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에선 "혁신 위해 벼랑끝 싸움" 옹호도

(서울=연합뉴스) 차지연 류미나 기자 = 국민의힘이 인요한 혁신위원장의 총선 공천관리위원장직 요구를 놓고 술렁이고 있다.

1일 당 내부에선 인 위원장의 요구가 과도하다는 지적들이 공개적으로 터져 나왔다. 지도부와 의원들은 공개 석상에서 "실망스럽다", "인 위원장의 실수" 등의 표현으로 우려를 드러냈다.

인 위원장은 전날 김기현 대표가 자신의 요구를 거절하자 "혁신위 요청이 받아들여진다면 공관위원장을 요청할 하등의 이유가 없다"는 추가 입장을 통해 '자리 욕심'을 낸 게 아니라고 강조했지만, 당내 반응이 여전히 좋지는 않다.

장예찬 청년 최고위원은 이날 YTN 라디오에 출연해 "공관위원장 요구가 진짜면 안 되는 일"이라며 "지금처럼 국회에서 탄핵안을 가지고 철야농성을 하기 직전인 엄중한 시국에 공천 관련 직책을 논하는 것 자체는 인 위원장의 실수"라고 지적했다.

장 최고위원은 "내가 그동안 혁신위를 응원한 것은 공관위원장을 하라고 응원했던 건 아니다"라며 "다소 실망스러운 부분도 있다. 혁신안의 본질에 대해 조금 더 집중해줬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홍석준 의원은 BBS 라디오에서 "민감한 자리인데, 본인의 순수한 의도가 있다고는 하지만 너무 즉흥적으로 말한 것은 당내 큰 우려를 사고 있다"고 말했다.

강민국 의원은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혁신위는 차기 총선 승리를 위한 당의 정책적 방향을 제시하는 곳이지, 의원들의 정치적 생명을 쥐고 이래라저래라하는 '옥상옥'이 아니다"라며 "대놓고 공관위원장 자리를 달라 요구하는 것은 혁신위원장으로 할 말씀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비판했다.

혁신위 내부에서조차 부정적인 기류가 감지된다.

한 혁신위원은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인 위원장의 공관위원장 요구는 혁신위가 지금까지 해온 성과까지 깎아 먹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일각에선 인 위원장이 혁신을 위해 '벼랑 끝 싸움'을 벌이는 것이라는 옹호 의견도 나왔다.

하태경 의원은 SBS 라디오에서 "김 대표의 반응이 실망스러웠다. 마치 인 위원장이 자리 욕심 있는 사람인 것처럼 한 건 인격적 모욕"이라며 김기현 대표를 향해 날을 세웠다.

하 의원은 "인 위원장은 국민들이 '혁신 공천이 되겠다'고 생각하게끔 일종의 벼랑 끝 싸움을 하는 것"이라며 "엄밀히 말하면 '내 혁신 공천안을 김기현 지도부가 받으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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