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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여 년 전 프랑스 한인들의 발자취를 쫓는 ‘프랑스한인 100년사’ 편찬 작업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고 있던 프랑스 한인들의 빛 바랜 역사가 하나 둘 씩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마치 흩어져 있던 퍼즐 조각들을 하나씩 맞춰가 듯, 역사의 조각들이 하나의 형체로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프랑스 한인들의 활약이 곳곳에서 빛을 발하고 있다.

 

프랑스는 물론 유럽한인사회의 효시인 ‘재법한국민회’를 실질적으로 이끌었던 독립운동가 홍재하(1960년 타계)의 차남인 장 자크 홍푸안(Jean Jaques HONG Fuan, 76세) 씨가 프랑스 브르타뉴 지방의 생 브리외(Saint Brieuc) 에서 생존해 있는 것으로 최근 알려졌다.

 

홍재하는 일제 치하에서 간도와 러시아 무르만스크를 거쳐 1919년 프랑스에 정착, 함께 온 35명의 한인들과 함께 임시정부 파리위원부를 돕고, 독립자금을 지원했지만 그 공적이 구체적으로 드러나지 않은 채 그동안 역사 속에 묻혀 있었다. 그는 재법한국민회를 이끌었던 실질적 리더였던 만큼 프랑스한인사 편찬 과정에서도 가장 중요한 인물 중 하나다.

 

주불대사관은 지난 8월 민원 업무 차 영사과에 들렀던 홍푸안 씨가 홍재하의 후손임을 파악하고 이번 10월 13일, 문재인 대통령의 국빈방문 동포간담회에 초청장을 보내 참석하기도 했다. 

홍푸안 씨의 최근 근황은 연합뉴스에서 보도해 국내에도 널리 알려졌다.

 

1960년 타계할 때까지 한국 국적을 포기하지 않았다고 차남 홍푸안 씨는 언론 인터뷰에서 증언했다. 

홍푸안 씨는 “고국행은 부친의 평생의 꿈이었던 만큼 한국 정부가 부친의 독립운동 공적을 인정하고 유해를 한국으로 모시게 되면 여한이 없겠다. 늦은감이 있지만 아버지가 끝내 못 이룬 고국행이 지금이라도 꼭 이뤄지면 좋겠다”며 눈시울을 적셨다.

 

그러나 홍재하 사후 60년을 앞둔 지금까지도 독립운동과 관련한 어떤 인정도 받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의 공적을 추적하고 발굴하여 당시의 시대상을 알리고 늦게나마 독립운동 유공자로 추서될 수 있도록 추진하는 역할은 재불한인사회의 숙제로 던져졌다.  

 

홍푸안 씨는 부친의 유품을 비교적 온전히 보관해 온 것으로 전해진다.

지역 모임에서 우연히 만난 렌 경영대 김성영 교수 부부와 브르타뉴 지방의 한인유학생들이 홍재하의 유품 정리 작업을 돕고있다.

 

홍푸안 씨가 소장하고 있는 자료 중, 해방 후 처음 설치된 주불 대한민국 공사관에서 받은 홍재하의 체류 문서를 보면, “국속을 복슈허고. 지구상 인류에 평등허기를 위허여”라고 적혀 있다. ‘나라를 일제에 빼앗긴 것에 복수하고 인류 평등에 공헌하고자’는 뜻으로 풀이된다. 홍재하의 국가관과 사상을 파악할 수 있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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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에서 활동한 독립운동가 홍재하(洪在廈·1892∼1960)가 해방 직후 주불 대한민국 공사관 문서에 남긴 신상명세 기록. [홍재하 차남 장자크 홍 푸안 씨 제공=연합뉴스] 

 

프랑스한인사100주년을 앞두고 한인들의 역사와 독립운동 궤적을 재조명하고 있는 상황에서 홍재하가 남긴 서신과 문서 사진 등 각종 기록물들은 그의 행적은 물론 당시 재법한국민회의 활동상과 한인사회의 역사적 흔적을 밝히는데 중요한 자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그동안 프랑스 한인사회의 효시인 ‘재법한국민회의’ 존재는 미미하게 알려져 있었지만, 이에 대한 기록이 없어 당시의 활동상을 파악하는 데는 한계가 있었던 게 사실이다. 이들 후손의 흔적에 대해서도 알려진 바가 많지 않아 당시의 기록들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상황이다. 

프랑스한인100년사편찬위는 프랑스 한인사회의 소중한 역사자료와 후손들의 족적을 찾고 있다.

한인사 편찬위 위원장인 이상무 회장은 “프랑스한인 100년사는 이 땅에서 사는 프랑스 한인들 모두의 역사”라며 “우리의 소중 역사를 찾아내어 하나로 결집될 수 있도록 프랑스 전역에 흩어져 있는 한인들 모두가 함께 힘을 모아달라.”고 강조했다.

 

 

【프랑스(파리)=한위클리】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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