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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제1의 프랑스 화장품 회사 로레알(L’Oreal)의 대주주이며, 세계 최고의 여성 갑부인 릴리안느 베탕쿠르(Liliane Bettancourt, 1922-2017) 씨가 94세를 일기로 9월 21일 파리 근교 뇌이이(Neuilly)의 자택에서 유명을 달리했다.

경제지 샬랑주(Challenges)에 따르면 릴리안느 베탕쿠르의 재산은 358억Euro, LVMH 대주주 베르나르 아르노(Bernard Arnault) 다음의 프랑스 제2의 부자이며, 세계 부자 순위 제14위다. 로레알의 지분 33%를 보유하고 있다. 

로레알의 자산 총액은 1000억Euro이상인데, 베탕쿠르 가족이 테티스(Thétys) 홀딩을 통하여 33.31%를 보유하고 있으며, 스위스의 다국적 기업 네슬레(Nestlé)가 23.2%를 보유하고 있다. 로레알 그룹의 전 세계 직원은 90,000명이다.  

릴리안느의 어머니는 피아니스트였는데 릴리안느가 5살 때 세상을 떠났다. 아버지 으잰느 슐래르(Eugène Schueller)는 화학자로 1909년에 ‘독이 없는 머리 염색약’ 회사를 설립했다. 이 회사의 최초의 제품이 오레알(Auréale)이었다. 현재의 이름 L’Oreal은 이 제품명에서 따 왔다. 

최초의 머리 로션이 대단한 성공을 거두었다. 어린 릴리안느는 이 회사의 올내-수-보아의 공장에서 화장품 병에 상표 딱지를 붙이는 일로 경력을 시작했다.

제2차 대전 후 1950년, 27세에 앙드레 베탕쿠르(André Bettancourt)와 결혼했다. 앙드레는 여러 정부에서 장관을 역임했다. 

1957년 아버지가 사망하자 릴리안느가 로레알의 대주주가 되었다. 1974년에는 네슬레가 로레알의 자본에 참여했다. 릴리안느는 회사의 책임을 남편에게 위임했고 남편 앙드레가 2007년에 사망하자 사위 장-피애르 메이에르(Jean-Pierre Meyer)에게 경영을 위임했다. 2012년에 릴리안느는 로레알 이사회에서 떠나고 아무 역할도 맡지 않았다.   

생애 말년에 막대한 재산만큼이나 베탕구르를 유명하게 한 것은 소송 스캔들이다. 2011년 베탕구르의 딸 프랑수아즈 베탕쿠르 메이예는 자신의 모친이 치매증상이 있으니 재산권 행사에 대해 후견인 보호권을 두어야한다는 소송을 제기했다. 프랑스 법원의 판결은 “베탕쿠르가 혼합형 치매와 상당히 진행된 알츠하이머 증상으로 고통받고 있다”며 딸의 손을 들어주었다. 베탕구르는 이 판결에 분노하며 딸에게 “무덤 속에서도 저주하겠다”는 독설을 퍼부었다고 한다. “재산을 노린 딸이 어머니를 치매로 몰아갔다” 고 하지만 실제로 베탕구르의 정신상태를 의심해 볼만한 일들이 벌어진 것은 사실이다. 대표적으로는 사진가 프랑소아-마리 바니에(François-Marie Banier)에 대한 도가 넘치는 후원이 그것이다. 1987년 자신의 잡지 사진을 찍은 계기로 인연을 맺게 된 바니에의 후원자를 자처하며 400만 유로(약 49억원)넘는 돈을 증여했다. 또한 의문의 수천억원대 생명보험 계약이 확인되기도 해서 그녀의 말년이 얼룩지게 되었다. 

 

릴리안느는 그의 아버지 으잰느 슐래르에게서 로레알을 상속받았다. 

