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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로 4회를 맞이한 ‘프랑스인들이 좋아하는 아름다운 마을’ 선발대회에서 2015년 영예는 브르타뉴 지방 플루마나크(Ploumanac’h)가 차지했다. 프랑스국영 TV채널 France2가 주관하고, 시청자들이 전화, SMS, 인터넷 투표로 참여하는 아름다운 마을 선발대회 특집프로는 횟수가 거듭될수록 경합이 치열해지고 있다. 

2015년 타이틀을 거머쥔 플루마나크는 총 155,551표를 얻어, 특집프로 출범이래 최다득표수를 기록하는 이변마저 낳았다. 



                                      

▶ 분홍빛 화강암 해안



브르타뉴 북쪽지방 플루마나크는 분홍빛 화강암해안지대(La côte de granite rose)의 중심도시 페로스-기렉(Perros-Guirec)에서 약 3km 떨어진 작은 어촌마을이다. 행정구역상 주민 8천여 명의 페로스-기렉 관할소속이다.

플루마나크를 출발하여 페로스-기렉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약 10km 해안지대는 바라보는 이들의 상상력에 따라 각자 해석이 달라지는 기묘한 형상의 화강암들이 깔려있다. 암석색채는 분홍빛이 가미된 브라운 계통이 주류를 이룬다. 세계에서 프랑스 브르타뉴 북쪽과 코르스 섬, 중국연안지대에만 찾아보는 희귀한 자연풍경이라고 한다. 

에메랄드빛 투명한 바닷물과 분홍빛 신비스런 기암들이 늘어선 해안지대는 그야말로 대자연의 페스티발이나 다름없다. 절경을 이루는 해안지대에 철따라 피는 야생화들도 일석이조를 이룬다. 이른 봄철에는 가시금작화꽃들의 노란 물결이, 여름철에는 히드꽃의 보랏빛이 분홍빛 기암들과 어울려 장관을 이룬다. 

절경을 이루는 분홍빛 화강암들은 주로 플루마나크에 집중되어있다. 플루마나크의 작은 내포에는 생-기렉 해수욕장이 있는데, 모래사장 한가운데에 전설적인 11세기유물 생-기렉 기도실이 솟아있다. 이곳에 성자 기렉의 동상이 놓여있다.

생-기렉 해변을 출발하여 벼랑꼭짓점 르스케벨을 거쳐 페로스-기렉의 트레스트라우 해변까지 이어지는 샛길은(Le sentier des douaniers) 이 고장이 자랑하는 국립공원지대이다. 불어로 직역하자면 ‘세관원들의 길’이다. 오늘날에는 관광객들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는 오솔길이지만, 문물교역이 바다를 중심으로 행해졌던 옛적에는 해안지대를 은밀히 감시했던 세관원들이 사용했던 길이다.  

생-기렉 모래사장을 끼고 아담하고 정겨운 집들이 늘어선 샛길을 거쳐 언덕길을 넘으면 분홍빛 기암들의 틈바구니로 해변길이 구불구불 이어진다. 이 샛길을 따라 걸으며 신비스런 기암바위들의 천연적인 미를 실컷 감상할 수 있다. 왕복 약 3시간이 소요된다. 

해변 오솔길에 우뚝 솟아있는 플루마나크의 등대는 프랑스에서 가장 유명한 풍경 중에 하나로 사진작가들이 선호하는 출사지로 알려져 있다.

  

▶  플루그레스캉트의 외딴집



플루마나크와 페로스-기렉에서 발길을 돌리기 전에 시간적, 정신적 여유를 갖고 인근 다른 해변들도 산책해볼만하다. 특히 플루그레스캉트(Plougrescant)는 관광지로서 귀에 익숙지 않은 곳이지만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작은 해안지대로 자연의 야성미를 고스란히 간직한 곳이다. 해변에 깔린 조약돌 속에서 피어나는 바다양배추(Choux marins)들도 진풍경을 이룬다. 

플루그레스캉트의 독특한 명물은 커다란 두 기암바위가 보호하듯 감싸고 있는 집이다.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둔덕 위에 집 한 채가 자연을 기묘하게 이용하여 암석 틈바구니에 세워져있다. 외딴집의 뒤편은 망망대해이다. 집이라는 한계를 뛰어넘어 자연의 비경 속에 그대로 녹아든 풍경으로,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집으로 간주하는 이들도 있다.

