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1일 목요일 각 대학교 별로 입학식을 갖고 일제히 2016-2017학년도 제1학기 개강에 들어 갔던, 몽골 캠퍼스가 다음 주로 종강을 합니다.

 

▲2016년 생일 케이크를 사흘 앞서 자르다. 2016년 12월 7일 저녁 현재 몽골 현지 기온은 영하 27도를 기록 중입니다.     © 알렉스 강 몽골 특파원 


12월 7일 수요일, 저는, 새벽 댓바람부터 캠퍼스로 달음박질했습니다. 첫째 시간인 아침 8시 40분부터, 몽골인문대학교 한국학과 4학년 재학생들의 한자 과목 제1학기말 시험이 치러졌기 때문입니다.

 

▲2016년 생일 케이크를 사흘 앞서 자르다. 몽골인문대학교 한국학과 4학년 재학생들이 한자 과목 제1학기말 시험 답안 작성에 나섰다.     © 알렉스 강 몽골 특파원


둘째 시간인 10시 20분부터는 몽골인문대학교 한국학과 3학년 재학생들의 한국어 문장론(Syntax of the Korean language) 제1학기말 시험을 치렀습니다. 시험이 끝나고, 스승 생일 축하를 위해, 3학년 애제자들이 준비해온 깜짝 생일 케이크가 등장했습니다.
 

▲2016년 생일 케이크를 사흘 앞서 자르다. 몽골인문대학교 한국학과 3학년 재학생들이 케이크를 준비해 스승의 생일을 축하했다.     © 알렉스 강 몽골 특파원


제 생일 당일인 12월 10일이 토요일이라서 강의가 없는 것을 감안한 애제자들의 기지(機智)였습니다. 이 케이크는 상점에서 산 게 아니었습니다. 체. 알탄치메그(Ч. Алтанчимэг)라는 애제자가 정성껏 집에서 만들어 내 온 것이었습니다.
 

▲2016년 생일 케이크를 사흘 앞서 자르다. 강외산 몽골인문대학교(UHM) 교수(본지 몽골 특파원 겸 KBS 몽골 주재 해외 통신원)가 12월 30일에 생일을 맞는 베. 아니르마(B. Anirmaa) 양과 생일 케이크를 같이 잘랐다.  앞줄 맨 오른쪽이 케이크를 직접 만들어 온 체. 알탄치메그(Ch. Altanchimeg)양이다.    © 알렉스 강 몽골 특파원


오후 1시 40분쯤, 저는, 4학년 애제자들과, 대학 근처의 한국 식당 솔롱고(Solongo, 한국어로 무지개, 영어로 Rainbow를 뜻하는 몽골 낱말이다) 레스토랑(대표 박성복)에서 늦은 점심을 같이 했습니다.

 

▲2016년 생일 케이크를 사흘 앞서 자르다. 한국 식당 '무지개(Solongo)' 전경.     © 알렉스 강 몽골 특파원


4학년 애제자들이 준비해 온 케이크에는, 제 이름과, "39"라는 숫자가 새겨져 있었습니다. 도대체, "39"라는 숫자의 의미는 무엇일까요? 제가 올해 39살이 되었다는 의미일까요?
 

▲2016년 생일 케이크를 사흘 앞서 자르다. 몽골인문대학교 한국학과 4학년 재학생들이 케이크를 준비해 스승의 생일을 축하했다. 39라는 숫자가 웃음을 짓게 한다.     © 알렉스 강 몽골 특파원


그 곡절은 이렇습니다. 언젠가, 지금은 이미 졸업한 어느 애(愛)제자가, 당돌하게(?), 제게 나이를 물었습니다. "몇 살로 보이느냐?"고 했더니, 이 당돌한 애제자가, 제 실제 나이보다 적게 예측하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다소 치기(稚氣)스럽게, 정색을 하고, 이렇게 답했습니다.

"한국 사람들은 4라는 숫자를 싫어하는 경향이 있다. 서울에 가 봐라! 1층, 2층, 3층 위에 몇 층이 있는지 아느냐? 4층이 아니라, F층이고, 그 위에 5층, 6층이 있다. 아니면, 4층을 생략하기도 한다. 왜냐. 넉 사(四) 자는 죽을 사(死) 자와 발음이 같기 때문이다. 앞으로, 내 나이가 40이든, 50이든, 60이든 그건 너희들이 알아서 추측해라. 중요한 것은 내가 앞으로 영원히 39살로 남을 것이라는 것이다. 나는 늙을래도 늙을 수 없고, 죽을래야 죽을 수 없다. 굳이, 나를 저 세상으로 빨리 보내고 싶으냐? 방법은 간단하다. 송장으로 만들어서 서울로 소포로 부치면 된다."

이런 까닭에, 애제자들이 케이크 위에 39라는 숫자를 아예 새겨 가지고 온 것이었습니다.

