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기암 환자인 로렌조 스혼바르트는(41) 내일 안락사가 예정되어 있었다. 그의 나라인 벨기에에서 안락사는 법으로 허용되기 때문이다. 


​로렌조는 20년 이상 불치병과 싸웠고 37번의 수술을 받았다. 기나긴 투병을 잘 견뎌냈지만 로렌조는 더 이상 희망이 없음을 알고 안락사를 선택했다.


​그러나 이틀 후 그가 가장 좋아하는 브뤠헤의 축구경기가 있었다. 로렌조는 "세상을 떠나기 전에 우리 팀이 승리하는 모습을 보는 것이 마지막 소망이라고 말했다" 그의 마지막 소원을 이루기 위해서 병원 측은 안락사 일정을 연기하였고, 열정적인 축구팬인 로렌조는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브뤠헤의 축구 경기장에서 7살 어린 딸 다나와 함께 수많은 관중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마지막으로 작별인사를 할 기회가 주어졌다. 


그의 시축을 시작으로 경기가 시작됐고 브뤼헤는 로렌조의 ‘마지막 소망’에 부응하듯 라이벌인 무스크론 팀을 상대로 3:0으로 승리했다. 경기장의 수많은 팬들이 "로렌조, 너는 결코 혼자가 아니다"며 열광적으로 응원한 결과였다. 


경기가 끝난 후 로렌조는 "믿을 수 없을 만큼 행복하다, 이 기억이 딸 디나에게 평생 행복한 기억으로 남을 것이다. 내 마지막 꿈을 이뤘으니 행복하게 떠날 수 있다."며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그리고 이틀 후 로렌조는 조용히 세상을 떠났다.




유럽에서는 네덜란드가 2001년 세계 최초로 안락사를 합법화했으며 벨기에, 룩셈부르크에서 등에서도 안락사가 허용되고 있다. 안락사를 합법화한 벨기에에서는 안락사가 최근 5, 6년 사이 두 배 이상 증가해 전 사망자의 4.6%에 달하고 있다. 2002년 안락사 합법화 이후 환자의 명백한 요청 속에 생명을 의도적으로 종식하는 행위가 빠른 속도로 사회에 수용되고 있다. 


​프랑스 하원도 18일, 불치병 말기 환자에게 진정제를 투여해 수면 상태에서 숨질 수 있도록 하는 ‘안락사’ 법안을 찬성 436표, 반대 34표의 압도적 표차로 가결했다.


집권 사회당과 제1야당인 대중운동연합이 함께 마련한 이 법안은 말기 환자가 요구하는 경우 의사가 환자 사망 때까지 진정제를 지속적으로 투여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또 환자가 병이나 사고 등으로 자기 의사를 더 표현할 수 없게 됐을 때 연명 치료를 거부한다고 미리 적어둔 뒤 뜻을 밝혔다면 의사는 반드시 이에 따르도록 하고 있다.


새 법안은 병을 치료할 수 없으며 생명이 얼마 남지 않은 말기 환자가 정신적, 육체적으로 극심한 고통을 느끼면 의사에게 진정제를 투입할 것을 요청할 수 있도록 했다. 이는 환자가 고통을 피하도록 죽기 전에 잠들게 하는 것이다.


하원을 통과한 이 법안은 여름 이전에 상원에서도 표결에 부쳐진다. 


프랑스에서는 2005년부터 말기 환자에 한해 본인의 의지에 따라 치료를 중단할 권리를 부여하고 있으나 현재까지 안락사는 불법이다.


프랑스에서는 사고로 뇌에 손상을 입고 여러 해 동안 식물인간 상태인 뱅상 랑베르의 연명 치료를 지속해야 하는지를 두고 논란이 벌어지면서 안락사 허용 문제가 다시 한 번 사회적 이슈가 된 바 있다.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은 고통 없이 죽음을 맞을 수 있도록 대선 공약으로 안락사를 합법화하겠다고 밝혔다. 물론 가톨릭 단체 등은 반대하고 있지만, 최근 여론조사결과 프랑스인의 96%는 진정제 투여 법안에 찬성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살아날 가망이 없는 환자의 고통을 덜어 주기 위하여 인위적으로 죽음에 이르게 하는 안락사. 중세 이전부터 생명은 신의 영역에 속해 있는 것으로 어떤 이유에서든 인간의 손이 함부로 개입되어서는 안되며, 따라서 안락사는 일종의 살인 행위로 처벌의 대상이 되어 왔다. 그러나 근대적 합리주의와 의학의 발달로, 죽음의 고통에서 해방시키기 위한 안락사를 인정하는 사고방식이 생겨났다. 


생명의 존엄성을 주장하는 쪽과 자신의 존엄성을 지키면서 자신의 생을 마칠 권리가 있다고 주장하는 입장이 오랜시간 팽팽히 맞서 왔지만, 안락사를 법으로 인정해야한다는 사회적인 요구가 거세지고, 이를 합법화하는 국가들이 생겨나면서, 이제는 그 중심축이 급격히 기울어져가고 있는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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