바로 1980년대 초기 무렵 브르타뉴 지방을 홍보하는 풍경으로 선정되었던 유명한 플루그레스캉트의 외딴집이다. 당시 브르타뉴 관광우편엽서나 전화번호부 표지에도 쉽사리 찾아볼 수 있었던 풍경이다. 특히 플루그레스캉트의 외딴집은 브르타뉴 지방의 관광홍보용 포스터로 사용되어 파리의 전철역과 거리마다 대대적으로 나붙기도 했다. 

이처럼 유명세를 타다보니 자연스레 이 외딴집을 구경하러 관광객들이 몰려들었다. 어느 이른 아침 집주인은 이상한 소음을 듣고 잠에서 깨어나 밖으로 나가보니, 지붕 위에서 사진을 찍느라 여념 없던 일본인을 발견하고 기겁을 했다는 이야기도 전해진다. 

이처럼 몰려드는 외지관광객들로 사생활에 지장을 받자, 집주인은 브르타뉴 지방행정관할청을 상대로 손해배상청구를 냈고, 플루그레스캉트의 집 정경은 모든 관광홍보용 포스터와 우편엽서에서 삭제됐다. 이후 이 외딴집의 초상권은 철저하게 보호되어 상업용은 금물이다. 지금도 사람의 인기척이 느껴지는 주거지이며 사유지라서 주인 허락 없이 접근하여 사진 촬영하는 일은 삼가야할 사항으로 전해진다.

이 유명한 플루그레스캉트의 외딴집을 찾아가는 길은 약간은 복잡한 편이다. 일단 관광명소 카스텔-뫼르 해변동굴(Le gouffre de Castel-Meur) 방향으로 진입하다가 해변관광안내소(La Maison du littoral)를 거친 후 인근 주차장에서 약 10분 정도 걸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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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관광요지로 급부상 



프랑스인들이 좋아하는 아름다운 마을 선발대회는 각 지역을 대표하여 주민 2천 명 미만의 마을들끼리 경합을 벌이며, 이로 인하여 ‘Votez pour nous(우리 마을을 투표해주세요)’라는 유행어마저 생겨났다. 사실상 각 마을마다 순위를 가릴 수 없을 만큼 제각기 빼어난 자연경관과 독특한 지방색을 자랑한다. 그럼에도 프랑스에서 유난히 지방색이 강한 곳으로 알려진 알자스, 브르타뉴, 피레네 지방에서 해마다 1위를 독차지하는 편이다. 특히 2015년 1위를 차지한 플루마나크는 특유의 자연비경이 큰 몫을 차지했지만 브르타뉴 지방출신 네티즌들의 투표율도 높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프랑스인들이 좋아하는 아름다운 마을 선발대회는 지역경기에 활성화를 안겨주는 아우라 효과를 지닌다. 올 4월에 22개 후보고장이 선정되어 발표되자 즉각적으로 평년에 비하여 관광객이 늘어났다고 주최 측이 밝혔다. 

피레네 산맥자락의 중세기마을 코르드-쉬르-시엘(Cordes-sur-Ciel)은 2014년에 1위를 차지한 이후 관광객 1백만 명이 다녀갔다. 전년도에 비해 30만 명이 늘어난 숫자이다. 브르타뉴 플루마나크는 프랑스인이 가장 좋아하는 해변 중에 하나로 손꼽히며 연평균 약 백만 명이 찾는 관광명소이다. 물론 앞으로 더 방문객들이 늘어날 전망이다.

한편 2015년 프랑스의 아름다운 마을 19위로 선정된 노르망디 리용스-라-포레(Lyons-la-Forêt)는 지베르니 모네의 집에서 가까운 거리로 전형적인 노르망디 건축물과 문화를 만끽할 수 있다. 플로베르의 대표작 ‘보바리 부인’의 고장으로 유명한 곳이다. 소설의 실지 배경무대 리(Ry)마을과 인접하며, 이곳에서 1932년 시네아스트 장 르누아르가, 1990년 클로드 샤브롤이 각각 영화 ‘보바리 부인’을 촬영했다. 

밀레가 화폭 ‘만종’을 제작했던 장소로 유명한 바르비종은 프랑스인들이 좋아하는 아름다운 마을 4위로 선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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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에 선정된 22개 후보마을들의 독특한 지방색을 아래 사이트에서 다시 감상할 수 있다.  


www.france2.fr/emissions/le-village-prefere-des-franca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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