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터뷰] 해당국가가 없는 경우, 기타에 올려주세요. (5회이상 등록시 카테고리별도 부여)


청명한 색감과 살아있는 듯 생동감 넘치는 붓 터치, 움직이는 입체화 같은 느낌들이 마치 현대적 인상파라는 수식어가 떠오르게 한다. 


워싱턴에 거주하는 재미작가 유수자(바르바라 한) 화백이 개인전을 위해 파리를 찾았다. 


유 작가는 과거 언론사 사진기자 출신답게 주변의 사물을 재빠르게 캐치하는 능력이 있다. 젊은 시절 7년간 대한일보에서 당시 흔치 않은 여기자로 활동하였는데, 사진기를 능숙하게 다루게 된 것은 물론 통행금지 시절, 자유로이 늦게까지 돌아다닐 수 있어 행복했다는 유쾌함을 보였다.






그녀가 붓을 잡게 만드는 힘은 먼데서 오지 않는다. 길에서 마주치는 사람들, 조용히 찻집에서 아침을 맞이하는 동네 이웃들, 바다를 거니는 노인 부부, 어떤 우연한 인연도 놓치지 않고 화폭에 옮기고는 한다. 


고요한 도시 풍경 같으면서도 들여다보면 사연도 이야기도 많은 인생의 복잡함이 숨겨져 있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미묘한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 무언의 대화 속에서 오가는 감정들을 읽을 수 있게 되는데, 단순한 인물화 혹은 도시의 풍경에만 지나지 않고 단순함 속에서 오는 깊은 깨달음을 일깨워준다.




해방둥이인 1945년 생인 유수자 씨는 경기여고 졸업 후 당시 집안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서울 미대에 입학하여 예술에 대한 열정을 굽히지 않았다. 화가보다는 조각가로서의 삶이 더 길었던 그녀의 조각과의 인연은 이 시점에서 시작 되었다. 


인간의 신체는 자연과도 닮았으며 외적 겉 껍데기를 통해 내면을 들여다보는 것이 예술이라는 생각에서 조각 작업들을 꾸준히 해 왔다. 미국에서 공부하던 시절 인체에 대해 깊이 공부를 한 것도 이와 같다. 조각 작업들과 동시에 그림도 잊지 않고 틈틈이 그려왔으나 본격적으로 화가로서의 삶을 살기 시작한 것은 불과 10년이 채 안됐다. 계속해서 내면으로 파고들며 고뇌와 마주하게 되던 3~40대의 어두운 작품 성향과는 달리 60이 넘은 지금의 작품은 삶의 아름다움을 예찬하는 여유로움을 표출시키고 있다. 고뇌를 벗어나 영적 성스러움을 추구하게 되며 메말랐던 감정들이 되살아나는 행복한 경험들을 최근에 하고 있다고 밝히는 모습은 마치 새로운 세계를 다시 만난 소녀처럼 밝은 모습이었다.




850-6a.jpg




9월 21일부터 열흘간 89갤러리에서 12점의 유화와 드로잉을 통해 프랑스 관람객들과 첫 만남을 갖을 예정이다. 


지금까지 뉴욕과 워싱턴 그리고 한국에서 15회의 개인전들이 개최되었으나 유럽에서는 처음으로 갖는 개인전이다. 전시작들은 이번 개인전에 선보여지기 위해 제작되었으며 주제 선정이나 화법에 있어서 가장 미국적인 면모들을 아끼지 않고 서슴없이 표출시켰다고 한다. 


눈에 보여지는 주제는 분명 도시 풍경이다. 하지만 각박하고 분주한 도시의 삶이 결코 아니며 오히려 자신의 삶을 편안하게 살아가는 여유로운 현대의 미국사회를 보여주고 있다. 


평범한 일상이 시간을 고정시킨 듯 마법처럼 한 순간에서 멈춘다. 특별함의 이유는 바로 이 정체됨이다. 사진을 찍은 듯 흘러가던 삶이 고정되어 영원한 순간으로 간직된다. 




