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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화국 대통령님께, A Monsieur le Président de la République”로 수신인이 표시된 서한(편지), 소포, 등 우편물이 매월 24,000건 프랑스 공화국 대통령의 집무실인 엘리제 궁 우편물 담당 부서에 도착한다.

대통령의 임기 5년 간 이곳에 도착하는 편지는 약 1백만 통. 이들 편지의 내용을 종합한 보고서가 매월 작성되고 있다.

 

한국식으로 말하자면, ‘대통령님께 올리는 글’, 옛날식으로는 ‘대통령 각하 전상서’ 쯤으로 시작하는 편지들일 텐데, 그 내용은 참으로 다양하다.

주간 파리 마치가 전하는 엘리제 궁의 서한 담당 부서의 업무와, 서한들의 내용, 이에 대한 대통령의 조치에 대해 알아보자.

 

프랑스 대통령 앞으로 된 각종 우편물이 도착하는 곳은 파리 7구 캐 브랑리 (Quai Branly) 11번지. 이곳은 과거에 나폴레옹 황제의 마굿간(écurie)으로 사용되던 곳이다.

수인인 주소가 엘리제 궁이라도 대통령에게 가는 모든 우편물은 일단 이곳에 도착한다. 수신인은 정확하게 ‘Monsieur le Président de la République, Palais de l’Elysée, 55, rue du Faubourg-Saint-Honore, 75008 Paris‘로 적혀야 하겠지만, 대충만 적어도 이곳에 도착한다.

 

프랑소아 올랑드 대통령은 매월 24,000건의 우편물을 받는다. 60명의 직원이 대통령 서한 담당 부서에서 일하고 있다. 매일 도착하는 800통의 편지에 위험한 물건, 화학 물질, 등이 들어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스캐너로 검색을 한다. 대통령에게 가는 편지는 20그램까지는 무료인데, 거의 대부분의 우편물에는 우표가 붙었거나, 우편료 지불 딱지가 붙은 채로 도착한다.

 

선물도 다수 도착한다. 책, 포도주, 길이 2m의 소가죽에 새긴 잔 다르크(Jeanne d’Arc) 상(像), 등은 ‘외교선물 담당부서’로 보내고, 어린이들의 그림은 ‘문서보존 부서’로 보낸다.

 

내용은 HLM 아파트 배정 요청, 체류증, 유치원의 어린이 자리, 재판소 판결에 대한 항의 등 다양한데,대개 대통령이 도와주기를 기대한다. 이런 청원형 서신이 전체 우편물의 2/3에 해당한다. 이들 서신은 정부의 해당 부서에 보내서 3일 이내에 답을 하도록 한다. 자기 딸이 다니는 학교의 수학 선생이 3번 결석을 했기 때문에 딸이 낙제하게 생겼다는 내용의 편지는 해당 교육청에 보내서 답을 하게 한다.

 

대통령 서한 담당부서 책임자 막상스 덴 애제르 씨는, “모든 시도를 다 해 본 다음에 최후의 수단으로 대통령에게 편지를 보내온다.”고 말한다. 그는 매주 10여 통의 절망에 찬 편지를 접하게 된다고 한다. 잘 살펴보면 자살도 불사하겠다는 내용이다. 이런 절망스러운 긴급 내용은 2시간 이내에 처리된다고 한다.즉, 편지를 쓴 사람의 주소지 소관 경찰청에 연락하여 헌병, 경찰, 또는 사회 문제 담당자들이 현장에 출동하기도 한다.

 

편지의 약 1/3은 ‘여론형’ 서신인데, 작성자들이 공공 정치적 사안에 대해 대통령이 어떤 활동을 해야 할 지에 관한 의견을 제시한다. 대통령은 이런 편지에 관심이 많다. 여론 조사 담당 대통령 보좌관 아드리앙 아베카시스 씨는 이들 편지 내용을 종합한 노트(note, 약식 보고서)를 매월 작성한다. 이를통해 국민들이 왜, 무엇을 이야기하는가에 대통령이 몰입할 수 있다. 올랑드 대통령이 대중들과의 관계를 유지하는 중요한 수단 중의 하나이다.

 

1년간 엘리제 궁에 도착하는 편지 200,000 통 중, 약 15%는 욕을 하는 내용, 작성자 이름을 밝히지 않은 익명의 허황된 내용인데, 이런 편지는 처리되지 않는다. 최근엔 50%의 편지가 메일로 오는데, 메일은 인쇄를 하여 보통 종이 편지와 동일하게 취급한다.

올랑드 대통령은 1년에 약 1000 통의 편지에 직접 답을 한다. 먼저 보좌관들이 준비한 답장 초안을 올랑드 대통령이 검토한 후 자신이 직접 써서 서명하여 발송한다.

 

프랑스인들에게는 안전이 제일 중요한 주제이다. 파리에 테러 사건이 일어난 후, 대통령은 하루에15,000 통의 편지를 받았다. 그중 많은 수의 서신은 희생자 가족들로부터 온 편지들이었다. 지난 7월에는 학교의 안전에 관해 대통령에게 경종을 울렸다. 부모들이 걱정을 하면서, 안심하고 아이들을 학교에 보낼 수 있기를 바래는 내용이다. 개학이 되었을 때 정부는 학교의 안전에 관해 언론을 통해 적극 홍보하기도 했다.

 

국가의 재정 문제에 있어서, 올랑드 대통령 임기 초기의 조치를 이해하지 못했으나, 그후 세금이 인하되자 많은 감사의 편지가 도달했다. 그것은 대통령이 비판의 서신만 받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입증한다.

최근에는 편지에서 민주주의나 정치 기구에 관한 이야기를 많이 한다. 하원 의원 수가 너무 많은 점과 예산 낭비 문제를 지적하는 서한이 많다고 보좌관은 말한다. 때로는 “당신(대통령)은 우리를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는 편지도 상당수인데, 이런 내용들이 국가 제도의 기능에 관한 대통령 연설문 준비에 큰 도움이 된다고 보좌관이 덧붙인다.

 

【이진명 / jinmieungli@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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