의원 생활로 정치 생활을 시작했으며 곧 이어 여성 및 참정용사부 장관이 되었다. 그는 캄보디아 속담에 '남자는 금이다. 하지만 여자는 흰 천 조각일 뿐이다.'는 남성 중심적인 착오적 발상을 뒤집기 위해 무 속후어는 '남자가 금이면 여자는 귀중한 보석이다.'라는 새로운 격언을 만들었다. 여성의 인식 개선과 성평등을 위해 여성 노동자 권리, 가정 폭력 근절을 위한 법을 제정하는데 앞장 섰다. 소외된 농촌 지역 여성들의 역량의 강화하는 국가적 캠페인도 벌였다.

 

그러나 그는 2017년 구국당이 강제 해산 되며 구속될 위기에 처해 말레이시아로 피신했다. 그와 CNRP다수 의원은 캄보디아에 복귀하려고 시도했으나 K비자(외국여권 소지 캄보디아인이 캄보디아에 체류할 수 있도록 발급하는 비자 형태) 발급을 거부하여 입국 길이 막힌 바 있다. 무 속후어는 지난 1월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귀국할 예정이었으나 캄보디아 정부의 비자 발급 거부로 선동 및 음모 혐의 재판에 참석할 수 없었다.

 

3. 손 시브메이 (캄보디아 최초 금메달리스트, 태권도 -74kg 여성 금메달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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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 김연아가 있다면 캄보디아에 손 시브메이가 있다. 손 시브메이는 19살의 나이에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미들급(-74kg)에서 이란의 F. 루하니 선수에 7대 4로 승리를 거둬 캄보디아에 첫 금메달을 안겼다. 당시 훈센 총리는 “캄보디아에서 유일하게 자랑할 일”이라고 시브메이 선수의 금메달을 극찬하며 포상금 3만불, 신형 오토바이를 수여하고 고등학교 졸업 시험을 자동 합격시키며 격려를 아끼지 않은 바 있다. 이후 국민 스타로 자리매김한 그는 곧 이어 2017년 말레이시아 동남아시아 게임, 2019 필리핀 동남아시아게임에서 캄보디아에 메달을 안기며 캄보디아 최고의 스포츠 스타로 현재까지 인기를 이어오고 있다. 캄보디아 태권도 국가대표 최용석 감독의 제자인 손 시브메이 선수의 쾌거로 캄보디아 내 태권도의 대중화가 급속도로 번졌다. 캄보디아는 1995년 세계연맹 회원국으로 등록, 전국에 약 70여개 도장에서 1만여명 이상의 수련생이 태권도를 배우고 있다.

 

4. 잉 칸타 파비 (여성부 장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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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 칸타 파비 장관은 프랑스 파리의 셍떵뚜안느 대학에서 의학을 전공한 의료전문인 출신이다. 그녀는 프랑스 민간의료기업에서 외국인과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부당한 차별을 견디면서도 캄보디아 의료지원 사업을 수행하는 NGO활동을 성공적으로 병행했다.

 

이후 캄보디아로 돌아와 농촌개발부 수석 고문과 보훈부 장관을 거친 잉 칸타 파비 장관은 2004년 여성부 장관으로 임명돼 현재까지 역임 하고 있다.

 

잉 칸타 파비 장관은 재임 중 지속적으로 성 불평등 문제에 대한 의제를 재기해왔다. 그녀는 장관 임명 바로 다음해에 ‘가정폭력 예방 및 피해자 보호에 관한 법률’(2005) 제정에 조력하는 것을 시작으로 ‘인신매매 및 성 착취 예방에 관한 법률’(2008), 여성폭력 예방법 등의 법안이 자리 잡는데 이바지 하는 등 여성인권신장을 위해 힘썼다. 이밖에도 칸싸 파비 장관은 중앙권력을 분산해 지방자치를 실현하기 위한 법률 제정을 적극 지지하는 등 민주주의 발전에 앞장섰다.

 

5. DJ Nana (본명 Sovathana Neang, 방송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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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J Nana는 특유의 순발력과 통찰력으로 청취자들의 연애 고민을 해결해 주는 라디오 DJ였다. 이후 본격적으로 페이스북에 보이는 라디오 스타일의 고민 해결 영상을 올려가며 차차 인지도를 넓혀가다가 DJ Nana라는 페이스북 채널을 가지고 매주 남자vs여자와의 관계, 심리해석, 처세술에 대한 비디오를 올리며 캄보디아 사람들이 겪는 갈등과 고민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해 주며 대중에게 큰 인기를 얻었다. 현재 DJ NANA Tips 페이스북 페이지에 120만명이 팔로우 하며 캄보디아에서 가장 대중적이고 광범위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방송인 1순위로 꼽힌다. 미혼 시절 연애 관계 조언이나 여성의 목소리를 대변했다면 결혼 후 부부 관계, 육아 팁을 제공하며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DJ Nana는 캄보디아 여성이 꿈꾸는 자주적인 여성상의 롤모델로 가장 사랑받는 여성이다.

 

6. 스롱피아비 (캄보디아 국적 한국 프로 당구 선수, 세계 랭킹 3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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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롱피아지는 캄보디아 국적이지만 한국에서 더 유명하다. 2014년 혜성처럼 등장한 당구 천재 스롱피아비는 세계 랭킹 3위 프로 당구 선수다. 스롱피아비는 20살의 나이에 국제 결혼을 통해 한국에 처음 왔다. 2011년, 남편과 동행한 당구장에서 우연히 당구를 취미삼아 접하게 되고 숨겨진 재능을 발견한다. 빠른 속도로 당구의 세계에 빠지게 된 그는 남편의 적극적인 외조와 자신의 뛰어난 끈기로 점차적으로 실력을 쌓았다. 스롱피아비의 놀라운 실력에 천부적인 재능을 앞다투어 보도했지만 사실, 그는 하루에 12시간 이상을 연습하며 당구에만 매진했다고 한다. 이는 한국 선수들의 훈련량보다 3배나 많은 시간이다. 재능과 노력이 제대로 만난 스롱피아비는 2014년부터 전국 아마추어 대회를 휩쓸기 시작했다.

 

캄보디아에서 당구는 비인기 종목이기 때문에 한국에서 국내 1위를 달성 할 때 까지도 캄보디아에 공식 당구 연맹이 없어 국제 대회를 참가 하지 못했다. 이 안타까운 소식을 접한 캄보디아 정부는 2018년 캄보디아 당구 연맹을 창립하며 국제 대회 진출 발판을 만들었다. 이에 힘입어 세계선수권과 아시아선수권에 연달아 입상하며 세계 랭킹 3위로 올라섰다.

 

세계적으로 이름을 날리면서 캄보디아에서도 스롱피아비의 인지도가 올라가고 있다. 스롱피아비는 캄보디아에 열악한 교육환경, 아동보건을 안타까워해 수상경력을 쌓아가는 만큼 캄보디아에 많은 기부를 한 것으로 유명하다. 어린 시절 의사의 꿈을 접어야만 했던 자신의 유년기를 이 시대의 아이들이 반복하지 않길 바란다며, 기회가 닿을 때 마다 구충제, 학용품 지원을 쉬지 않는다. 또한 여러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캄보디아에 예체능 전문학교 건립을 꿈꾸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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