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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의 모든 주택마다 화재감지기(DAAF)를 설치하도록 의무화하는 일명 모랑쥬 법령이 2015년 2월 4일자로 발효됐다. 이 법령에 의거하여 오는 3월 8일까지 모든 가구는 빠짐없이 적어도 1개의 화재감지기를 부착해야한다. 


임대주택의 경우 집소유주가 화재감지기를 구입하고, 기존세입자가 설치와 기구관리를 떠맡는다. 세입자가 화재감지기를 구입하여 설치했을 경우 집주인은 비용을 환불해야한다. 세입자도 담당해야할 화재감지기 관리는 설치만큼이나 중요한데, 특히 배터리를 제 때에 새로운 것으로 교환해 줘야한다.  


화재감지기가 주거지에 이미 설치되어있다 해도 판매금지 처분된 제품, 작동이 제대로 되는 않는 감지기는 새로 교환해야한다. 프랑스에서 15개 제품이 판매금지 처분됐다. 특히 오류 작동으로 방사능 방출이 염려되는 이온화식 화재감지기는 사용금지이다. 


모랑쥬 법령이 명시하는 화재감지기는 다음과 같은 조건을 충족해야한다. 성능을 보장하는 CE EN 14604 코드는 물론 제조업체 이름, 주소, 제조연월일이 명시돼야 한다. 화재감지기를 작동시키는 배터리 성능은 적어도 1년 이상 지속돼야하며, 배터리상태를 감시하는 제2의 감식기가 부착되고 교환방법도 수월해야한다. 


화재가 발생하면 자동적으로 연기를 감지하여 화재경보를 알리는 경보음은 3m 지점에서 85데시벨(dB)수치에 달해야한다. 




▶ 화재감지기 설치 시 주의사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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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재감지기의 이상적인 장소는 천장 중앙이다. 각 가구마다 적어도 1개로 의무화되었지만, 복층 주택일 경우 각 층마다, 아파트는 각 방마다 1개씩 부착하도록 권장된다. 1개만을 설치한다면 아파트는 방들을 연결하는 통로의 천장, 주택은 층계에서 가까운 천장이 이상적이다. 이때 벽에서 적어도 30cm 간격을 둬야한다. 



부엌이나 목욕탕 등 증기나 연기가 흘러나오는 곳은 피하는 것이 좋다. 화재가 아닌 일상생활과 직접 연결된 연기에 화재경보기가 작동될 우려가 있는 까닭이다. 흡연자들도 담배연기로 인하여 화재감지기가 민감하게 반응하지 않도록 주의가 뒤따른다. 따라서 연기의 분량과 강도뿐만 아니라 연기에서 발열하는 열기를 동시에 감지하여 경보음을 울리는 화재감식기가 추천되고 있다.


사실 오류경보도 만만치 않다. 한 작은 고급호텔에서 생긴 일이다. 새벽 2시경 화재경보기가 5분 이상 지속적으로 울리면서 손님들이 잠에서 깨어나 복도로 뛰어나오는 사태가 빚어졌다. 야근을 하던 직원의 사소한 부주의로 주방에서 뜨거운 증기가 발산하면서 화재경보기가 작동됐던 것으로 밝혀졌다. 귀를 찌르는 예리한 경고음으로 수면을 방해받은 투숙손님들에게 호텔 측은 보상차원에서 숙박료를 환불해야했다. 


경보음이 오류로 시끄럽게 울렸을 때 작동을 즉시 멈추게 하는 방법을 미리 알아두는 것도 한 요령이다. 




▶ 화재사고 70% 이상은 가정집에서 발생




각 주택마다 화재감지기 설치를 의무화하는 이유는 물론 화재와 희생자 수를 줄이기 위한 방책이다. 평균 해마다 800명이 사망하고 1만 명이 부상당하고 있다는 집계이다. 화재사고 70% 이상은 가정집에서 발생하며 50% 이상은 야간에 벌어진다. 5살 미만 어린이의 주요 사망원인이 질식사와 익사에 이어 화재로 인한 사고로 알려져 있다.   


프랑스는 주택화재감지기 설치에서 미국이나 다른 이웃 선진국에 비하여 훨씬 늦은 편이다. 주택화재감지기 설치비율이 미국이나 스웨덴, 노르웨이, 영국 등은 90% 이상에 도달한 반면 프랑스는 15%에 불과하다고 한다. 이들 국가들이 각 주택마다 화재감지기 부착을 의무화한 이후 화재와 희생자 수가 50%이상 감소됐다고 관계부처가 밝혔다.




▶ 화재감지기 설치 후, 보험회사에 통보해야




화재감지기를 설치하면 가입되어 있는 보험회사에 통보해야한다. 2015년 3월 8일 이후 발생하는 화재사고에서 화재감지기가 설치되지 않았다면 화재보험혜택에서 약간의 불이익을 당할 수 있다. 물론 보험회사가 화재감지기를 설치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화재손해배상을 거부할 수 없다. 하지만 보험회사 측이 계약조건에 따라 배상금액에서 피보험자가 부담하는 면책금액으로 최고 5천 유로까지 공제할 가능성도 지닌다. 


화재감지기의 기능과 구조를 모르는 일반인들에게 기구설치는 어려운 과제로 남는다. 이들에게 누군가의 손길이 필요하기 마련이다. 요즘 지역에 따라 주민들과 아파트입주자들이 단체로 화재감지기를 구입하여 함께 설치하는 방법을 강구하며 공급처와 설치비용과 날짜를 협상하느라 부산한 편이다. 화재감지기 공급량과 일손이 딸려 3월 8일 이후로 설치유효기간을 더 연장해야한다는 의견도 흘러나온다. 어쨌든 수요량이 한꺼번에 몰려드는 러시아워를 피해, 특히 귀중한 생명과 재산을 보호한다는 차원에서 미리미리 화재감지기를 설치하라는 권고가 뒤따른다.




【한위클리 / 이병옥 ahpari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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