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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성을 표현할 때 보통 ‘아름다운 공주가 살고 있는 동화 속 나라에 온 듯’ 이란 말을 즐겨 사용한다. 동화 속의 주인공들이 보통 성에서 살고, 성에서 살고 있는 공주는 마녀의 저주에 걸려 있고, 이 저주는 첫 눈에 공주의 아름다움에 반한 잘 생긴 백마 탄 왕자가 풀어주고, 그 후 왕자와 공주는 오래 오래 행복하게 산다는 이야기가 성을 배경으로 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이런 전형적인 대표적 동화 중 하나로 손꼽히는 것으로 ‘잠자는 숲 속의 미녀(La Belle au bois dormant)’가 있다. 




                                      


이샤를 페로의 ‘잠자는 숲 속의 미녀’의 배경이 된 성




‘잠자는 숲 속의 미녀’는 옛날 옛날에 한 왕과 왕비가 살고 있었는데, 그들에게는 오래도록 자식이 없어 슬픈 나날을 보내다 어렵게 어여쁜 공주를 갖게 되면서 시작된다. 


왕은 어렵게 얻은 공주의 탄생을 축하하기 위해 모든 나라의 요정을 초대해 성대한 파티를 열었고, 이때 초대받지 못한 마녀는 화가 나 공주에게 16세가 되는 해에 물레의 바늘에 찔려 100년 동안 잠을 자는 저주를 건다. 왕은 이 저주를 피하게 위해 성 안의 모든 물레를 치우지만 저주의 마법은 피할 수 없기에 공주는 16세 되던 해에 한 번도 가보지 못한 성의 꼭대기 방에 올라가게 된다. 그곳에는 노파로 변신한 마녀가 물레질을 하고 있었고 공주는 처음 보는 물레에 대한 호기심에 손을 대게 되고, 결국 바늘에 찔려 100년 동안 잠이 든다. 


100년이 흐른 후에 이웃 나라 왕자가 사냥을 하러 지나가던 성에 아름다운 공주가 마녀의 저주를 받아 잠들어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는 궁금함으로 성 안에 들어가게 되고, 왕자는 잠들어 있는 공주의 아름다움에 반해 키스를 한다. 공주는 잠에서 깨어나고 둘은 결혼하여 오래 오래 행복하게 살았다는 이야기이다.




이 동화를 쓴 작가는 프랑스의 샤를 페로(Charles Perrault, 1628년~1703년)로 그는 동화라는 새로운 문학 장르의 발판을 만들었던 사람이다. 


페로는 파리의 부르주아 가정에서 1628년에 태어나 법률을 공부하여 23세에 변호사로 일했다. 변호사로 일하면서 설계에도 관심을 가져 베르사유 궁전의 설계에도 참여하고, 회화 아카데미와 과학 아카데미의 창립에도 참여하며 열정적인 삶을 살다가 1695년 67세의 나이에 모든 일을 내려놓고 자신의 아이들을 위해 동화를 쓰기 시작해 동화집 ‘옛날 이야기(Histoires ou Contes du Temps Passé’을 남기고 1703년 파리에서 사망했다. 


‘빨간 모자“. ‘장화 신은 고양이’, ‘신데렐라’. ‘푸른 수염’, ‘엄지 공주’, ‘다이아몬드와 두꺼비들’, ‘당나귀 가죽’, ‘어리석은 세가지 소원’ 등이 페로의 작품으로 그림 형제는 페로의 동화를 각색해 세상에 내놓았다.




페로의 ‘잠자는 숲 속의 미녀’는 1, 2부로 나뉘어 1부는 왕자와 공주가 결혼하는 과정까지의 이야기이고, 2부는 둘이 결혼하여 오래 오래 행복한 삶을 산 것이 아닌 고부간의 갈등을 겪는 이야기였지만 어린이들이 읽는 동화에는 어울리지 않아 현실적인 이야기는 지워지고, 1부만이 남아 왕자와 공주가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다는 것으로 끝나게 된다. 


