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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문학사에서 가장 유명한 총기, 권총 한 자루가 11월 30일 경매에서 435,000 유로에 낙찰되었다. 두 천재 시인 폴 베를랜느 (Paul Verlaine, 1844~1896)와 아르튀르 랭보 (Arthur Rimbaud, 1854~1891) 사이에서 1873년 7월 10일 14시에 발생한 총격 사건에 사용된 권총이다.

 

벨기에 브랏셀. 브라쉐르(Brasseurs) 가의 호텔 방에 살던 두 남성 동성애자이면서 시인인 아르튀르 랭보와 폴 베를랜느. “네가 나를 떠난다고! 이 총알이나 받아라!”라고 베를랜느가 외쳤다. 그리고는 총을 두 발 쏘았다. 한 발은 랭보의 손목에 맞았고, 한 발은 방 바닥에 맞았다. 베를랜느는 그 권총을 사건이 있던 그날 아침에 구입했다.

 

불문학사에서 유명한 이 사건의 주역인 권총이 11월 30일 크리스티즈(Christie’s) 경매장에 등장했다. 경매에 참석한 많은 사람들의 시선은 구경 7 밀리미터의 르포쉐 (Lefaucheux) 권총에 집중되었다. 경매 주관자는 프랑소아 드 리클래스(François de Riclès).

경매가 시작되자 파리의 유명한 서점주인 장 클로드 브랭 (Jean-Claude Vrain) 씨가 호기있게 나서서 경매 시작 가격의 두 배인 120,000 유로를 불렀다. 그러자 어느 전화 입찰자가 125,000 유로, 다시 프랭 씨가 200,000 유로, 이렇게 값이 올라 결국 434,500 유로에 전화 입찰자에게 낙찰되었다. 그가 누구인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브랭 씨는 11월 8일 경매에서 귀스타브 플로배르의 소설책 ‘마담 보바리’ 1부를 368,000 유로에 구입한 바 있다. 이 책에는 플로배르가 빅토르 위고에게 쓴 헌정문이 있다.

 

베를랜느와 랭보 사이의 불화는 1873년 5월 영국 런던에서 시작되었다. 베를랜느는 시집 ‘술 취한 배 Bateau ivre’의 저자인 랭보를 만나기 1년 전인 1870년에 부인 마틸드와 결혼했다. 베를랜느는 부인 마틸드와 관계를 회복하고 싶었다.둘 사이에 여러번 다툼이 있은 후 베를랜느는 브랏셀로 떠났다. 여기에 랭보가 찾아왔다. 베를랜느는 자살을 이야기했고, 랭보는 군 입대를 언급하며 고민을 토로했다. 그들은 술에 취해서 울었고, 사랑이 끝난다는 절망감을 확인했다. 나중에 랭보는 베를랜느가 총을 쏘기 전에 “네가 떠난다고~! 이 총알이나 받아라.”라고 외쳤다고 전했다.

 

이 총격 사건으로 베를랜느는 징역 2년 형을 받고 몽스(Mons) 감옥에 수감되었다. 그는 감방에서 555일을 보냈다. 여기서 베를랜느는 ‘감방 살이 Cellulairement’라는 32 편의 시를 썼다. 이 시들은 ‘현명함 Sagesse’, ‘옛날과 예전 Jadis et naguère’ ‘Parallelement 평행적으로’, ‘Invectives 폭언’에 나뉘어 실려 있다.

어머니 집으로 돌아온 랭보는 ‘지옥에서의 한 계절 Une saison en enfer’을 썼다.

베를랜느와 랭보는 베를랜느가 석방된 후 1875년 독일 스투트가르트에서 마지막으로 만났다. 이때 랭보는 친구 베를랜느에게 ‘계시 Illuminations’ 원고를 전해 주었다.

 

르포쉐(Lefaucheux)는 당시의 유명한 권총인데, 베를랜느의 이 권총은 경찰이 압수했다. 그후 이 권총은 총기상 몽티니(Montigny)에게 돌아갔고, 이 총기상이 문을 닫은 1981년에, 현재의 주인에게 팔렸다. 현 주인은 벨기에의 잡달리이자 총기 수집가인 작크 뤼트 (Jacques Ruth) 씨. 뤼트 씨는 2000년 초에,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Leonardo DiCaprio)가 랭보 역을 맡은, 랭보와 베를랜느의 사랑을 다룬 영화 ‘완전한 일식 Totale Eclipse’을 보고 자기가 가지고 있는 권총이 보물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는 2004년에 랭보를 주제로 한 전시회 조직 책임자 베르나르 부스만 (Bernard Bousmanne) 벨기에 왕립 도서관 큐레이터를 접촉했다. “나는 장난인 줄 알았다. 그러나 모든 요소들이 들어 맞았다 : 권총 모델, 제조 날자와 장소. 우리는 브랏셀 왕립 군사 학교에 탄도(彈道) 시험도 의뢰했다. 그것도 긍정적이었다.”고 벨기에 언론에 말했다. 그런데 최근의 증언들은 이 무기의 진정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랭보의 출생 도시인 샤를르빌-메지애르(Charleville-Mezière)는 이 무기를 구입해서 랭보 박물관 컬렉션에 추가하려고 기부금을 모집했으나 구입에 성공하지는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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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명 / jinmieungli@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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