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선거와 관련하여 제언합니다.

 

아마도 현재  가장 크게 이슈가 되고 있는 것은, 대회 참가 신청도 하지 않은 분들이 느닷없이 정기총회시 회장선거에 참여하여 투표를 한 것 때문인 듯합니다. 총회 당일 선거인 명부를 작성할 당시 선거권이 있는지를 먼저 확인한 연후에 투표권을 주었어야 마땅할 것인데, 이를 확인하지도 않은 채 투표를 속행한 것은 지내놓고 보니 피차 큰 실수였던 것 같습니다.

 

두표 차이로 당락을 가른 마당에 이같은 실수는 중대한 오류라 아니할 수 없겠지요. 설사 두표 차이가 아니라 10표 차이로 당락이 결정되었다 하더라도 '부정' 또는 '불법' 선거라면 '선거 무효'란 주장이 나올 여지가 크다고 봅니다, (*투표권 규정에 대한 상세한 논의는 공식 참가자도 아닌 '두 분에 관련된 것'만 언급하고 다른 사항은 생략합니다. 다른 부분까지 언급하면 더 복잡해질 것이 예상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일단 선관위(위원장 고직순, 위원 김원일 최성자)가 2대 1로 '문제없음'으로 '유권해석'을 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는데요, 그 유권해석의 내용이 참 궁금합니다. 유권해석이 성립하려면 어떤 근거로, 왜 그런 해석을 내렸는지에 대해 타당한 설명이 있어야 하는 건 당연하다고 할 것입니다.

 

아무리 양심의 마스터베이션을 한다 하더라도, 상식적 마인드를 가진 회원이 가질 수 밖에 없는 속질문은, '특정인의 당선을 목적으로 누군가를 동원했다는 것인가?' 하는 것입니다.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의혹은, '리더십 교체를 위해 모종의 짜고치는 고스톱 식의 사전 모의가 있었다는 것인가?' 하는 것입니다.

 

그게 아니라면, '선거를 하고 보니 두 사람이 끼어 있는 것을 나중에서야 발견하고 '아차!' 했는데, 버스가 떠난 마당에 그냥 달리자' 뭐 그런 건가? 하는 짐작도 합니다. 저는 이 '아차!'에 심증을 두고 있는 편입니다. 왜냐하면, 세 분 선관위원님들의 면면을 어느정도 알고 있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우선 고직순 선관위원장님은, 이름이 주는 느낌만큼이나 '미스터 쓴소리'로 불리는, 호감이 가는 분이었습니다. 종종 거두절미하고 직언을 하는 바람에 오해를 살 여지도 있지만, 굿이나 보고 떡이나 얻어먹는 분위기에서 대체로 하기 싫어하는 쓴소리를 잘 하시는 분이고, 그 쓴소리 중에는 핵심을 짚어내는 내용이 있다고 보았기 때문입니다.(작년 봄대회의 경우가 좋은 예입니다.)  제가 상상하는 고직순 선관위원장님은 절대로 허튼 말이나 야료를 부리실 분이 아니라는 믿음을 주신 분입니다.

 

김원일 선관위원님은 외견상으로만 보아도 학자, 그리고 종교인으로 합리적이고 양심적인 분으로 여겨져 늘 경외심을 품게 하는 분입니다. 특유의 표정으로 껄껄껄 웃거나 가만히 미소짓는 것만으로도 주변 분위기를 밝게 하는 은근 핵심 회원으로 인식하고 있습니다. 지난 1월 유럽대회(모스크바 대회)시에도 본인의 사업체를 흔쾌히 사용하도록 하시는 등 알게 모르게 조용히 후원한 덕스러운 모습으로 인상이 잡혀 있습니다.

 

최성자 네트워크 위원장님은 제가 재언협에 들어와 인상깊게 만난 분들 가운데 빼놓을 수 없는 분입니다. 뭐랄까요, 재언협의 '앙꼬'같은 분입니다. 주변에서 뭐라든 자기 맡은 일, '네트워킹' 작업을 충실하게 하시는 것을 보고 감동을 받았습니다. 이번에 좀 놀랜 것은, 늘 부드럽고 유연하게만 보이던 분에게 이렇게 강단진 면이 있었는가, 하는 것입니다. 이번 최성자 위원님의 '이의 제기'는 언론인으로써 마땅히 해야 할 '은쟁반에 금사과' 같은 것이라 여겨집니다.

