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59575_870943.jpg

땅거미가 내려앉자 화려한 네온싸인이 하나둘 불을 밝힌다. 골목에 책가방을 메고 집으로 돌아가는 학생과 하루일을 마친 사람들이 오가며 활기가 넘치기 시작한다…. 크고작은 식당들에서도 손님 맞을 준비가 한창이다 . 아직 개발중에 있는 도시라 대도시의 아우라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스모그의 “습격”도 어느 정도 받는다지만 상상했던만큼의 최악의 공기질은 아니였다.

  이곳을 “작은 읍”이라 부르는이도 있고 “베드타운“(睡城)이라 부르는이도 있고 첨단기술개발단지라고 하는이도 있다. 전통과 현대, 시골과 도시가 공존하는곳, 그곳이 바로 하북성 연교 국가급 첨단과학기술개발구이다.


  취재차 3박 4일의 일정으로 연교를 다녀왔다. 북경시의 외곽에 자리잡고있는 이 도시는 공항에서 경평(북경-평곡)고속도로를 타고 30분도 채 안걸리는 북경시 동쪽 외곽에 자리잡고있다. 북경시 천안문까지 불과 30킬로메터, 공항까지 25킬로케터, 천진항과는 120킬로메터 거리를 둔 북경시에 속하지는 않지만 수많은 다른 북경시 외곽도시보다도 북경시와 가까운 천혜의 지리적 위치를 자랑하고있다.


  최근 몇년래 지리적 우세와 교통이 편리한 강점으로 이곳 연교가 들썩이고있다. 연교가 북경시의 회룡관, 통주, 하북성의 랑방 등 수많은 “베드타운”중 가장 대표적인 곳으로 떠올랐다. 연교의 상대적으로 저렴한 집값으로 이곳에 정착하는 사람이 점점 늘고있다. 그러다보니 롯데마트, 월마트와 같은 대형쇼핑몰들도 얼마전에 연교에 진출했다. 또 거리를 걷다보면 한국 현대자동차 협력업체인 삼하세원자동차과학기술유한회사와 같은 외국 기업들도 눈에 띄였다.


  연교의 한 호텔에 며칠동안 묵으면서 살펴보니 이곳의 승용차 번호판도 현지 번호판보다 북경시 번호판을 달고있는 차가 더 많다는걸 어렵지 않게 보아낼수 있었다. 신화통신의 “연교 거주인구의 50%가 북경으로 출근하는 사람들이다. 매일 북경으로 출퇴근하는 직장인이 30만명에 달하는데 출퇴근 고봉기에는 교통혼잡이 이뤄지면서 최소 2시간에서 최대 4시간이 걸린다”는 기사를 인터넷으로 본적이 있었다. 문득 이른 새벽의 그 북적거림이 궁금해 졌다. 그래서 28일 새벽 5시 30분에 찾은 연교의 한 대형 주택단지인 상상성(上上城) 앞은 북경으로 출근하려는 직장인들로 붐볐다. 그야말로 “전쟁”이였다. 자녀와 함게 북경으로 가야하는 직장인의 경우에는 새벽에 미리 나와 줄서있다가 뻐스가 올때쯤 되면 전화해서 아이를 불러내기도 한다.


  북경 왕징의 한 서점에서 근무하는 상민화(38살)씨는 “평소 40분이면 갈수 있는 거리를 출근시간에는 2시간도 더 넘게 걸려 간다. 오전 8시까지 출근해야 하는데 상황이 이렇다보니 거의 매일 지각한다”고 푸념을 늘여놓는다. 또 “일을 마치고 집에 돌아오면 저녁 10시가 다 되니 아이는 이미 잠들어 있다. 평일에는 아이의 얼굴을 보기가 힘들다”고 덧붙였다.


