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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6년에 제작된 클로드 를루슈 감독의 ‘남과 여(Un homme et une femme)’를 우연히 다시 볼 기회가 있었다. "이런 영화가 50년 전에 만들어지다니..." 감탄할 만큼 세련된 아름다움으로 빛이 났다.  영상, 내용, 음악, 연기 등이 아주 뛰어난 영화로 20대에 볼 때와 다르게 켜켜이 쌓인 세월을 안고 보는 시간이 겹쳐서인지 마치 처음 보는 영화 같았다. 

 

영화 ‘남과 여’는 클로드 를루슈 감독이 1965년 도빌 해변을 걷다 떠오른 착상에 의해 만들어진 영화다. 프랑시스 레이의 감미로운 음악 속에 우수에 찬 아누크 에메의 시크한 매력이 살아있는 영화로 빛 바랜 듯한 암갈색 톤 사이로 화려한 컬러와 흑백의 전환을 통해 과거와 현재, 현실과 환상 속에서 두 주인공의 심리변화를 표현하고 있다. 

흑백의 아름다운 영상은 의도된 것이 아니라 끌로드 를르슈 감독에 따르면  "컬러 필름이 다 떨어져 값싼 흑백 필름을 썼다"고 한다. 

 

영화는 흥행 성공과 함께 1966년 칸 영화제의 황금종려상과 아카데미 외국어 영화상, 아카데미 각본상을 받았다. 속편은 1986년 20년 후에  영화 ‘남과 여 20년 후’로 제작되기도 했다. 

영화가 끝난 후의 여운과 그리움이 교차하여 찾아간 곳이 ‘남과 여’의 배경이었던 도빌(Deauville)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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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러와 흑백이 함께하는 휴양지 도빌

 

파리의 생 라자르역에서 두 시간이면 닿는 도빌은 프랑스의 유명 인사들을 비롯해  유럽의 부자들이 많이 찾는 우아하고 세련된 고급휴양지이다. 도빌 해변은 겨울의 눅눅한 습기와 쓸쓸함이 흑백영화처럼 펼쳐져 있다. 그러나 끝없이 펼쳐진 해변에는 회색의 낮은 하늘과 바다를 배경으로 빨강, 노랑, 초록, 파랑의 파라솔이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마을은 노르망디 전통양식의 고풍스러운 목조 가옥과 호텔, 카지노, 명품 브랜드 상점들이 천연색 컬러영화처럼 고풍스럽다.  

 

도빌은 1860년 이전까지는 작은 해안마을이었던 곳을 나폴레옹 3세의 이복형제인 모니 공작에 의해 휴양지로 건설되었다. 모니공작은 경마, 카지노, 테니스 등 레저 시설과 호텔 등을 세웠고, 파리에서 가까운 지리적 이점으로 파리 사교계 인사들이 찾아들며 고급휴양지로 자리 잡았다. 바다와  명품브랜드를 비롯한 다양한 상점이 400여개가 넘어 휴식과 쇼핑을 동시에 즐길 수 있어 파리지앵의 주말 휴가지로 연중 사랑받은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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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64년에 개장한 카지노 바리에르 드 도빌’은 영화  ‘007 카지노 로얄’의 무대였던 곳이고, 샤넬의 첫 번째 숍인 ‘라 빌라 옴므’는 샤넬이 연인과 데이트하기 위해 찾은 도빌의 아름다움에 반해 만들어진 숍이다.  

1907년 지어진 빌라 스트라스뷔르제(villa Strassburger)는 유명 인사들의 접견 장소로 독특한 양식이 돋보이는 아름다운 저택이다. 빌라 스트라스 뷔르제는 구스타브 플로베르의 가족의 농장이었던 곳으로 1924년 미국 신문 기자 스트라스뷔르제(R.B. Strassburger)가 구입해  1980년에 시에 기증했다.  

 

도빌은 세계적인 축제와 대회가 많이 열리는 곳이기도 하다. 승마가 유명해 경마장이 두 곳이 있으며 이곳에서 평지 경마, 속보, 장애물 경기, 세계 폴로 경기 대회와 마차 대회, 조련과 장애물 경주인 국제 승마대회가 열린다.  

매년 3월에는 유럽 유일의 아시아 영화제인 도빌 아시아영화제와 9월에는 도빌 미국 영화제가 열린다. 도빌 아시아 영화제는 한국영화가 수상을 많이 하며 알려졌는데 2015년부터 재정문제로 중단된 상태이다. 

 

도빌 미국영화제는 미국영화를 유럽시장에 알리기 위해 1975년부터 개최된 영화제로 독립영화부터 대형 할리우드의 영화들까지 다양한 장르의 영화들이 소개된다. 영화제에 참석한 할리우드의 유명스타들 이름이 해변가에 자리한 탈의실 명패에 새겨져 있다.  

그 밖에도 여성 포럼, 도빌 푸드 축제, 음악축제, 도서.음악 박람회, 사진 축제, 순종마 시장 등 큰 규모의 국제적인 행사와 함께 다양한 행사가 많아 볼거리가 많다. 

 

【프랑스(파리)=한위클리】조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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