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10월을 마감하는 마지막 날 밤입니다.

현재 몽골 울란바토르 밤 기온은 섭씨 영하 8도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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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도 그럴 것이, 오후 강의를 위해 대학 캠퍼스로 향하자니
울란바토르 시내를 관통하는 톨강(Tuul 江) 지류(우리나라 청계천에 해당함)가 얼어붙어 있었으니 그럴 수밖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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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의 마지막 날, 오후 강의에 들어 선 저는 현재 지구촌 한국어 학습 외국인 및 한민족 재외동포들의 객관적인 한국어 실력 평가를 위해 대한민국 교육부 산하 기관인 국립국제교육원(NIIED)이 현재 시행 중인 한국어능력시험(韓國語能力試驗=토피크=TOPIK=Test of Proficiency in Korean ) 듣기 항목 기출 문제들을 추려서 애제자들에게 들려 주고 한 문제씩 차근차근 설명해 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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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EIC이나 TOEFL을 경험해 본 분들은 아시겠습니다만,
문법이나 독해 항목에서 아무리 점수를 잘 받아도 듣기에서 무너지면 합격은 물 건너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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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험 삼아, 문제를 한 번 살짝 비틀어 보았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제자들이 헤매기 시작합니다.
두 번만 비틀면 오답을 선택할 가능성이 농후하였습니다.

하여, 90분 강의 내내 애제자들과 밀고 당기기를 거듭하며 달달달달 볶았습니다.
하지만, "인내는 쓰고 열매는 달다!(Patience is bitter, but its fruit is sweet)"를
이 애제자들이 스스로 체감하는 날이 분명히 올 줄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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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90분 강의는 강의실을 옮겨서 진행했습니다.

어차피 한국어 듣기 강의인데가, 마침 10월 31일이므로, 
애제자들의 긴장을 풀어 주기 위해 "잊혀진 계절"을 칠판에 쓴 뒤,
몽골어로 노랫말 전체를 한 낱말 한 낱말씩 번역해 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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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랬더니, 눈치 빠른 한 애제자가 재빠르게 휴대전화로 인터넷에 접속해,
동영상을 보여 주며, "교수님, 이 노래예요?" 하는 겁니다.

 
저는 이 애제자의 재치로 인해 배시시 웃고 말았습니다.
하여, 강의실에 대한민국 가수 이용 씨가 화려하게 등장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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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제자들은 이 노래가 1982년에 나온 노래임을 알고 기절할 듯이 놀라는 것이었습니다.

아마도, 첫째는 "잊혀진 계절"이 자기들이 태어난 연도(대부분 1990년대 후반 또는 2000년대 초반에 태어났음)보다
한참 전에 나온 노래였기 때문이고,  둘째는 아직도 인기를 얻고 있다는 점 때문이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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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몽골 현지의 2017년 10월이 지고 있습니다.
이제 해마다 겪는 고통스러운 동장군과의 전투 시각이 시시각각 다가설 겁니다.

하지만, 서울이면 어떻고, 몽골이면 어떻습니까?
사람 사는 것은 다 똑같고, 어차피 인생은 도전(挑戰)과 응전(應戰)의 연속인 것을!
오늘도 지구는 돌고, 세월은 하염없이 흐르고, 몽골 현지에서의 한류 열풍은 계속 힘차게 박동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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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2017년  10월을 마감하는 마지막 날에 MSN.com 웹사이트 한 켠에 뜬 "South Korean actor Kim Joo-hyuk died in car crash"라는 영문 보도 기사가 제 기분을 우울하게 만들었습니다. 차 사고로 인해 45살로 생을 마감한 영화배우 김주혁(1972~2017. 10. 30)은 탤런트 고 김무생 씨(1943~2005)의 둘째 아들이기도 합니다.
 


김무생도 떠나고, 김주혁도 갔으나, 제 앞가림 하기도 바쁜 마당에 오지랖 넓게 "어디에서 누가 죽었는가?"가 뭐 그리 대수겠습니까마는, “탤런트 김무생 집안의 예능 분야의 부전자전 (父傳子傳=아버지가 자신의 태도나 성향을 아들에게 대대로 전함)의 역사가 아들대에서 이렇게 속절없이 빨리도 접히는가?"에 생각이 미치자 그저 허무했습니다. 


기회가 된 김에, KBS 드라마 "용의 눈물(1996~1998)"에  조선 태조(=이성계) 역할로 출연했던 아버지 탤런트 김무생 씨 동영상을 찾아 굳이 올려 둡니다. 마치 태조 이성계가 살아 돌아 온 것 같은 열연을 펼치면서 현세에서의 아들의 무궁한 영광을 빌었습니다만, 드라마 밖 현실에서는 둘째 아들을 하늘나라 자기 곁으로 참으로 빨리도 불러 들이는군요.

그러고 보니, 2017년이 이제 두 달여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세월 참 빠르게 흐릅니다. 아이고, 내일이 벌써 11월 1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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