 

세 분에 대한 저의 '이해'에 동의하지 않는 분들이 있을 지도 모르겠지만, 적어도 2년간 재언협을 긍정적인 눈과 마음으로 지켜본 저의 심정을 표현했을 뿐입니다.

 

어쨋든 이런 양심적이고 정직한 분들이 선관위원을 맡아 이번 일을 진행했으니... '한 번 믿어보자'는 것이 저의 제안입니다. 어떤 근거로 '문제없다'는 유권해석을 내렸는지 못내 궁금하지만, 이 분들의 인격을 믿고 '이번만'은 그냥 지나치는 것이 어떨까 하는 것입니다. 제 짐작으로는, 김훈 회장님 생각도 그런 듯하고, 대부분의 회원들도 그런 게 아닌가 합니다. 다만, 앞으로 '정관을 철저히 재정비하자'는 전제하에서.

 

현재 외부에서 재외언론인 단체에 갖고 있는 인식의 단면도 '이번에는 그냥 지나가자'는 의견을 내놓게 된 또하나의 배경입니다.

세한언의 파행과정을 지켜본 한국내 외부관계자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재외언론인 단체에 '혐오' 비슷한 감정을 갖고 있었습니다. 비록 세한언의 파행을 두고 한 말이기는 하지만, 무법천지 재외언론인 단체가 '순 양아치 집단'으로 매도되고 있는 현실에 정말 온 힘이 빠져 버리는 느낌입니다.

 

또하나 제가 이번만은 그냥 지나가자고 하는 이유는, 규정상 후보로서 아무런 하자가 없는 김소영 당선자의 난처한 입장을 고려하자는 생각에서 입니다.(이런 언급조차도 미안한 마음입니다.) 만약, 선관위원들(더하여, 저를 포함한 전 회원들)의 '아차!' 실수로 이번 선거가 치러진 것이라면, 가장 상처를 받을 분은 김소영 당선자입니다. 어쩌면 김소영 당선자는 잘못된 절차와 시스탬의 가장 큰 피해자일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세한언의 무지막지함에 너무 놀라 재언협에 귀순한 처지로, 저 개인의 솔직한 심정을 전합니다. 처음 이번 선거문제가 이슈로 튀어나오면서, 짜르르 소문 난 영화를 보고 나오면서 '아이고, 또 속았네!' 기분이 든 것과 유사했다면 크게 실례가 될 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고 이런 저런 논의들(핵심을 짚은 논의가 있는가하면, 정보 또는 관심부족으로 오리무중에 빠진 논의, '귀차니즘'에 따른 무책임한 논의, 일종의 진영 논리에 사로잡힌 듯한 논의)이 진행되는 것을 보며 '아, 아직 상당히 취약한 환경이구나'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렇다면, 취약한 환경에서 원칙만을 내세우다 갈등이 깊어지면 무너져 버릴 수도 있는 것이 현실이니, 차후로 모두가 머리를 모아 시간을 두고 차근차근 정비하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저의 결론은 이것입니다. "아직 재언협이 취약하고 걸음마 단계이니, 이걸 피차 인식하고 이해하면서 '다음부터' 잘하자". 그것입니다. 단, '이번만...' 같은 일이 재차 삼차 반복되지 않기를 기대하고 노력하면서... 그래서 "유일무이한 재외언론인 단체인 재언협만이라도 든든히 세워보자!" 뭐 그런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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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file image 프랑스존 2016.05.11. 03:20

역시나 순박하신 김대표님... 장문의 글 속에 재언협에 대한 애정이 듬뿍 담겨있습니다.

재언협의 성장통이라고 생각하겠습니다. 덕분에 정관개정의 필요성에 대해서 우리 회원들이 절감하게 되었거든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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