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침체에 취약해 더욱 큰 타격 입어
 

7.png

(사진=scmp)

 

수십 년 동안 홍콩 경제 번영을 유지하는데 도움을 준 미 달러화에 대한 홍콩 달러 페그제가 홍콩 금융시장과 경제가 불안해지면 오히려 아킬레스건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저우 로우화(Zhou Luohua) 중국 인민대 중앙금융연구원 부원장은 홍콩의 독특한 환율체제가 너무 경직돼 있어 주식 시장 또는 부동산 시장 침체에 매우 취약하게 만들어 홍콩 경제의 아킬레스건이 되었다고 말했다. 그는 ”부동산과 주식 시장이 하락세를 보이면 미 달러 보유량에 따라 통화 공급이 결정되기 때문에 홍콩 통화국은 미 연방준비제도 또는 다른 국가의 중앙은행처럼 충분한 유동성을 제공할 수 없다. 자산 가격이 급락하면 자금 유출로 바로 이어지면서 홍콩 경제는 ‘더블 타격’을 받게 된다“고 지적했다.

 

페그제는 1983년 처음 도입되었으며 현재 미 달러 당 7.75 ~ 7.85 홍콩 달러 환율 밴드를 유지하고 있다. 페그제는 1997년 영국에서 중국으로 주권이 반환됐을 때도 유지됐으며, 아시아 금융 위기, 2003년 사스 등 수많은 경제 위기 속에서 마찬가지였다. 홍콩 달러가 환율 밴드 범위를 벗어날 경우, 홍콩 통화국은 홍콩 달러 매입 또는 매도를 통해 환율을 다시 밴드 범위 내로 즉각적으로 회복시켜 환율을 안정화시켰다.

 

통화국은 작년에도 수차례 외환시장에 개입했다. 전문가들은 홍콩의 외환 보유약이 4,490억 미 달러로, 시중에 풀린 본원통화의 두 배 이상에 달하기 때문에 통화국이 페그제를 폐지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실크로드밸리연구소는 “페그제는 홍콩을 국제 금융 허브 지위를 지킬 수 있도록 도와준 초석이다. 그동안 페그제 폐지 여부에 대한 수차례 논의가 있었지만 전반적으로 페그제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다”고 말했다.

 

그러나 글로벌 경제 환경 악화로 인하여 통화국이 페그제를 지키기 위해 모든 화력을 쏟아 붓게 되면 홍콩 경제가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대규모 자본 유출로 경영 환경이 급격히 악화되면서 부동산 시장과 재정적 안정성에 타격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홍콩 달러 방어를 위해 통화국이 지속적으로 외환시장에 개입을 하게 되면 결국에는 홍콩 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알리시아 가르시아 헤레로(Alicia Garcia-Herrero) 나티시스 은행(Natixis Bank) 경제 전문가는 홍콩의 자본 통제 부족이 자본 흐름의 변동성 증가를 나타낸다고 말했다. 홍콩 은행들의 예금이 1.7조 미 달러로 홍콩 GDP의 469%에 달할 정도로 엄청난 수준이기 때문에 만약 대규모 예금 유출 사태가 발생하면 외환보유액으로 충당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정부 시위로 홍콩 관광업과 소매업이 큰 타격을 입으면서 홍콩은 10년 만에 경기 침체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 정부는 2019년 GDP를 2~3%에서 0~1%로 하향 조정했으며, 2009년 이후 최저 수준이다. 게다가 미국이 홍콩 시위와 관련해 ‘인도주의적’ 해결을 주장하면서 중국과의 무역협상과 연계시키는 상황에 이어지고 있다. 마이클 에브리(Michael Every) 라보 은행(Rabobank) 선임 아태 전략가는 “미국이 만약 홍콩에 대한 특별 지위를 취소한다면 홍콩은 더 이상 미국과 자유롭게 교역할 수 없게 된다. 홍콩이 미 달러를 벌어들이지 못한다면 페그제 유지가 불가능하게 된다”고 말했다.

