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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반이민자 정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며 많은 비판을 받고 있는 중이다. 프랑스에서는 4월 대선을 앞두고 극우정당 국민전선의 마린 르펜 후보의 지지율이 상승하고 있어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점점 세상이 극우화 되어가며 인류의 진보가 아닌 퇴보 현상이 빚어지는 상황이라 지난 26일 제 89회 아카데미 시상식은 다른 해보다 큰 관심을 받았다.

이번 아카데미 시상식은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비판을 위한 것이었다 할 만큼 할리우드 배우들의 트럼프 대통령을 비난하는 말들이 쏟아졌다. 첫 스타트는 시상식 사회자를 맡은 지미 커멀이 시상식 전날 "오스카에서 인종차별 이야기가 사라진 건 다 트럼프 덕분"이란 말로 시작해 시상식 중에도 새벽에 트위터를 즐겨하는 트럼프를 겨냥해 무대에 대형스크린을 띄우며 트럼프를 언급했다. 트럼프는 이날 답을 하지 않았지만 다음날 "오스카가 정치에 너무 집중해 실수를 저질렀다. 나에 대한 공격에 덜 집중하고 시상식 디테일에 더 신경 썼다면 실패를 피할 수 있었을 것"이라며 조롱의 글을 올렸다.

 

아카데미의 역사적인 해프닝

 

트럼프 대통령이 이런 공격을 한 것은 최우수작품상 수상작이 ‘라라랜드’에서 ‘문라이트’로 정정되는 해프닝이 벌어져서이다.

작품상 시상식을 위해 워런 비티가 나와 작품상을 발표하려고 봉투를 여니 ‘라라랜드’로 여주주연상을 받은 봉투와 같았던 ‘라라랜드의 엠마 스톤’이 적힌 봉투였다. 워런 비티는 놀라 같이 나온 페이 더너웨이에게 보여주었지만, 그녀는 확인을 하지 않고 ‘라라랜드’를 작품상으로 호명했다. 이에 ‘라라랜드’제작진과 배우가 무대에 올라와 감사 인사를 하며 축제분위기 일 때 행사진행 요원이 나타나 다른 시상자 봉투를 전했다. ‘라라랜드’의 프로듀서가 "이건 절대 농담이 아니다. 진짜 작품상 수상작은 ‘문라이트’"라고 전하며 시상식장은 술렁였다.

2분 30초라는 짧으면서 긴 시간, ‘라라랜드’의 제작진들은 행복했고, ‘문라이트’팀의 실망했던 시간이 순간 뒤집어지며 아카데미 시상식 역사에 오래 남을 해프닝으로 전설처럼 남게 되었다.

이번 시상식에서는 작품상 호명의 실수 외에도 영화인 중 고인이 된 인물을 추모하는 'In Memoriam' 시상식 코너에서 지난해 세상을 떠난 호주의 의상 디자이너 재닛 패터슨의 사진 대신, 살아있는 프로듀서 얀 채프먼의 사진이 올라 물의를 빚기도 했다.

 

차별 없는 미국을 향한 화합의 축제

 

이번 아카데미 시상식의 또 다른 이슈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었다. 시상식 사회자인 지미 키멀은 “지난해 오스카상이 인종차별적이라는 얘기가 나왔는데 올해는 쑥 들어갔습니다. 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덕분이죠.”라고 할 정도로 지난해 주요 부분 후보에 백인들만 있어 논란이 되었다. 올해는 잠재울 수 있다며, 이를 반(反) 이민정책을 펼치는 트럼프 대통력이 덕분이라며 한마디 한 것이다.

시상식에 참석한 영화인들은 미국시민자유연맹(American Civil Liberties Union)의 약자인 ACLU가 리본에 글자로 새겨진 ‘파란 리본’을 달았다. 모든 개인의 권리와 자유를 수호하고 보장한다는 미국시민자유연맹의 뜻처럼 트럼프의 반이민정책에 저항한다는 의미다.

또한 남우조연상은 영화 ‘문라이트’에서 열연한 흑인 무슬림 배우 마허셜라 알리에게, 여우조연상은 ‘펜스’에 출연한 흑인 여배우 비올라 데이비스가 받았다. 인종차별이란 불명예스러운 꼬리풀을 떼어내고, 화합을 보여주는 메시지로 이번 시상식의 의의가 크다.

 

최우수 작품상에 빛나는 ‘문라이트’

 

이번 아카데미 시상식의 최대 관심은 최우수 작품상의 유력한 후보였던 ‘라라랜드’와 ‘문라이트’였다. ‘라라랜드’는 13개 부분 14개 후보를 올리며 ‘이브의 모든 것’, ‘타이타닉’과 더불어 최다 후보에 올랐다. ‘문라이트’는 아카데미에 8개 부분의 후보에 올랐지만 2016년, 한 해 동안 세계의 영화제 시상식 58개에 158관왕이라는 기록을 세워 아카데미는 어느 쪽에 손을 들어줄지 궁금했기 때문이다.

아카데미는 당황스러운 해프닝 끝에 최우수 작품상을 ‘문라이트’에 주는 것으로 손을 들어주었다. ‘문라이트’는 흑인이자 동성애자인 주인공을 내세워 소수자에 대한 섬세한 시선을 담은 영화로 감독은 30대의 베리 제킨스이다. 제작자는 브래드 피트로 그는 천편일률적인 할리우드의 상업영화가 아닌 차별화된 소재의 시나리오를 찾아 투자하는 제작자로 이미 여러 편의 영화에 제작 투자해오고 있다. ‘문라이트’는 작품상 외에 남우조연상과 각색상도 수상했다.

‘라라랜드’는 감독상, 여우주연상, 촬영상, 미술상, 음악상, 주제가상을 수상하며 6관왕에 올랐다.

 

【한위클리 / 조미진 chomijin@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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