 

▲2016년 생일 케이크를 사흘 앞서 자르다. 몽골인문대학교 한국학과 4학년 재학생들이 스승의 생일을 축하해 주기 위해 한국 식당 '무지개(Solongo)'에 자리를 같이 했다.     © 알렉스 강 몽골 특파원

 

▲2016년 생일 케이크를 사흘 앞서 자르다. 강외산 몽골인문대학교(UHM) 교수(본지 몽골 특파원 겸 KBS 몽골 주재 해외 통신원)가 애제자들과 생일 케이크 촛불 끄기에 나섰다.     © 알렉스 강 몽골 특파원

 

▲2016년 생일 케이크를 사흘 앞서 자르다. 강외산 몽골인문대학교(UHM) 교수(본지 몽골 특파원 겸 KBS 몽골 주재 해외 통신원)가 12월에 생일을 맞은, (왼쪽부터) 제. 오간체체그(J. Uugantsetseg) 양(12월 2일), 체. 할리온수렌(Ts. Khaliunsuren) 양 (12월 19일), 과대표 엘. 돌람라그차(L. Dulamragchaa) 양과 케이크를 같이 잘랐다.     © 알렉스 강 몽골 특파원

 

▲2016년 생일 케이크를 사흘 앞서 자르다. 몽골인문대학교 한국학과 4학년 재학생들이 점심 식사에 나섰다. 애제자들은 육개장, 제육볶음, 김밥, 닭감자탕, 돌솥비빔밥 등으로 다양하게 시켜 맛있게 먹었다. 애제자들이 한국 사람인지, 몽골 사람인지 헷갈리는 순간인 동시에, 몽골 현지에 한국 음식이 굳건하게 뿌리를 내렸음을 새삼스레 실감하는 순간이었다.        © 알렉스 강 몽골 특파원

 

▲2016년 생일 케이크를 사흘 앞서 자르다. 애제자 엘. 홍고르졸(L. Khongorzul) 양이 강외산 몽골인문대학교(UHM) 교수(본지 몽골 특파원 겸 KBS 몽골 주재 해외 통신원)에게 생일 축하 카드와 생일 선물 목도리 를 전달했다.     © 알렉스 강 몽골 특파원

 

▲2016년 생일 케이크를 사흘 앞서 자르다. 한글맞춤법과 외래어표기법에 맞춰 정확하게 쓴 제자들의 글씨가 사랑스럽다.     © 알렉스 강 몽골 특파원


"한참 전 대구사범을 졸업하고 산간 벽지의 문경보통학교에 발령을 받아 근무했던 어느 선생은 제자들로부터는 존경을, 학부모들로부터는 사랑을 받는 스승이었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는데, 나는 정녕 그러한가?"를 곰곰이 생각합니다.

"남을 가르치는 선생으로서의 나는? 제자들로부터는 존경을, 학부모들로부터는 사랑을 받고 있는가? 정녕 그러한가?"

 

▲2016년 생일 케이크를 사흘 앞서 자르다. 강외산 몽골인문대학교(UHM) 교수(본지 몽골 특파원 겸 KBS 몽골 주재 해외 통신원)가 생일 선물 목도리를 목에 두르고 (왼쪽부터) 에스. 사란체체그(S. Sarantsetseg), 에. 체츨렌(E. Tsetslen), 베. 아노하탄(B. Anukhatan) 양과 자리를 같이 했다.      © 알렉스 강 몽골 특파원


올해도 어김없이 제 귀빠진날 12월 10일이 사흘 뒤에 제게 정면으로 쳐들어옵니다. 몽골 제 휴대전화 번호 뒷자리가 '1210'인 곡절은, 제 생일이 12월 10일이기에 제가 악착같이 이 번호를 고집했기 때문입니다.

보나 마나, 12월 10일 토요일 제 생일 당일에는, 아마도 하루 종일, 마치 약속이나 된 듯이, 제가 활용 중인 소셜네트워킹서비스(SNS)를 통해, 네이버 밴드(Band)에서, 카카오 Kakao Story에서, Facebook에서 축하 메시지가, 마구 마구, 밀물처럼 밀려들어올 겁니다.

 

▲2016년 생일 케이크를 사흘 앞서 자르다. 강외산 몽골인문대학교(UHM) 교수(본지 몽골 특파원 겸 KBS 몽골 주재 해외 통신원)가 몽골인문대학교 한국학과 4학년 재학생들과 한국 식당 '무지개(Solongo)' 앞에서 추억 같은 기념 촬영을 했다.     © 알렉스 강 몽골 특파원


2016년에 맞을 제 생일 12월 10일 사흘 전인 오늘 애제자들과 잘랐던 생일 케이크를 떠올리며, 제 몽골 생활의 지속적인 분발을 다짐합니다. 창문 커튼 너머로 2016년 12월 7일 수요일 영하 27도를 기록하고 있는 북녘 몽골의 밤시각이 새록새록 깊어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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