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기자가 본 평창

 

 

평창올림픽을 앞두고 한국의 날씨는 확실히 따뜻해졌다. 하늘은 파랗고 전나무 사이로 파란 하늘과 빛나는 태양이 보이고 계곡에서 건조 중인 지역 명산물인 황태 냄새가 났다. 그러나 저녁이 되면 다시 추워졌고 냉기가 몸을 얼어붙게 만들었다. 한국의 추위는 가끔 찾아오지만 뼛속까지 스며드는 강추위이다. 올림픽이라고 해서 간판을 외국어로 갑자기 번역해서 거는 일은 한국 사람들은 하지 않았다. 아주 낯선 땅에 온 기분이었다. 버스 안에서 한 노년의 신사가 웰컴투 코리아 라고 인사를 하길래 기자는 감사합니다 라고 대답했다. 이 신사는 반색을 하며 기자와 한국어로 러시아 선수들의 출전 금지에 대해 대화를 나누었다. 어디서나 이 문제는 대화의 중심이었다.

 

이 대화는 평창동계올림픽 국제 방송센터에서도 이어졌다. CAS가 IOC의 징계가 무효라고 판결했어도 IOC는 출전을 허가하지 않았다. 이것은 징계가 아니라 IOC의 고유 권한이기 때문에 번복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다. 다른 나라에서 온 기자들은 2007년에도 그런 결정이 있었지만 런던 올림픽을 앞두고는 그 규칙을 취소했다. 그래서 이번과 똑같이 도핑에 연루된 선수들이 CAS에 제소했고, 그 당시는 출전허가를 얻었다. 그 결과로 영국은 런던 올림픽에서 20개의 금메달을 땄다. 런던 올림픽 이전에는 금메달 수가 2개였고 그 이후 올림픽도 2개였다. 러시아와 영국의 차이는 무엇이길래 이렇게 차별대우를 받을까하고 동료가 물었다. 기자는 그에게 영국이 더 신사적이라고 유명하니까 라고 대답했다.

 

평창은 도시라기보다 군 단위의 작은 지역인데 개회식 날은 생기가 돌았다. 한국의 방방곡곡(坊坊曲曲)에서 개회식에 참석할 군중들이 몰려들었다. 한국인들은 매우 실제적인 사람들이다. 서울에서 강릉까지 우주선 속도로 달릴 수 있는 도로를 만들었다. 올림픽 이후에도 계속 사용할 수 있으니까. 올림픽 개폐회식장은 너무 커서 유지하기도 힘드니 개폐회식이 끝나면 해체한다. 아이스하키 경기장도 해체한다. 빙상경기장은 세계 피겨선수권 대회를 할 수 있으니 남겨놓고 컬링 경기장도 강릉 시내에서 유일한 실내 빙상 경기장이니 남겨 놓는다. 대학교에 있는 아이스하키 경기장은 청소년 선수들의 경기를 위해서라도 남겨 놓는다. 올림픽 선수촌은 올림픽 후 아파트로 분양한다.

 

올림픽 선수촌은 모스크바 남쪽 새로 시로 편입된 지역의 신축 아파트 촌 같은 모습을 하고 있다. 평창에 8개 동, 강릉에 10개 동의 15층 고층 건물이다. 선수들은 방 4개 화장실 2개 주방으로 이루어진 각 아파트에 숙박하고 각 방은 2인이 체류한다. 각 건물 사이에는 큰 텐트가 있는데 이 텐트 안에 식당, 피트니스 홀, 병원, 조직위원회가 자리잡고 있다. 올림픽이 끝나면 역시 해체된다. 강릉 선수촌은 시내에 있어 볼거리가 있는데 반해, 평창 선수촌은 숲 속에 있어 갈 곳이 없다.

 

올림픽 선수촌에서 각국 선수단 숙소는 창에 걸린 국기를 보고 알 수 있다. 한국 선수단과 미국 선수단 규모가 가장 커서 거의 한 동 전체를 차지하고 있다. 러시아 선수단은 올림픽기를 사용하고 있어서 숙소를 찾기가 쉽지 않다. 북한 선수단도 입촌해 있다. 북한 선수들과 훈련장에서 또는 그냥 만나고 대화를 하는 것은 상당히 쉬운 일이 아니다. 북한 선수들의 숙소는 그냥 들어갈 수가 없고 철저히 통제되며, 다른 사람들과 접촉하거나 인터뷰를 하는 것도 금지되어 있어, 참가한 각국 선수단 중에 가장 알 수 없는 팀이다.

 

평창동계올림픽에 참가한 각국 선수단에게는 삼성이 갤럭시 8 스마트폰을 선물한다. 유엔 제재 대상인 이란과 북한은 제외된다. 러시아 팀은 개인 자격이라 스마트폰도 받을 수 없다. 평창 올림픽 선수촌에서는 한 가지 갑작스런 사건이 있었는데 밤중에 누군가가 김정은이 유명한 한국 바둑기사와 정치인을 암살하기 위해 돈을 모으고 있다는 내용의 전단을 살포했다. 경찰이 500장 정도의 전단을 수거했고 기자도 기념으로 한 장 주워 가졌다.