릴리안느는 자신을 로레알의 화신(化身)으로 간주하면서 로레알에 대단한 애정을 가지고 살았다. 그녀의 외동 딸 프랑소아즈와 사위 장-피야르 메이에르도 안중에 없었다. 릴리안느가 상속 재산의 권리, 즉 로레알 주식에 대한 이익 배당금과 투표권 전부를 가지고 있었다. 

그녀는 주식 소유를 안정화하고 강화하고, 부유하게 했다. 다국적 기업의 매니저들도 하기 어려운 일이다. 

릴리안느는 1992년에 딸 프랑소아즈에게 그의 로레알 지분을  상속해 주었다. 그리하여 로레알의 지분이 으잰느 슐래르에서 딸 릴리안느 베탕쿠르에게, 릴리안느에서 다시 딸 프랑소아즈 메이애르에게로 전해 졌다. 이것으로 릴리안느는 자신의 평생의 사명이 완수되었다고 생각하고 만족해 했다. 

 

그녀의 좌우명은 ‘대담성’이었다. 25년 간 로레알을 이끌어 온 두 매니저 프랑소아 달과 린새 오웬-존스를 믿었다. 린새가 50억 유로로 미국 회사 메이벨린(Maybelline) 를 인수하여 중국 시장을 개척하자고 했을 때 서슴치 않고 승인했다. 린새 시절에 릴리안느의 재산이 15배 늘어났다. 장-폴 아공은 그 이상이었다. 장-폴 아공이 회사를 경영하면서 로레알의 자산이 500억 유로에서 1000억 유로로 증가했다. 

오웬-존스가 경영을 하던 시절에 릴리안느는 사업에 별로 귀를 기울이지 않고, ‘신뢰와 애정’이라고 자신의 사진에 헌사를 써 주었는데, 오웬-존스는 이 사진을 집무 탁자 위에 놓아 두고 1988-2006년까지 로레알을 경영했다.

50여 년 간 로레알의 이익금이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오웬-존스 시절에는 매년 10%이상 사업 총액이 늘어났다. 릴리안느 베탕쿠르에게 지급되는 이익 배당금이 매년 5억 유로에 달했다. 

 

2009년 로레알 100주년 기념식 때에 모두가 릴리안느에게 박수를 보냈다. 

릴리안느는 "내 생은 로레알이다. 나는 항상 이 회사의 발전에 참여했고 끝까지 이 회사를 보호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1974년에 로레알의 지분의 반이 조금 안되는 주식으로 스위스의 다국적 기업 네슬레(Nestle)의 지분 4%를 보유하게 되었는데, 릴리안느는 로레알 지분 33%를 보유하면서 로레알에 우선권을 가지는 내용의 협정을 체결했다. 레슬레는 릴리안느가 생존하는 동안은 로레알에 대한 지분을 증가하지 않기로 약속하고 그것을 지켜왔다. 이런 관계가 43년간 지속되고 있는데, 로레알의 자산이 100배 증가했으므로 네슬레는 로레알에서 네슬레 자신의 이익 배당금보다도 많은 배당을 받고 있다.

 

릴리안느는 딸 프랑소아즈 베탕쿠르-메이애르가 로레알 경영에 적극 참여하기를 기대해 왔는데, 기대에는 부응하지 못했다.

2004년 프랑소아즈가 51세가 되었을 때에야 처음으로 할아버지가 세운 회사에 대한 애착을 표명했다. 프랑소아즈의 남편 장-피애르 메이애르가 2009년에 경제지 샬랑주(Challenges)와 한  인터뷰에서, "우리 가족이 로레알에 참여한 지가 100년이 되었으며, 로레알에 대한 우리 가족의 열정은 변함이 없다. 이 가정에서 태어난 내 아내 프랑소아즈도 로레알과의 인연을 계속하고 싶어 한다."고 밝혔다. 

모친 릴리안느가 세상을 떠난 이후, 프랑소아즈의 행보가 관심을 받는 이유이기도 하다.

 

 

【프랑스(파리)=한위클리】이진명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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