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명 중 6명 중국 본토 출신, 줄어드는 홍콩인

 

10.png

(사진=scmp)

 

홍콩 금융업계에서 중국 본토 출신 은행가 인력 풀이 크게 늘면서 홍콩 출신 은행가들의 일자리를 위협하고 있다.

 

글로벌 리크루트 회사 로버트 월터스(Robert Walters)에 따르면, 홍콩 내 금융업 전문가 중 홍콩 출신자의 비중이 2년 전 40%에서 현재 30%로 감소했다. 중국 출신자가 60%를 차지하고 있으며 그 외 외국인들이 나머지 10%를 차지하고 있다. 이 같은 흐름은 고위직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리서치 회사 웰즐리(Wellesley)는 은행 업계 내 고위 임원 중 절반 이상이 중국 출신자로 추정하고 있다.

 

중국 본토 출신 인재 풀이 늘고 홍콩 시장으로 유입되는 중국 자본이 증가하면서 이러한 변화는 불가피할 것으로 모두 예상했으나 업계는 최근 더욱 빨라진 변화 속도에 놀라움을 표했다. 업계는 작년 홍콩 시위 이후 중국계 은행들이 홍콩 출신자 채용 및 승진을 꺼리고 있다는 점이 부분적인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홍콩 소재 중국계 금융회사만 중국 출신자를 선호하는 것은 아니다. 대표적으로 모건 스탠리는 2015년 이후 총 15명의 중국 출신 임원을 선임했다. 같은 기간 홍콩인은 11명에 머물렀다. 골드만 삭스의 경우, 2018년에 중국 국적자 3명을 파트너급 인사로 임명하면서 파트너 출신 국가 중 중국이 가장 많다. 홍콩 출신자의 경우, 대부분 트레이딩, 리서치 등 고객 대면이 비교적 적은 직무에서 승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로버트 월터스의 존 멀러리(John Mullally) 지역담당 책임자는 “20년 전만 해도 홍콩 금융업계에서 중국 본토 출신자가 15%에 불과했다. 그러나 해외 유학 및 근무 등 다양한 국제적 경력을 쌓은 중국 인재들이 늘어나면서 홍콩 인재와의 격차를 줄이고 있다”고 말했다.

 

웰즐리의 크리스티안 브런(Christian Brun)은 “자사에서 조사한 홍콩 소재 금융회사 중 90% 이상이 유창한 만다린 구사력을 필수요건으로 자리 잡고 있다. 이러한 추세가 영국, 미국 등 출신의 외국인 인재들의 일자리 기회도 줄어들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홍콩 소재 8대 투자 은행에서 고위직 임원 중 홍콩과 중국 외 외국인 출신자는 단 7%에 불과하다.

 

한편 중국 출신 인재가 크게 늘면서 홍콩 금융업계 임금 수준도 낮아졌다. 웰즐리 조사에 따르면, 최근 5년간 금융권 임원직의 임금이 15~20% 하락했다. 2015년, 100만~200만 달러를 받았던 전무이사(Senior Managing Director)직이 현재는 85만~175만 달러로 줄어들었다.

 

전문가들은 장기적으로 홍콩의 금융 허브로서의 지위가 흔들리면서 많은 홍콩 은행가들의 일자리 보존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홍콩 국가보안법 시행으로 중국과 홍콩 간의 관할권 경계가 모호해진 데다 미국 정부의 잇따른 홍콩에 대한 경제 제재 위협으로 홍콩의 지위가 약화시키고 있다. 게다가 최근 중국이 다국적 기업에 대한 중국 법인 운영 규제를 완화하면서 많은 해외 금융 기업들이 중국 법인을 확대하고 있는 실정이다. 다만 최근 중국 정부가 해외 거주 자국민의 역외소득에 세금을 부과하겠다고 밝히면서 많은 중국 인재들이 홍콩을 떠날 것으로 예상된다. 홍콩 소득세율의 3배 수준인 중국 세율 부과와 높은 홍콩 물가 수준으로, 홍콩에 거주 중인 많은 중국 인재들이 중국으로 복귀하려는 의향을 내비쳤다.

 

ⓒ 위클리 홍콩(http://www.weeklyhk.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
  1. 10.png (File Size:768.4KB/Download:12)
facebook twitter google plus pinterest kakao story band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1076 홍콩 캐리 람 행정부 장관, ‘시위가 홍콩 경제 악화 초래’ file 위클리홍콩 19.08.13.
1075 홍콩 관광객 수·호텔 객실 이용률 두 자리 수 감소 file 위클리홍콩 19.08.13.
1074 홍콩 다수 슈퍼마켓, 과도하게 플라스틱 포장재 사용해 file 위클리홍콩 19.08.13.
1073 홍콩 AI 기술 이용해 온라인 범죄 수사 확대 file 위클리홍콩 19.08.13.
1072 홍콩 美, 홍콩 여행주의보 2단계 발령 file 위클리홍콩 19.08.13.
1071 홍콩 퀸즈 메리 병원, 새로운 응급서비스 전용센터 개설 예정 file 위클리홍콩 19.08.13.
1070 홍콩 홍콩, 대만 금마장 영화제 보이콧 대열 합류 file 위클리홍콩 19.08.13.
1069 홍콩 시위 현장 누비는 ‘노란 조끼’ 응급처치 자원봉사자 file 위클리홍콩 19.08.13.
1068 홍콩 170만 반정부 시위자들의 행진, 평화의 전략으로 전환 file 위클리홍콩 19.08.20.
1067 홍콩 경제 부양책에도 전문가 ‘하반기 경기 침체 전망’ file 위클리홍콩 19.08.20.
1066 홍콩 부동산 시장 불안으로 신규 아파트 분양 시기 연기돼 file 위클리홍콩 19.08.20.
1065 홍콩 신규 아파트 10%에 1:25 분양 경쟁률 보여 file 위클리홍콩 19.08.20.
1064 홍콩 홍콩 부동산 전망 ‘잿빛’, 손해보면서까지 부동산 처분 file 위클리홍콩 19.08.20.
1063 홍콩 홍콩에 대한 강력한 조치해야 한다는 中 여론 file 위클리홍콩 19.08.20.
1062 홍콩 HSBC, 경영 환경 악화로 대대적 개편 선포 file 위클리홍콩 19.08.20.
1061 홍콩 항생제에도 끄떡없는 슈퍼버그…홍콩 16명 감염 file 위클리홍콩 19.08.20.
1060 홍콩 올해 중추절, 홍콩사람 50% 이상, 월병 선물 원치않아 file 위클리홍콩 19.08.20.
1059 홍콩 ‘액체괴물’ 점액성 완구, 유해물질 범벅, 안정성 논란 file 위클리홍콩 19.08.20.
1058 홍콩 핵심 산업 타격에 실업률 상승까지, 경제 침체 우려 증폭 file 위클리홍콩 19.08.27.
1057 홍콩 위안화 가치, 11년 만에 최저 수준 file 위클리홍콩 19.08.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