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전 성공적으로 시작되었던 북미 및 남북관계 정상화 과정이 현재 답보 상태에 있는 것은 두 가지 점에서 바라볼 수 있다.

 

한 편으로 보면 답보 상태조차도 수십년간 군사적 충돌 직전까지 가서 간신히 균형을 맞추어오는 것을 반복한 한반도 정세에서는 그리 나쁜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다른 편에서 보면 답보 상태는 의료에서도 그렇고 정치에서도 마찬가지로 종종 갑작스럽게 오래 된 지병이 갑자기 악화하는 상태로 발전할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국제 사회, 특히 이런 저런 이유로 한반도 정세를 주의 깊게 주시하고 있는 국가들은 이런 불안정한 상태에 대해 우려를 품지 않을 수 없다.

 

올해 9-11월초에 이르는 아주 최근까지도 우려가 되는 점은 아무 것도 없었던 것처럼 보인다. 트럼프 미 대통령은 계속적으로 북한 김정은 위원장과 새로운 정상회담을 개최할 가능성이 있다고 확인했고 북한은 그런 가능성을 부인하지 않았다. 트럼프 미대통령과 북한에 적대적인 미국 정치 지도층을 약간 힐난하기는 하면서도 북한 고위층은 북한의 적들과는 분리해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 매우 따뜻한 어조로 언급하곤 했다.

 

그러나 11월 중반 모든 것이 갑작스럽게 변하기 시작했다. 북한은 한국과 미국에 대해 한미공중연합훈련을 취소하라는 전통적인 요구를 내밀면서 아마도 이 요구에 대해 한미가 받아들일 것으로 생각하지는 않았던 것 같다.

 

그러나 백악관과 청와대는 충분히 숙고한 후 향후 북한과의 대화를 발전시키기 위해 이 훈련을 취소했다. 동시에 한미는 이후 북미 정상회담을 개최할 것을 염두에 두고 북한과 실무 접촉을 되살리려 시도했다.

 

그런데 북한은 실무접촉에 응하지 않았을 뿐 아니라 이제는 새로운 전혀 실현 가능성이 없는 요구를 내놓기 시작했다. 한미연합훈련을 완전히 중지하고 경제제재를 해제하며 북한에 대한 적대 정책을 중지하며(마치 그 정책이 트럼프가 직접 벌이는 것인냥) 이제 바로, 아무런 협상도 없이, 북한 정부에 믿을만한 안전 보장을 제공하라는 것이었다.

 

북측 대미 협상 담당 외교 관계자들은 갑자기 미국에 대해 매우 강경한 언사를 사용하기 시작했다. 김계관 북한 외무성 고문은 전혀 외교적이라 볼 수 없는 어조로 트럼프 대통령이 한반도 주변 상황을 순전히 개인적인 이득을 위해 사용하려 한다고 비난했다. 그는 담화에서 “우리는 아무 것도 돌려받지 못한 채 더 이상 미국 대통령에게 자랑할 거리를 주지 않을 것이며 이미 트럼프 대통령이 자기의 치적으로 자부하는 성과들에 해당한 값도 다시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물론 김계관 북한 외무성 고문의 말이 전혀 틀린 것은 아니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탄핵 문제와 관련한 다수의 조사가 이루어지고 있는 현재, 다른 어떤 때보다도 한반도 문제의 성과를 필요로 하고 있다. 그에게는 북한 정부가 협상 테이블로 복귀하는 것이 정말 절실하다. 그러나 북한은 자신의 카드를 십분 활용하려고 하며 트럼프 대통령을 서둘러 도와주려고는 하지 않고 있다. 북한은 코너에 몰린 트럼프 대통령을 최대한 압박해서 최대의 양보를 얻어내려 하는 것이다.

 

북한 정부는 지금이야 말로 최대의 양보를 얻어낼 수 있다고 본다. 그리고 이것은 오판은 아닌 것 같다. “전쟁도 아니고 평화도 아닌” 상태는 미국보다 북한에 더 유리하다. 북한 정부의 이러한 강경한 입장은 한반도 문제의 신뢰할 만한 해결 전망을 더 멀어지게 할 뿐 아니라 다시금 북한을 군사강국인 미국과의 직접적 무력 충돌의 위험한 경계에 다가가도록 만들 수 있다.

 

한반도 문제 해결 전망을 의문스럽게 만드는 또 한 가지 중요한 요인이 있다. 이는 미국과 북한, 한국이 새로운 관계의 일환으로 상호 신뢰 분위기를 구축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물론 제1차 북미정상회담 후 양 정상이 천명한 우호적 감정과 상호 이해에 대한 확신에 찬 표현들이 외교적인 수사들이었다는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이런 우호적인 언사들이 어쨌든 한국과 북한 양국 국민들에게 평화가 올 것이라는 일말의 희망이라도 갖게 해 준 것은 사실이다. 그런데 이제는 그런 희망도 거의 남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한반도의 정치적 후원자라 할 수 있는 러시아와 중국의 중개자 역할이 더욱 커지고 필요한 것이 명백하다. 러중의 단계적 문제 해결 구상은 현재 가장 실현가능한 방안이다.

 

이것이 실현 가능하다고 보는 것은 러중 로드맵이 제시한 문제 해결 1단계가 실현되었기 때문이다. 적대적인 당사자들 간에 실무 접촉이 이루어졌고 중요 협상들이 개최되었고 심지어 정상회담까지 가졌다.

 

그리고 이제는 러중 계획이 규정한 다음 단계로 이행할 때인 것이다. 다음 단계는 한반도 문제 해결과 동북아 전체의 새로운 안보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한 향후 조치들을 수립하기 위해 모든 관련 당사국들이 참여하는 좀 더 넓은 협상으로 이행하는 것이다. 미국과 한국 북한이 자제심을 발휘하고 도발을 하지 않는 것도 향후 정세 발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글 유리 알렉세예프 국제 평론가 | 인포로스 통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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