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스에서 20Km 떨어진 생 폴 드 방스 (Saint Paul de Vence)는 프랑스에서도 손꼽히는 아름다운 마을 중 하나로 산꼭대기에 자리하고 있고, 마을은 프랑수아 1세 때 지어진 요새가 감싸 안고 있다. 마을에서는 알프스 자락이 멀리 보이고, 아래로는 산과 지중해가 펼쳐져 보는 이의 가슴을 시원하게 한다. 마을은 21세기와는 차단 된 듯 중세 시대 때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16~17세기 집들이 늘어서 있는 그랑 거리(Rue Grand)는 그림에서 잠시 외출한 것 같은 카페와 집들이 아름다운 꽃들로 장식되어 동화 속 풍경으로 거리를 걷는 이를 행복하게 한다. 그리고 70여개의 갤러리와 수준 높은 장인의 솜씨로 만들어진 프로방스 지방의 수공예품을 판매하는 가게들은 눈을 즐겁게 한다. 골목의 돌바닥조차 해와 달을 닮은 모자이크 문양으로 산책자의 발걸음을 경쾌하게 소리 내며 아름답다. 




예술가들이 사랑한 마을




20세기 초기의 화가들인 샤갈, 르느아르, 마네, 마티스, 브라크, 피카소, 모딜리아니 등은 생 폴 드 방스의 세속과는 등을 진 듯한 아름다움과 지중해의 빛을 사랑해 자주 이 마을을 찾았다. 지금도 그 때의 명성을 이어가듯 작은 마을에 수많은 갤러리들이 자리 잡아 ‘예술인의 마을’로 불린다. 


특히 샤갈은 니스에 있는 샤갈 미술관을 옮기려 할 정도로 생 폴 드 방스를 사랑해, 말년 20년을 이곳에서 지내며 그림을 그렸고 지금은 자신이 사랑한 마을의 품에 잠들어 있다. 샤갈의 묘지는 알프스 산맥을 굽어보고, 바다도 바라볼 수 있는 양지바른 곳에 자리하고 있으며, 샤갈을 사랑하는 사람들은 오늘도 소박한 그의 묘지 위에 자갈을 하나씩 올려놓고 떠난다.


마을로 들어서면 “예술인의 마을”임을 입증하듯 라 콜롬브 도르(La Colombe d’Or)라는 호텔 겸 레스토랑이 있다. 황금 비둘기라는 뜻의 레스토랑은 피카소, 샤갈, 브라크, 마티스 등 그 시절에는 가난했던 화가들이 숙박비나 식사비. 술값을 그림으로 대신하던,  예술가들의 아지트였던 곳으로 식당 안에는 그 때 남겨진 그림들이 진품 그대로 걸려있다. 


특히 피카소, 자크 프레베르와 이브 몽탕은 이 호텔에 장기 체류했고, 이브 몽탕은 이곳에서 시몬 시뇨레와 만나, 사랑에 빠져 생 폴 드 방스 시청에서 결혼신고를 하고, 레스토랑에서  결혼식을 올렸다. 결혼 증인으로는 자크 프레베르와 라 콜롬브 도르 주인이었다. 


이처럼 가난한 예술가들에게 호의적이었던 라 콜롬브 도르 주인 덕분에 화가뿐만 아니라 다양한 분야의 예술가들이 이곳을 자주 찾았고, 라 콜롬브 도르는 생 폴 드 방스가 예술인의 마을이란 명성을 얻게 하는 데 숨은 주인공이 된다. 얼마 전에는 영화배우 디카프리오가 연인과 함께 레스토랑을 찾아, 다시 화제에 오르기도 했다.




생 폴 드 방스에서 둘러봐야 할 곳들




순결한 속죄자 예배당(Chapelle des Pénitents blancs)은 언덕 위에 외로운 형상으로 마을을 굽어보고 있는 예배당으로 17세기에 지어졌고, 21세기 초에 벨기에 출신 삽화가 장 미셀 폴롱의 그림, 모자이크, 조각들로 예배당과 정원이 새롭게 꾸며져 생 폴 드 방스의 관광명소로 자리 잡았다.  


예배당 건너편에 자리한 생 폴 드 방스 지방사 박물관(Musée d'Histoire locale, Saint-Paul de Vence)은 예배당 역사박물관으로 밀랍인형과 그림으로 생 폴 드 방스의 역사와 문화를 쉽게 이해할 수 있게 재현해 전시하고 있다. 또한 주변의 리비에라 문화를 보여주는 전통의상과 사진, 유물과 문헌 등을 소장하고 있어 유익한 시간을 보낼 수 있는 박물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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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가들이 사랑하는 매그 미술관 




생 폴 드 방스에서 꼭 놓치지 말고 들려야 할 곳이 매그재단이 설립한 매그 미술관이다. 미술관은 지중해 해안이 내려다보이는 소나무 숲속 가운데 자리해 멋진 풍경을 배경으로  고아한 자태를 드러내고 있다.


미술관은 1964년 프랑스 화상인 에메 매그와 그의 부인 마그리트 매그가 설립하였다. 매그 부부는 1930년대부터 재능 있는 무명화가들을 발굴하여 지원해 화가들로부터 신뢰를 받았고, 이런 신뢰를 통한 화가들과의 친분으로 미술관은 건축가 J.L.서트와 화가들의 도움으로 지어졌다.   


건축 외관은 미로가 세라믹과 모자이크로 장식한 것으로 미로만의 예술적 독특함이 그대로 담겨있고, 칼더와 미로, 브라크가 디자인한 연못, 자코메티 형제가 디자인한 가구가 있는 미술관 카페 등 미술관 자체가 예술 작품이다. 


지하에는 영화촬영 세트처럼 꾸미진 영화자료 전시실이 있다. 이곳은 매그 프로덕션을 운영하며 예술가들의 생애와 작업과정을 영화화 하며, 영화 제작 지원을 할 만큼 영화에 관심이 많았던 매그 부부가 만든 특별한 공간이다. 미술관 주변의 소나무 숲은 야외조각장으로 편안히 휴식할 수 있는 쉼터이다.


미술관은 미로, 칼더, 샤갈, 레제, 피카소, 브라크, 피카소, 뒤샹 등 근대 미술사에서 중요한 700여점의 작품을 소장하고 있다. 특히 자코메티와 미로의 대표작을 여러 점 소장하고 있어, 프랑스 지중해 연안을 찾는 이들이 꼭 둘러보는 미술관이다.


특별기획 전시로 자코메티, 칸딘스키, 레제, 미로, 샤갈 등 20세기를 대표하는 화가들의 전시 위주로 열려 미술계에서 주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미술관이기도 하다. 


현재 매그제단은 올해로 개관 50주년을 맞이하여 11월 11일까지 걸작에 헌정한다는 기획전시를 하고 있다. 베이컨, 아다미, 보나르, 브라크, 칼데, 샤갈 등 20세기 이후 최고의 작가들의 작품들로 엄선된 100여점의 작품을 볼 수 있는 전시로 생 폴 드 방스를 찾았을 때 잊지 말고 들려야 할 곳이다. 




Musée Maeght - Fondation Maeght


623 Chemin des Gardettes, 06570 Saint-Paul-de-Vence


TEL : 04 93 32 81 63 (10:00~19:00)


http://www.maeght.com/musee




【한위클리 / 조미진 chomijin@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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