현재 사는 곳 집 근처에 위치한 패스트푸드점과 찻집을 자주 이용하는데, 주위 사람들을 관심 있게 지켜보는 것이 그녀의 취미이자 작업의 연장선상이다. 관찰력이 몸에 배어 있으며 늘 카메라와 동행하여 흥미로운 장면들을 포착해낸다. 이를테면 맥도날드의 이른 아침 풍경은 테이블마다 혼자서 커피를 마시는 미국 노년 여성들로 차 있다. 


이번 전시에는 바다를 배경으로 한 작품들도 상당 수 소개 될 것이다. 노년을 맞이한 부부들의 모습 속에서 여유 혹은 그 이상의 복잡하고 미묘한 감정의 관계에 대해서 소개하고 있다. 살아 있는 표정들로 해학적인 인물들은 표면적으로 보이는 것들 그 이상으로 많은 것을 이야기 하고 있으며 몸짓, 뒷 배경과의 관계 또한 관심 있게 들여다 보아야 할 이유이기도 하다.




850-6b.jpg




일상생활과 바다, 여유로운 노년기, 이 모든 것은 사실 유 작가의 심리 상태를 표출하는 주제들이다. 바다에 대한 남다른 애정이 있는데, 어린 시절 여수와 통영을 자주 다니던 즐거운 기억들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 사람과의 관계만큼 중요한 부분이 사람과 자연과의 관계이다. 신체적 유사함을 넘어서서 보이지 않는 에너지 면에서도 둘 사이에서는 떼어놓을 수 없는 신비함이 흐른다. 동이 트는 모습, 아침이 다가오는 새벽 속에서 너무도 큰 힘을 얻는다는 유수자씨는 앞으로 이 신비로움을 더욱 예찬 할 것이며 영적인 성스러움을 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의 현대 예술이나 미술 교육은 관념적 사상을 강조하며 관객의 시선을 사로잡아야 예술을 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유작가가 프랑스에서 느낀 점은 솔직한 아름다움이며 전통에서 배어 나오는 은은히 깔려있는 아름다움이다. 


“흐르는 물 같은 게 예술이 아닐까요? 자연스럽게 억지를 쓰지 않아도, 과대 포장하지 않고 순수하게 늘 새롭게 시작하는 마음을 간직하는 것이 예술인 것 같습니다”. 


단시간이지만 파리에 체류하는 동안 빛에 대한 아름다움을 다시한번 깨닫게 되었으며, 앞으로의 하나님이 내리시는 빛과 인간의 관계에 대한 묵상과 그에 관한 작품들을 선보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일시 : 9월 21일~30일 


오프닝 : 9월 23일 18시~21시


장소 : 89갤러리 


주소 : 89, Avenue Daumesnil 75012 Paris




850-6c.jpg



  • |
  1. 850-6.jpg (File Size:128.4KB/Download:79)
facebook twitter google plus pinterest kakao story band

  • 궁중요리로 농림축산부 장관상을 수상한 ‘전주한과 홍’ 유홍림 대표

    한국 한과를 프랑스에 알리는 일에 적극적으로 앞장서고 있는 ‘전주한과 홍’의 대표 유홍림 씨가 지난 5월 7일 한국음식관광박람회의 한국국제요리부분에 참가해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상을 수상했다. 유홍림 대표는 전주에서 3대째 한과에 종사하는 가업을 이어받아 4년 전부터 직접 한과 사업을 맡아 프랑스와 ...

    궁중요리로 농림축산부 장관상을 수상한 ‘전주한과 홍’ 유홍림 대표
  • 뮤지컬배우 & 크로스오버 소프라노 김선형 file

    “힘들고 지친 사람들에게 용기와 사랑을…” 자선공연을 통하여 힘들고 지친사람들에게 용기와 사랑을 전하는 뮤지컬 배우가 있다. 크로스오버 소프라노 김선형 씨다. 독도사랑 콘서트를 시작으로, 세월호 참사 추모음악회, 군부상자 위로음악회, 파리테러희생자 추모음악회, 찾아가는 병원 음악회, 불치...