 

알리시아 헤레로 전문가는 “그동안 홍콩은 중국 금융 방화벽 역할을 되어, 외부로부터의 부정적 영향을 차단하면서 해외로부터의 자본조달 제한성과 외국 금융자산 접근성 어려움을 홍콩을 통해 해소해왔다. 그러나 이러한 금융산업 구조가 홍콩의 딜레마가 될 것이다. 홍콩 경제에 닥칠 충격이 중국에서 올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홍콩은 미 연방준비제도의 통화정책을 따르고 있어 중국으로부터 어떠한 통화 또는 환율정책에 의존할 수 없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페그제는 의심할 바 없이 홍콩을 거대 역외 금융센터로 발돋움하게 해준 원동력이다. 그러나 경제에 부정적 충격이 닥칠 때 오히려 불안요소가 될 수 있다. 현 상황이 정확히 그런 시점이다”고 덧붙였다.

 

차이통 인터내셔널 증권(Caitong International Securities)은 그 어느 때보다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는 홍콩 부채와 부동산 가격이 급락할 경우 홍콩 경제는 더욱 큰 타격을 입게 될 것이다. 기업 소득 감소는 부동산 수요와 은행의 부실 대출에 영향을 줄 것이며 경제 침체를 가속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 위클리 홍콩(http://www.weeklyhk.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
  1. 7.png (File Size:703.2KB/Download:13)
facebook twitter google plus pinterest kakao story band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473 홍콩 샤틴, 플라스틱 없는 공동체 시범 운영 file 위클리홍콩 19.08.27.
» 홍콩 홍콩 달러 페그제 오히려 홍콩 경제 ‘아킬레스건’ 주장 file 위클리홍콩 19.08.27.
471 홍콩 유튜브, 중국 선전 동원 채널 정지 file 위클리홍콩 19.08.27.
470 홍콩 카우롱파크 지하개발보다 더 많은 횡단보도 필요 file 위클리홍콩 19.08.27.
469 홍콩 웨강아오 대만구 계획 일환, 선전 ‘해외 인재 유치 강화’ file 위클리홍콩 19.08.27.
468 홍콩 홍콩인 40% 이상, 중국 소속감 낮다고 답변해 file 위클리홍콩 19.08.27.
467 홍콩 위안화 가치, 11년 만에 최저 수준 file 위클리홍콩 19.08.27.
466 홍콩 핵심 산업 타격에 실업률 상승까지, 경제 침체 우려 증폭 file 위클리홍콩 19.08.27.
465 홍콩 ‘액체괴물’ 점액성 완구, 유해물질 범벅, 안정성 논란 file 위클리홍콩 19.08.20.
464 홍콩 올해 중추절, 홍콩사람 50% 이상, 월병 선물 원치않아 file 위클리홍콩 19.08.20.
463 홍콩 항생제에도 끄떡없는 슈퍼버그…홍콩 16명 감염 file 위클리홍콩 19.08.20.
462 홍콩 HSBC, 경영 환경 악화로 대대적 개편 선포 file 위클리홍콩 19.08.20.
461 홍콩 홍콩에 대한 강력한 조치해야 한다는 中 여론 file 위클리홍콩 19.08.20.
460 홍콩 홍콩 부동산 전망 ‘잿빛’, 손해보면서까지 부동산 처분 file 위클리홍콩 19.08.20.
459 홍콩 신규 아파트 10%에 1:25 분양 경쟁률 보여 file 위클리홍콩 19.08.20.
458 홍콩 부동산 시장 불안으로 신규 아파트 분양 시기 연기돼 file 위클리홍콩 19.08.20.
457 홍콩 경제 부양책에도 전문가 ‘하반기 경기 침체 전망’ file 위클리홍콩 19.08.20.
456 홍콩 170만 반정부 시위자들의 행진, 평화의 전략으로 전환 file 위클리홍콩 19.08.20.
455 홍콩 시위 현장 누비는 ‘노란 조끼’ 응급처치 자원봉사자 file 위클리홍콩 19.08.13.
454 홍콩 홍콩, 대만 금마장 영화제 보이콧 대열 합류 file 위클리홍콩 19.08.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