 

무슨 일이 어떻게 일어났든지 한국인들은 이미 이 평창동계올림픽을 역사적인 사건이 되게 만들었다. 개회식에서 남북 선수단이 한반도기를 앞세우고 동일한 단복을 입고 공동 입장했다. 올림픽기도 남북 선수가 공동으로 들고 입장했다. 이때 문재인 대통령과 김여정은 서로 악수를 했다. 한국 TV는 이 순간을 평창동계올림픽에서 일어난 중요한 사건으로 계속 방영했다. 이것은 쿠베르탱이 말한 그 올림픽 정신이 이루어진 것이다. 이 사건은 희망이고 새로운 역사이다.

 

경기장 밖에서는 이런 화해 기조(和解 基調)를 지지하는 측과 반대하는 측이 서로 시위를 벌이고 있었다. 이들은 모두 평화를 사랑하지만 평화에 대한 이해와 개념은 완전히 다른 것 같았다. 남북 대화 지지자들(좌파)은 한국 민중가요를 부르는 것 같았고, 반대자들(우파)은 북을 쳤다. 지지자들은 한반도기를 반대자들은 태극기와 성조기를 흔들었고 이들 사이를 경찰이 빽빽이 서서 갈라놓았다. 시위하는 사람들은 서로의 극심한 증오를 드러내지는 않았다. 서로 다른 편의 두 사람이 싸우기 시작했지만 경찰이 갈라놓았다. 경찰들도 미소를 띄며 호루라기를 불고 시위를 자제시켰다.

 

그리고 길에서 기자는 성화 봉송(聖火 奉送)을 목격했다. 군중을 헤치고 나타난 재키 찬이 성화봉송에 참가했다. 그리스에서부터 2018일을 지나 이곳에 도착한 성화가 재키 찬의 손을 거쳐 쇼트트랙 금메달리스트 전이경, 골프금메달리스트 박인비, 축구선수 안정환의 손을 거쳐 두 명의 남북 선수들에게 건네졌고 그들은 같이 가파른 계단을 올라 성화대로 향했다. 성화대 위에서는 밴쿠버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이며 아름다운 피겨 선수 김연아가 나타나 성화를 받고 점화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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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BC 캡처>

 

 

올림픽 개회식은 길지 않았지만 매우 감동적이었다. 전통적으로 미래를 향하여 가는 어린이들과, 한국의 상징인 흰 호랑이와 용, 파랑새가 등장했고, 오페라 가수가 올림픽 찬가를 불렀다. 한국의 찬란하고도 극적인 역사에 대한 부분은 많지 않았지만, 한국인들이 자랑하는 기술은 정말 놀라웠다. 불꽃이 하늘을 날아오르는 새로 변하고, 스노보드를 탄 사람이 되더니 다시 수백개의 작은 불꽃이 되었다가 올림픽을 상징하는 다섯 개의 링으로 변했다. 마술처럼 아름답고 신기했다. 이 개회식은 전통적이고 보수적인 한국, 그러면서도 첨단 기술을 자랑하고 역동적인 한국을 잘 보여주었다.

 

가장 많은 선수를 파견한 곳은 미국이었고 우즈베키스탄 선수단이 가장 적었다. 통가맨 피타 니콜라스 타우파토푸아도 시선을 끌었다. 러시아 선수단은 55번째로 회색 코트에 하얀 목도리를 두르고 등장했다. 선수단 전체의 반에 해당하는 80명이 개회식에 참가했다. 그 앞으로 한국 자원 봉사자가 올림픽기를 들고 입장했다. 선수단은 미소지으며 등장했지만 기자는 그들을 보며 눈물을 흘렸다. TV 방송에는 보이지 않았지만 관중석에서는 러시아 기를 흔들며 환영했다. 미국 선수 중에서도 러시아기를 흔든 선수가 있었다. 나중에 선수들은 그들을 향한 지지와 환영을 보고 들었으며 위안을 받고 기뻤다고 말했다.

 

금요일 낮 시작된 예선에서 알렉산드르 스미실랴에프는 모굴 결승으로 직행했고 아나스타시 브리즈랄로바와 알렉산드르 크루셀나츠키도 컬링 복식 준결승에 진출했다. 금요일 진행된 피겨 단체전에서 러시아의 성적은 4위였다. 최종 결과는 토요일에 결정된다.

 

이번 평창동계올림픽 개회식에는 정상급 인사를 파견한 국가가 많지 않아 총 26개국이었다(소치는 60개국). 미국은 마이크 펜스 부통령을 보냈고, 트럼프 대통령의 딸 이방카가 폐회식에 참석한다. 전통적으로 올림픽에서 그렇듯이 유럽 국가들의 수반이 많이 참석했다. 한국에게 중요한 것은 일본의 아베 신조 총리가 개회식에 참석하기로 동의했다는 것이다. 러시아에서는 러시아 올림픽 조직위원회 스타니슬랍 포즈드냐코프 부위원장이 도착했다. 다른 인사들은 러시아가 획득한 메달 수가 분명해지는 폐회식이 가까워질 때 도착할 예정이다.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의 첫 금메달은 여자 크로스컨트리 15㎞(7.5㎞+7.5㎞) 스키애슬론 경기에서 스웨덴의 샬롯 칼라가 차지하여 올림픽 3연패의 쾌거를 달성했다. 러시아 팀 첫 번째 메달은 쇼트트랙에 출전한 세묜 엘리스트라토프가 3위를 차지하여 동메달 수상자로 시상대에 올랐다.

 

 

글=나제즈다 프루센코바 특파원|러시아 일간 노바야 가제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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