    뮤지컬배우 & 크로스오버 소프라노 김선형
  • 행복을 주는 공연 연출가, 이인보

    지난 5월 9일 19시 30분에 Université Paris 8 Amphi X에서 -촉각콘서트 "다섯 가지 기억"- 이란 제목의 공연이 있었다.공연은 한국 국악과 프랑스 일렉트로 아쿠스틱 그리고 무대미술이 함께하는 꼴라보 공연으로 한불수교 130주년 정식 라벨 선정 작이다. 이번 주 토요일인 5월 14일에 프랑스 중부의 끌레몽 페렁 ...

    행복을 주는 공연 연출가, 이인보
  • 탈북자의 현실을 유럽에 알리는 프랑스 기자, 브란도 바란제리 [1]

    이탈리아 출신으로 파리에서 프리랜서 기자로 활동하고 있는 브란도 바란제리(Brando Baranzelli)를 만났다. 그는 북한 주민이 목숨을 걸고 어떻게 탈북을 하고 있는지, 세상에 알리기 위해 영상취재를 떠날 준비 중이다. 지난 주부터 이 위험한 여정을 위한 경비 마련을 위해 크라우드 펀딩을 시작했다. 크라우드 펀딩은 ...

    탈북자의 현실을 유럽에 알리는 프랑스 기자, 브란도 바란제리
  • 몸짓으로 표현하는 마임이스트, 김원

    지난 12월에 열린 대금 연주자 이아람 공연 2부에서 즉흥 마임을 하는 김원을 만났다. 파리에서 마임을 본 것이 처음이었고, 한국 사람이라 더 반가웠다. 한국을 대표하는 마임리스트 유진규의 공연을 보기 위해 춘천 마임축제로 달려가던 오래 전 나의 청춘과 겹쳐 떠올랐기 때문이다. 공지천에 물안개가 피어오르며 몽환...

    몸짓으로 표현하는 마임이스트, 김원
  • 정다운합창단 “사랑과 행복을 노래에 싣고…”

    많은 사람이 하나의 목소리로 통합되면서 아름다운 하모니로 사람의 심금을 울리는 장르가 합창이다. 독창이나 중창과는 달리 합창은 각자의 목소리가 절제를 통해 이해와 관용으로 조화를 이루어내는 큰 장점을 가지고 있다. 악기들이 내는 하모니와는 다르게 사람의 목소리만이 내는 울림과 떨림으로 청중의 마음을 하나...

    정다운합창단 “사랑과 행복을 노래에 싣고…”
  • 한불가정교회 개척하는 최현숙 목사

    프랑스 파리에서 북서쪽으로 150km를 달리면 평화로운 농가의 평원이 펼쳐지고 아름다운 보배 마을이 나타난다. 그 마을에는 또 다른 마을 공동체인 예수님의 마을이 있다. 이곳은 처음, 프랑스의 전형적인 19세기 시골 모습 그대로였다. 대지 7000평에 3층 주택, 마굿간, 축사, 닭장, 창고, 방앗간, 다락방 등 허름하기 이...

    한불가정교회 개척하는 최현숙 목사
  • 와인으로 만나는 즐거운 프랑스, 와인 전문가 김성중

    와인으로 만나는 즐거운 프랑스, 와인 전문가 김성중   프랑스를 상징하는 색은 무엇일까? 단연 삼색기(Le drapeau tricolore)의 세 가지색일 것이다. 파랑(자유), 하양(평등), 빨강(박애). 그리고 또 떠오르는 색이 있다면 그것은 신비롭고 기분을 설레게 하는 보라빛과 황금빛, 바로 프랑스 혁명 정신과 함께 프랑스를 상...

    와인으로 만나는 즐거운 프랑스, 와인 전문가 김성중
  • 안제현 대표 / 한국 전통음악과 춤, 노래가 어우러지는‘울림’

    사단법인 울림은 어떤 단체입니까? 프랑스 사단법인 ‘울림(Association Oulime)’은 2014년 프랑스에서 활동하고 있는 예술가들이 모여 창단된 단체로 한국의 전통을 잊지 않고 그 안에 들어 있는 한민족의 다채로움, 더 나아가 우리 문화예술의 선진화와 세계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는 단체입니다. 한국 전통(창...

