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중국을 다녀간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이 지난 8일 베이징에서 허리펑 중국 부총리와 만나 악수할 때 연신 고개를 숙인 일이 화제가 됐다.

인터넷에 공개된 영상에 따르면 옐런 장관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경제 분야 '최측근' 참모이자, 자신의 대화 상대방인 허 부총리와 악수하면서 3차례 허리를 굽혀 예의를 표했다. 고개를 빳빳이 든 채 악수한 허 부총리와 대비됐다.

이에 대해 중국 온라인 공간에서는 "아쉬운 소리를 하러 와서 이 정도 성의는 보여야지", "자세는 낮추었지만 마음은 언제나 오만하다" 등 냉소적인 평가에서부터 "보통의 미국인들은 거드름을 피우는데 옐런은 적어도 태도가 좋아 보인다"는 긍정적 평가와 "과도한 해석을 할 필요가 없다"는 현실적 시각이 병존했다.

미국 일각에서는 비판이 제기됐다.

보수 대중지(타블로이드지) 뉴욕포스트는 지난 8일(현지시간) "옐런 장관이 외교적 실책을 범했다"며 "미국의 나약함을 드러낸 신호라는 비판이 나왔다"고 전했다.

공화당 조지 W. 부시 행정부 시절 백악관 참모였던 브래들리 블레이크먼은 이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미국 관리는 고개 숙여 인사하지 않는다"며 "마치 (교수가) 총장실에 불려 간 것 같았는데 이는 정확히 중국인들이 사랑하는 풍경"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적을 대할 때 머리를 조아려서는 안 된다"며 "이 행정부(바이든 행정부) 하에서 우리는 우리의 나약함을 점점 더 드러내면서 부끄러움을 느끼는데, 우리가 효과적인 지렛대를 가지고 있지 않음을 보여준다"고 덧붙였다.

이에 중국 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 계열 관영 매체인 환구시보가 11일 사설을 통해 옐런 장관에 대한 '엄호'에 나섰다.

사설은 미국발 옐런 장관 비판에 대해 "중국 요소에 대한 미국 여론의 과민도가 어느 정도인지 알 수 있다"며 "옐런의 과거 동영상을 보면 (누차 고개를 숙이는 인사가) 습관적인 동작임을 쉽게 알 수 있다"고 썼다.

이어 "옐런이 중국에 비굴하게 아첨했다고 생각하는 중국인은 몇 되지 않을 것이며 그보다 훨씬 많은 중국인은 옐런이 겸손과 예의를 표했다고 생각할 것"이라며 "이는 객관적으로 옐런으로 하여금 점수를 따게 했고, 미국과 미국 관리에 대한 중국 사회의 인식을 일정 정도 개선했다"고 덧붙였다.

중국의 대외 강경여론을 대변해온 환구시보가 사설을 통해 미국 각료를 엄호한 것은 이례적인 일로 평가된다. 미국 안에서 대중국 정책에 영향력을 가진 인사 중 상대적으로 온건하다는 평가를 받는 옐런의 존재를 중국이 중시하고 있음을 보여준 일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옐런 장관은 방중 기간, 국가안보를 위한 '표적화한' 대중국 견제 조치를 계속 시행할 것임을 분명히 하면서도 "미중 디커플링(공급망 등 분리)은 재앙적", "세계는 미중이 공동 번영하기에 충분히 크다" 등 중국이 듣고 싶어 할 법한 발언들을 했다.

그런 반면, 환구시보는 옐런 장관 방중 기간 그와 식사를 함께 한 중국 여성 이코노미스트들이 중국 네티즌들의 비판을 받는 데 대해서는 비판에 '이유'가 있다는 논조를 보였다.

환구시보 사설은 "일국 공무원이 외국 방문 시 현지인과 식사를 겸한 간담회를 하는 것은 공공외교로서 비교적 자주 있는 일이나, 미국 관리들이 늘 이런 형식을 활용해 타국 내정에 개입과 간섭을 하는 것은 경계하지 않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옐런과 식사한 중국 이코노미스트들에 대한 비판은 "어찌 보면 미국의 장기적인 대중국 탄압에 대해 중국 민간에서 느끼는 정서가 만들어낸 '냉기'를 보여준 일"이라고 평가했다.

jhc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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