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전 의료지시서 도입 법안 발의

 

4.png

(사진=scmp)

 

홍콩 고령화가 가속화되면서 말기 환자가 연명 치료를 거부할 수 있는 사전 의료지시서 도입에 대한 법안이 발의되었다. 전문가들은 환자의 존엄과 자기결정권을 유지하면서 의료진들이 법적 보호를 받을 수 있다며 긍정적 견해를 보이는 한편 안락사 등으로 악용되지 않도록 대중 인식 고취와 체계적인 법률 구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지난 6일(금), 환자가 자발적 의사 표현을 할 수 있는 상태에서 어떤 시점에서 생명을 연명 치료를 중단하기 원한다는 일명 ‘생명 유언(living will)’ 또는 사전 의료지시서 도입 법안이 발의되었다. 여기에는 인공호흡기 등으로 생명 소생 또는 연장을 원치 않는다는 내용이 작성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법안을 환영하는 동시에 대중들이 사전 의료 지시서에 대한 인식을 고취할 수 있도록 해야 하며 의료진들이 환자와 가족들에게 사전 의지시서에 대한 목적, 기능, 결과에 대한 설명을 충분히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사전 의료지시서는 18세 이상의 환자가 자발적 의사 표현을 할 수 있는 상태에서 두 명의 증인을 공증인으로 선택해 서면으로 작성되어야 한다. 증인 중 한 명은 반드시 등록된 의사이어야 하며 증인 모두 유언에 의해 이익을 받을 사람 또는 법적 상속인이 아니어야 한다. 의료지시서 작성자는 특정 질병이 치유 불능한 말기 상태, 식물인간 상태, 혼수 상태, 시한부 상태일 때 사전 의료지시서에 따라 연명 치료를 중단할 수 있다.

 

이번 법안 발의에 참여한 알버트 람 카이청(Albert Lam Kai-chung) 식품 및 보건부 자문의원은 “새로운 법안은 환자의 자기 결정권을 보호하면서 시한부 환자의 삶의 질을 향상하고 환자의 존엄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한다. 단 사전 의료지시서는 기본적 치료 등 연명 치료를 거부할 수 있지만 안락사와 같은 불법적 의료행위를 요청할 수 없다”고 말했다.

 

2006년 법률개혁위원회는 처음 사전 의료 지시서 도입 권장했지만 법적 구속력은 없었다. 작년 공립 병원에서 처리한 사전 의료지시서는 단 1,577건이었다. 알버트 램 자문의원은 “기존 제도는 명확한 규정이 없어 관리가 어려웠다. 사전 의료지지서에 대한 법률이 체계화되어야 의료진이 법적 보호를 받을 수 있고 환자 또한 자신의 존엄과 의사가 존중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법안이 통과될 경우, 환자의 사전 의료지시서에 따라 치료를 중단한 의료진들은 민사 및 형사 책임에서 면제된다.

 

통계에 따르면 홍콩 사망자 수가 2016년 46,700명에서 2066년 98,000명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심각한 고령화를 겪을 것으로 예측된다. 만약 홍콩의 말기 환자들이 모두 병원에서 연명 치료를 받게 될 경우, 공립 병원들의 환자 수용력 부족 문제가 더욱 심화될 것이다.

 

알버트 람 자문의원은 2017년 중문대 설문조사를 인용하며 노인 4명 중 1명이 병원보다 요양원에서 남은 생애를 마감하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현행법에 따라, 요양원에서 사망한 자는 검시관에게 보고된다. 그러나 사망 전 14일 이내에 병원을 내원한 자는 검시관 보고가 생략된다.

 

채 춘얀(Tse Chun-yan) 병원당국 고문은 사전 의료지시서가 안락사로 악용되지 않도록 명확한 법적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환자 권리 협회는 2016년 설문조사 결과, 성인 중 86%가 사전 의료 지시서를 들어본 적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사전 의료지지서 제도에 대한 대중 인식을 높일 수 있도록 촉구했다. 협회는 “제도가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지만 보다 더 효율적이고 지속 가능할 수 있도록 가족들이 환자의 선택을 존중하고 의료진이 환자의 유언을 수행할 수 있도록 지지하는 사회 문화적 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홍콩 비영리인권단체인 소코(SoCO)는 “의료진과 훈련된 전문가들이 환자가 인생에서 가장 어려운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환자에게 충분한 정보와 설명을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 위클리 홍콩(http://www.weeklyhk.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
  1. 4.png (File Size:682.5KB/Download:22)
facebook twitter google plus pinterest kakao story band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1616 중국 로홍군, 훈춘 경산릉원에 안치 연변방송국 15.09.16.
1615 중국 무지개길 2015연변공익활동 가동식 연변박물관서 연변방송국 15.09.20.
1614 중국 연변 홍기민속촌 전국각지의 관광객들로 붐벼 연변방송국 15.09.22.
1613 중국 “장춘은 이제부터 연변에서 '가까운' 도시...” 연변방송국 15.09.23.
1612 중국 연변 태양광발전산업의 시대 열리나?! 연변방송국 15.09.25.
1611 중국 2015갑급리그 순위표 연변방송국 15.09.26.
1610 중국 <렬사기념일> 맞아 혁명선렬 추모 연변방송국 15.10.01.
1609 중국 연변의 금강산-선경대 연변방송국 15.10.07.
1608 중국 훈춘 맹령사과 판매호황을 연변방송국 15.10.10.
1607 중국 연변장백산축구구락부에 보내는 연변주당위와 주정부의 축하편지 연변방송국 15.10.19.
1606 중국 훈춘 "야거얼"국제복장성 공사, 순조롭게 진행 연변방송국 15.10.20.
1605 홍콩 분노하는 홍콩 공립병원 의사들 옥자 15.10.22.
1604 홍콩 홍콩인 영어 구사력, 아시아 12개 국가 중 9위 홍콩타임스 15.11.11.
1603 홍콩 홍콩 aT, 호텔 아이콘과 함께 한식 세계화·대중화 앞장서 홍콩타임스 15.11.12.
1602 중국 황소담보 대출..연변황소사양업의 융자난 해결 file 연변방송국 15.11.16.
1601 홍콩 홍콩, 새로운 바람은 불 것인가? 홍콩타임스 15.11.26.
1600 홍콩 마카오에서 엑소가 뭉쳤다! ‘엑소 플래닛 #2-디 엑솔루션’ 성료 홍콩타임스 15.11.28.
1599 홍콩 홍콩에서 바라본 '2015 MAMA'..."한류바람 이용 마케팅 성공" vs "팬 서비스 아쉬움 커" 홍콩타임스 15.12.04.
1598 홍콩 美서 대유행 '푸드트럭’... 홍콩서도 볼 수 있을까 홍콩타임스 15.12.10.
1597 홍콩 홍콩쇼핑센터 ‘CTF HOKO’ 선전 첸하이에 개장... 중국 본토 첫 진출 홍콩타임스 15.12.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