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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0월 1일은 우리나라 최대의 명절인 추석이자 중국의 중추절이다. 이날은 캄보디아의 정식 공휴일이 아니지만 많은 중국계 캄보디아인들 사이에서 ‘본 싸엔 쁘레아 카에’ (또는 본 싸엔 록 카에)라는 이름으로 쇠는 명절이다. ‘본 싸엔 쁘레아 카에’는 달신에게 제사를 지낸다는 뜻이다.

 

명절이 오기 2주일 전부터 시장이나 대로변에는 형형색색의 장식으로 행인들의 시선을 끄는 가판대가 우후죽순 생기는데, 바로 월병을 파는 가판대이다. 한국에서 추석 때 송편을 빚어 먹듯이 캄보디아 사람들은 ‘본 싸엔 쁘레아 카에’가 되면 제사상에 올리거나 가족, 친지, 지인들에게 선물하기 위해서 월병을 산다. 월병은 밀가루와 라드, 설탕, 달걀 등을 섞어 만든 피에 각종 견과류(살구 씨, 호두, 땅콩, 참깨, 해바라기 씨) 등의 소를 넣은 후 문양이 조각된 나무틀에 모양을 잡아서 구워낸 보름달 모양의 떡이다. 넣은 소에 따라 월병의 가격은 천차만별이다. 월병은 굉장히 달기 때문에 우리가 생각하는 것처럼 한 입씩 크게 베어 먹지 않고, 뜨거운 차를 곁들여 손으로 조금씩 떼어먹는다.

 

월병은 고대부터 중추절에 제사 음식으로 먹던 것이 점차 중추절 음식일 뿐만 아니라 선물용 음식으로 변화하였다. 천년의 역사를 가진 전통음식인 월병은 중국에서는 뇌물로도 자주 사용된다. 지폐를 월병의 내용물로 만들어 전달하는 경우도 있고 월병 자체가 뇌물로 쓰이기도 한다. 비싼 월병을 만들어 선물하면 받은 월병을 가지고 환전소로가 현금으로 환전하는 등 월병을 이용한 범죄가 일어나자 중국에서는 월병 판매량이 줄어들기도 하는 일도 발생했다. 그렇지만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명절이 되면 화합과 화목을 상징하는 월병을 나누어 먹으며 월병에 깃든 둥근 화합의 의미를 나누고 있다.

 

월병을 파는 가판대에는 등불 장난감을 파는 모습도 함께 볼 수 있다. ‘꼼’이라고 불리는 이 장난감은 각종 동물과 만화 캐릭터 모양으로 되어 있고 안에 촛불이나 전구가 있어 불을 밝힐 수 있게 되어 있다. 전원을 켜면 음악이 나오는 ‘꼼’도 있다. 한국에서 정월 대보름날 쥐불놀이를 하듯, 캄보디아 어린이들은 추석날 달밤에 ‘꼼’을 들고 무리를 지어 거리를 밝히며 돌아다닌다.

 

‘추석’, ‘중추절’, ‘본 싸엔 쁘레아 카에’ 각자 다른 이름으로 불리는 명절이지만 세 개 나라 모두 소중한 사람들과 맛있는 음식을 나누고 고마운 마음을 표현하고자 하는 마음은 같을 것이다. 올해만큼 서로의 건강과 안녕을 빌었던 해가 있을까. 더욱 풍성한 명절을 보내기 위해 정성을 담은 월병 한 상자, 혹은 우리의 송편 한 접시를 이웃들과 나눠보자./엄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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