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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밥은 먹고 싶지만 차마 장을 봐서 음식을 할 시간이 없다거나 요리 솜씨가 받쳐주지 않는다면? 요리 솜씨를 뽐내고 싶은 내 이웃들의 저녁식사에 동참 해 보는 건 어떨까? 


2010년대 상반기 생활방식을 빛낸 키워드를 뽑자면 바로 “공유, 함께”일 것이다. ‘에어비앤비’ 그리고 ‘카우치서핑’ 두 사이트는 자신의 보금자리를 관광객 혹은 잠자리가 필요한 이들에게 빌려주거나 남는 공간들을 필요한 이와 함께 사용하는 컨셉이다. 또한 ‘블라블라 카’는 카풀 사이트로서 공동의 목적지로 향하는 드라이버들과 함께 차를 빌려 타며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이와 같은 개념으로 집 밥을 함께 공유하는 형태의 식사가 나타났다. 혼자 식사하기 싫은 사람들끼리 모여 함께 식사하며 친목 도모를 다지는 ‘소셜 다이닝’과 헷갈려서는 안되며, 흔히 홈 파티에서 보듯 각자가 만든 음식을 모아 만든 ‘팟럭’과도 다른 형태이다. ‘집 밥 공유’ 사이트는 요리 좀 한다 하는 비전문 아마추어 요리사들이 자신의 집을 개방하여, 전식부터 후식까지 참가자 손님들을 레스토랑처럼 대접하여 저녁식사를 제공하는 시스템이다. 저렴한 비용으로 가정식 식사를 즐길 수 있는 이점과 레스토랑과는 다른 편안한 느낌으로 식사를 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매력으로 꼽히고 있다. 


날짜 별로 그날 식사를 제공하는 ‘가정 요리사’들의 목록 안에서 가장 구미에 맞을 것 같은 곳을 선택하면 된다. 지역별, 가격 별 그리고 다양한 음식 종류별로도 검색이 가능하다. 




신선한 재료와 독창성 있는 가정 음식




외식을 하다 보면 인간미 넘치는 홈메이드 밥이 그립기 마련이다. “Voulezvousdiner”나 “Vizeat”과 같은 사이트들은 아마추어 요리사들과 집 밥이 그리운 이들을 연결 해 주는 사이트이다. 요새 직장인들은 시간에 쫓겨 따로 제대로 된 식사를 준비 할 시간 혹은 여력이 없다고 한다. 1인 가구의 증가로 인해 외식과 배달문화도 함께 융성하였지만 외식을 반복하는 이들에게는 따뜻한 정성이 들어간 집 밥만큼 그리운 것이 없다. ‘공동 집 밥’ 사이트는 남에게 음식 대접을 하며 즐거움을 찾는 아마추어 요리사들에게 손님을 찾아주고, 따뜻한 밥상을 갈망하는 이들에게 엄마 같은 존재를 찾아주는 중개 역할을 맡는다. 참가 비용은 천차만별이지만 대개 15에서 30유로 사이로서 음료가 포함 된 코스 음식으로서는 레스토랑보다 조금 더 저렴하다. 




가정적인 분위기와 친목 도모




파리는 수많은 국적이 공존하는 국제 도시인 만큼 접할 수 있는 식사 스타일이 다양하다. 토박이 뚤루즈 아주머니가 해 주는 까술레를 즐길 수 있는가 하면, 식당에서는 만나볼 수 없는 아프리카 소수민의 독특한 음식에 도전 해 볼 수도 있다. 


집 내부 사진, 요리사의 사진과 프로필이 함께 사이트에 올라와, 대략적인 식사의 분위기를 파악 할 수 있다. 다녀간 사람들의 평과 점수가 기록되어 요리사들은 이를 통해 신뢰감을 높일 수 있다. 낯선 사람들과 친해지는 즐거움 또한 큰 장점으로 부각되고 있다. 다른 연령대와 다른 사회적 배경에 놓인 사람들을 만나며 새로운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좋은 기회이다.


관광객들은 현지 문화체험, 현지인들은 타인의 가정의 삶을 맛본다.


프랑스 뿐만 아니라 타국에서도 확산되고 있는 위 사이트들은 관광객들에게도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목적지 도시에 대해 상식이 없는 사람들에게는 진짜 현지인들이 어떤 삶을 사는지, 어떤 의례로 음식을 즐기는지 체험하게 된다. 새로운 만남을 즐기는 자들이 함께 모이는 자리이기에 언어의 장벽도 크게 장애가 되지 않는다. 관광객뿐만 아니라 현지인들 또한 이웃들의 삶의 방식을 체험 할 수 있어 같은 도시 안에 사는 사람들의 참여도도 높다. 저마다 집을 꾸미고 사는 방식, 요리하는 방식이 다르기에 어느 누구에게도 이색적인 체험일 수 밖에 없다.




레스토랑, 생계위협에 반대운동도...




개인 숙박 사이트 에어비앤비가 확산되기 시작하였을 때, 호텔 등 숙박업소들이 생계위협을 받으며 반대하고 나서곤 했었다. 이와 같이 “공동 집 밥”의 컨셉은 외식업체들의 분노를 일으켰다. 경제가 좋지 않은 이 시점에 외식형태마저 변하게 된다면 다수의 레스토랑이 폐업하게 된다는 반응이다. 요리사들 또한 “국가에서 실력을 인정받은 전문가들이 아마추어들을 통해 일자리를 빼앗기게 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자존심을 굽히지 않는다. 외식업체 경영인들은, 집에서 식사를 대접하고 돈을 받는 것은 상질서를 어지럽히며, 철저한 위생 검사를 받지 않은 곳에서 식사를 하는 것은 소비자 입장에서 굉장히 위험 할 수 있는 일임을 강조하였다. 에어비앤비와 마찬가지로, 세금을 내지 않고 상업 행위를 하는 것 또한 문제로 삼고 있다.






【한위클리 / 계예훈 artechrist@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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