지금도 여전히 1부의 이야기만으로 만화영화, 영화, 희곡, 뮤지컬, 오페라와 발레로 꾸준히 만들어지고 있고, 차이코프스키의 ‘잠자는 숲 속의 공주’와 월트 디즈니사에서 만든 애니메이션 영화 ‘잠자는 숲 속의 미녀’도 페로의 작품을 원전으로 하고 있다. 




동화 속 성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한 위세 성




‘잠자는 숲 속의 미녀’의 배경이 된 무대는 루아르와 앵드르 강의 어귀에 자리한 위세 성(Chateau d'Usse)이다. 이곳을 자주 찾아 머물던 페로가 영감을 받아 동화를 쓸 수 있는 이유를 쉽게 느낄 수 있을 만큼, 그곳은 동화 속 나라 성의 모습 그대로를 간직하고 있다.


깊은 잠에서 깨어나 나른한 기지개를 펴는 듯한 첨탑과 백색의 성은 단아한 아름다움이 보존이 잘되어 있고, 성의 뒤로는 사냥하러 지나가던 왕자가 백마 타고 숲을 빠져나와 성으로 들어올 것 같은 깊고 푸른 숲이 자리하고 있다. 


숲으로 들어가면 요정들이 속닥속닥 재잘재잘거리는 수런림이 들리는 듯 아늑하다. 성의 북쪽으로는 베르사이유 궁전의 정원을 설계한 앙드레 르 노트르(André Le Nôtre)의 설계로 만들어진 잘 정돈된 아름다운 프랑스식 정원에는 왕자와 공주가 산책을 하고 있을 듯하다.


특히 이른 아침, 강에서 피어오르는 안개 속의 위세 성은 신비롭게 깨어나고, 야경 속에서는 조명을 받아 환상적인 아름다움으로 다시 깨어나 고성 중에서도 아름다운 성으로 손꼽힌다. 


 


위세성의 역사




위세 성이 지어지기 전에는 11세기 초 바이킹 출신의 전사 소뮈르의 겔댕 1세(Guelduin I de Saumur)의 명에 따라 군사적 목적으로 건립된 나무 요새가 있었다. 아버지의 뒤를 이이어 두 번째 영주가 된 겔댕 2세는 나무 요새를 허물고 1040년에 석재를 이용하여 견고한 요새로 다시 지었다.  그 후 15세기 중반 때의 성의 주인은 샤를 7세의 장군이었던 뵈유의 장 5세(Jean V de Bueil, 1406~1477)로 넘어갔고, 장 5세는 1440년경에 백년전쟁으로 폐허가 된 성을 재건하여 지금의 성을 지었다. 


이 때 재건비로 큰 빚을 지게 되자 장 5세의 아들이 1485년에 성을 샤를 8세의 궁전 고관이었던 자크 데스피네(Jacques d’Espinay)에게 팔았고 이 때 예배당이 세워졌다. 


1700년경 위세 성의 주인은 발랑티네 가문의 루이 2세(Louis II de Valentinay)로 다시 바뀌었고, 루이 2세와 친분이 있던 동화작가 샤를 페로는 위세 성을 즐겨 방문하며 성에서 영감을 얻어 ‘잠자는 숲속의 미녀’를 집필하게 된다. 


성은 15세기에서 17세기 동안 바뀌는 성주에 따라 증축이 이루어져, 성의 정면에서 바라보았을 때 왼쪽 건물은 15세기 고딕양식, 중앙 건물은 16세기 르네상스 양식을, 오른쪽 건물은 17세기 고전주의 양식의 영향을 받아 다양한 양식이 조화를 이루고 있다.


성의 내부는 고풍스런 가구와 미술품들이 있고, 페로의 ‘잠자는 숲 속의 미녀’의 이야기가 인형으로 만들어져 재연되고 있다.


예배당은 화려한 플라부아양 양식으로 아름다운 동화의 나라를 빛내고 있다.




위세 성(Chateau d'Usse)


주소 : 37420 RIGNY-USSE, FRANCE


Tél : 02 47 95 54 05


개장시간 : 4월1일부터 9월30일까지 10h~19h (그 외에는 10h~18h)


http://www.chateaudusse.fr/




【한위클리 / 조미진 chomijin@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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