    안제현 대표 / 한국 전통음악과 춤, 노래가 어우러지는‘울림’
  • 진정한 가스트로노미의 미래를 부탁해, 프랑스 한인 셰프 용석원

      진정한 가스트로노미의 미래를 부탁해, 프랑스 한인 셰프 용석원             주변 몇몇 사람에게서 꼬르동 블루(Le Cordon Bleu)와 패랑디(Ecole Ferrandi) 두 정통 요리학교에서 공부하고 프랑스 음식과 한식 두 분야를 섭렵한 요리사로 용석원 셰프를 소개받았을 때 기자는 이 질문은 꼭 하리라 마음 먹었다. “프랑스의...

    진정한 가스트로노미의 미래를 부탁해, 프랑스 한인 셰프 용석원
  • ‘프랑스의 한국작가들’ 전시 기획자, 마엘 벨렉 세르누치 학예실장 file

    불과 지금으로부터 약 반 세기 전, 배운성 이성자 남관 김환기 이응노 한묵 등 우리나를 대표하는 거장 화가들이 바로 프랑스 땅에서 길을 거닐고 파리의 공기를 마시며 박물관들을 드나들었다. 대한민국 근대미술은 2차 세계대전 이후 급속도로 세계적 예술 흐름을 따라잡게 되었는데, 이는 프랑스에서 예술적 기운과 영감...

    ‘프랑스의 한국작가들’ 전시 기획자, 마엘 벨렉 세르누치 학예실장
  • [인터뷰] 모철민 주프랑스 대한민국 대사

    “한불수교 130주년, 한인사회 도약의 계기로” 1996년 처음 맺은 프랑스와의 인연의 끈을 놓지 않고, 2007년에는 문화원장으로서 한불수교 120주년 행사를 진두지휘했던 모철민 대사는 2015년에는 대한민국 외교의 수장으로 프랑스에 부임해, 한불수교 130주년 행사의 성공적인 개최와 함께 시테국제대학생촌 한국관, 코리아...

    [인터뷰] 모철민 주프랑스 대한민국 대사
  • “천상의 악기 '생황’ 연주자” 김효영 file

    국악이 세계로 뻗어나가고 있는 시점에 김효영씨는 한국인에게 조차 생소한 생황이란 악기로 한국의 전통음악을 알리고 있다. 얼마 전 서울정원에서 열렸던 한가위축제 전야제 행사 때 독특한 모양과 신비로운 음색으로 관객들을 사로잡았던 ‘생황’은 피아노 바이올린 등 서양의 클래식 악기와도 멋진 하모니를 이루어 낸다...

    “천상의 악기 '생황’ 연주자” 김효영
  • 재미화가 유수자 씨, "예술은 흐르는 물과 같이" file

    청명한 색감과 살아있는 듯 생동감 넘치는 붓 터치, 움직이는 입체화 같은 느낌들이 마치 현대적 인상파라는 수식어가 떠오르게 한다. 워싱턴에 거주하는 재미작가 유수자(바르바라 한) 화백이 개인전을 위해 파리를 찾았다. 유 작가는 과거 언론사 사진기자 출신답게 주변의 사물을 재빠르게 캐치하는 능력이 있다. 젊은 ...

    재미화가 유수자 씨, "예술은 흐르는 물과 같이"
  • 손차룡 화백, 옹플뢰르의 백조가 되어 날아 오르다 file

    파리에서 서쪽으로 190Km 떨어진 칼바도스 주의 아름다운 항구도시 옹플뢰르. 지금은 작고 조용한 항구지만 한 때는 프랑스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했던 도시다. 15세기 백년전쟁 때는 요새화된 전쟁의 전초기지로, 그 후엔 신대륙을 찾아나서는 탐험가들의 전진기지였다. 지금은 그 모든 영화를 뒤로 한 채 한가로이 요트...

    손차룡 화백, 옹플뢰르의 백조가 되어 날아 오르다