  최근 연교에 거주하고있는 조선족들도 급증했다. 현재 연교에 진출한 조선족만 4만명, 연교조선족발전촉진회 김진남 회장은 “현재 한창 건설되고있는 종합주택단지인 “서울성” 과 같은 여러 주택공사가 마무리되면 앞으로 몇년사이에 조선족인구는 10만명을 훌쩍 넘길것”이라고 추정하고있다. 조선족들의 주요집거지였던 북경시 왕징의 집값이 천정부지로 올리뛰면서 조선족들의 “새로운 이민”이 이뤄지고있는것이다.


  이들중에는 제조업, 음식업, 물류 등 다양한 분야의 회사를 운영하고있는 조선족기업인들도 적지않다. 특히 연교에는 어림짐작으로도 100여개에 달하는 조선족 음식점이 있단다. 규모는 크지 않지만 다행이 이곳 많은 현지 사람들과 향수를 달래려는 조선족들이 가게를 찾아오니 운영이 힘들지는 않다고 한다.


  연교에서 보내게 된 마지막 날인 30일 저녁 무렵, 연변의 명태로 승부를 건 식당 “한미각” 을 찾았다. 이 식당 사장 김천(41살)씨가 북경에 온지 벌써 10년도 넘었다. 연교에 연변음식점을 차린지는 4년이 돼 가고 살림집도 장만했다. “왜 연교에 사느냐”는 질문에 김천씨는 “북경은 집값이 너무 비쌌다. 친구가 이곳을 소개해줘서 한번 보고 바로 이리로 옮겼다. 이곳에서 할일이 없을가 고민하다가 음식점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일부에서는 실제 거주가 목적이 아닌 “투기”를 목적으로 주택을 구입하는 사람들도 많을것이라며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있지만 복잡한 북경 도심을 떠나 새로운 곳에 정착하려는 사람들의 요구가 날로 높아져가고있는것은 분명해 보였다.


  출처: 연변일보








  • |
facebook twitter google plus pinterest kakao story band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114 중국 중한FTA 실질적 타결 중국조선어방.. 14.11.11.
113 중국 습근평, 일본 아베 신조 총리를 회견 중국조선어방.. 14.11.11.
112 중국 중국 조선족항일가요합창단의 '하얼빈아리랑' 중국조선어방.. 14.11.10.
111 중국 조선족 농경문화 제1촌-도문시 백룡촌 중국조선어방.. 14.11.10.
110 중국 중-일, 관계 개선 위한 4가지 원칙적 합의 달성 중국조선어방.. 14.11.10.
109 중국 시진핑, APEC 최고경영자회의서 ‘아∙태의 꿈’ 제시 중국조선어방.. 14.11.10.
108 중국 APEC 제26차 장관급회의 북경서 개막 중국조선어방.. 14.11.08.
107 중국 단동항 구역서 갑오전쟁 침몰선 발견 중국조선어방.. 14.11.08.
106 중국 윤윤진 등 3명 《와룡학술》상 수상 중국조선어방.. 14.11.08.
» 중국 연교, 또 하나의 '조선족 타운'으로 부상한다 중국조선어방.. 14.11.07.
104 중국 주인 없는 가게, 2년간 월수입 3000위안 웃돌아 중국조선어방.. 14.11.06.
103 중국 최광일 전국《내가 가장 사랑하는 인민경찰》로 선정 중국조선어방.. 14.11.06.
102 중국 한국어영상스토리텔링대회 및 k-pop대회가 대련세종학당에서 중국조선어방.. 14.11.05.
101 중국 한국문학작품독후감대회시상식 길림대학에서진행 중국조선어방.. 14.11.05.
100 중국 장백산관광 직통차 곧 개통 중국조선어방.. 14.11.04.
99 중국 시진핑 주석 전군 정치사업회의 참여 취재기 중국조선어방.. 14.11.04.
98 중국 조선족 국가1급배우 리옥희씨 영화 "소리굽쇠" 출연 file 중국조선어방.. 14.11.03.
97 중국 “방송의 향연” 전국 조선어 아나운서 사회자 경연 페막 중국조선어방.. 14.11.03.
96 중국 중국 부패척결에 거센 바람 중국조선어방.. 14.11.03.
95 중국 룡정시 일송정을 새롭게 수건 중국조선어방.. 14.11.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