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들 ‘금메달리스트’ 루이, “10년 전 코치에게 성추행당해...나의 고백으로 다른 피해자들이 용기 얻기를”
홍콩 운동선수 71명, 체육계 성추행 재발 방지 위한 ‘공동성명서’ 발표


지난 10월 미국 할리우드의 유명 제작자 하비 웨인스타인(Harvey Weinstein)의 성추행 사실이 폭로됐다. 그가 지난 30년간 권력과 재력을 남용해 유명 배우로부터 말단 직원에 이르는 다수의 여성을 성추행했다는 사실은 미국을 넘어 전 세계에 큰 충격을 안겨줬다.

케빈 스페이시(Kevin Spacey)를 비롯한 유명인들의 성추행 내용이 연이어 폭로되면서 대중은 실망과 충격에 휩싸인 한편, 용기 있는 목소리를 낸 피해자들을 위로하고 공감하기 시작했다. 성추행 피해자들의 폭로가 계속되면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는 성추행 사실을 알리고 가해자를 폭로하는 ‘미투(Me Too)’ 캠페인이 전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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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달 30일, 베라 루이라이유가 '미투'라고 적힌 사진과 함께 성추행 피해 사실을 폭로했다. (베라 루이라이유 페이스북 갈무리)


홍콩에서는 2017 아시안 인도어 게임(Asian Indoor Game) 여자 60m 허들 금메달리스트 베라 루이라이유(Vera Lui Lai-yiu)가 지난달 30일, 자신의 23번째 생일을 맞아 SNS에 ‘13세에 육상 코치에게 성추행을 당했다’는 내용과 함께 ‘#MeToo’라고 쓴 종이를 들고 있는 사진을 올리면서 ‘미투’ 캠페인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성추행 피해자들이 나의 모습을 보고 용기를 얻기를 바란다”고 밝힌 루이의 고백은 다른 피해자들의 추가 폭로로 이어졌다. 2015년 미스홍콩 진에 선정된 루이스 막(Louisa Mak)도 지난 3일 자신도 성추행을 당했다고 폭로하며 ‘미투’ 캠페인에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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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동성명서에 참여한 (왼쪽부터) 수영선수 스테파니 아우, 허들선수 베라 루이라이유, 사이클선수 리와이체 (SCMP 갈무리)


홍콩의 ‘미투’ 캠페인은 성추행에 특히 취약했던 체육계에서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다. 앞서 자신의 피해를 세상에 알린 루이를 비롯해 사이클선수 리와이체(Lee Wai-sze)와 수영선수 스테파니 아우(Stephanie Au)을 비롯한 71명의 운동선수는 체육계에 만연한 성추행 재발 방지를 촉구하고 피해자에 대한 조치를 요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감독과 코치는 선수들이 가장 신뢰하고 따르는 존재”라며 “선수들이 감독과 코치를 믿고 안전하게 운동에만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달라”는 호소로 시작된 성명서에는 ‘홍콩 정부와 체육계가 성추행 사건에 대한 포괄적인 조사를 할 것’과 ‘감독과 코치를 비롯한 현장 관계자에 철저한 지침을 내릴 것’, ‘불필요한 신체적 접촉을 피하고 감독이나 코치가 일대일로 선수를 지도하지 말 것’ 등의 요구가 포함됐다.

홍콩 캐리 람(Carrie Lam) 행정장관은 루이가 폭로한 성추행 사건의 진상조사는 물론 체육계 내부 성추행 상황을 철저히 조사할 것을 지시했다. 홍콩 레저문화서비스국(Leisure and Cultural Service Department)은 “철저한 진상조사가 진행되고 있으며, 가해자에 대해서는 ‘관용 없이’ 처벌하겠다”고 밝혔다.

[홍콩타임스 한병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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